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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금융 세대교체] '주마가편'위한 새판짜기…CEO가 된 90년 공채입사 주역

23.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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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박경은 기자 = 지난해 변화보다 안정을 선택했던 삼성그룹 금융계열사가 일 년 새 정반대의 결정을 내렸다.

올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보험과 증권 모두 양호한 실적을 내 안주할 법도 했지만, 오히려 수장을 교체하는 초강수를 두며 '주마가편(走馬加鞭)'식 조직 관리에 힘이 싣는 모양새다.

◇ 1년새 달라진 분위기…"더 성장하라"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삼성증권은 1일 오전 각각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를 열고 차기 대표이사 사장을 내정했다.

삼성생명 새 수장에는 홍원학 삼성화재 사장이 내정됐다. 홍 사장의 빈자리는 이문화 삼성생명 부사장이 승진해 채웠다. 그리고 삼성증권은 박종문 삼성생명 사장이 이동해 이끌기로 했다.

당초 금융권에서 삼성 금융계열사 사장단의 변화를 내다본 것은 지난해였다. 당시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취임 이후 첫 사장단 인사라는 점에서 신상필벌의 원칙을 적용한 발탁 인사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전망에 힘이 실리며 변화가 점쳐졌다.

예상과 달리 지난해에는 삼성생명을 비롯해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 사장단의 유임을 결정했다. 변화가 있다면 박종문 삼성생명 금융경쟁력제고TF장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한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는 사뭇 달랐다.

무엇보다 변화를 택하리란 기대와 달리 안정을 선택한 지난해의 반작용으로, 올해는 대대적인 교체가 진행되리란 전망이 많았고 예상대로 생명과 화재, 증권 등 핵심 금융계열사 수장이 전원 교체됐다.

다만 '파격'에 비유되는 교체는 아니었다. 변화를 선택한 가운데 인용술로 안정적인 인사를 이어갔다.

삼성화재를 이끌어오던 홍원학 사장에게 삼성생명을 맡긴 것이나, 삼성생명의 2인자에게 삼성화재를 이끌게 하며 사실상 경영수업 체제를 이어간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종문 사장 역시 금융경쟁력제고TF에서는 물론 삼성생명에서 자산운용 부문을 이끌며 사실상 그룹 내 운용자산 전반을 살펴왔다는 점에서 삼성증권 사장으로 낙점한 데 대한 반작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직 삼성 금융계열사 고위 관계자는 "홍원학, 이문화, 박종문 내정자 모두 언제 삼성생명 CEO를 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후배들"이라며 "다들 추진력이 강한 인물들이다. 올해 실적이 괜찮았던만큼 더 큰 미래 성장성을 확보하라는 인사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 CEO가 된 1990년 공채 입사 주역들

올해 사장단 인사의 교체 주역이 된 홍원학, 이문화, 박종문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는 공교롭게도 모두 1990년에 입사했다.

홍 내정자와 박 내정자는 1990년 삼성생명에, 이 내정자는 삼성화재로 입사했다.

홍 내정자와 박 내정자는 일찌감치 그룹에서 에이스로 정평 났던 인물이다.

홍 내정자의 경우 오랜 시간 삼성생명에서 경력을 쌓았지만 2010년 삼성전자 경영전략팀 상무로 이적해 그룹의 전반을 살펴본 바 있다.

박 내정자 역시 삼성생명에서 오랜 시간 경력을 쌓다가 2012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금융일류화추진팀으로 이동하며 그곳에서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온 금융계열사의 중장기 경쟁력을 고민해왔다. 2017년 다시 삼성생명으로 복귀한 이래 금융경쟁력제고 태스크포스(TF)를 맡으며 사실상 과거의 미래전략실 명맥을 이어간 것도 박 내정자다.

이 내정자의 경우 삼성화재에 시사하는 바가 큰 인사다.

이 내정자는 1990년 삼성화재에 입사한 이래 줄곧 삼성화재에 몸담은 '원 클럽 맨'이다. 경영지원, 계리RM, CPC전략실을 거쳐 전략영업과 일반보험 라인을 모두 이끌어 본 전천후 경험자다.

삼성화재 공채 출신이 삼성화재 사장에 오른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최영무 전 삼성화재 사장 역시 원클럽맨으로 3년간 삼성화재를 이끌다가 이후 삼성글로벌리서치로 자리를 옮겼다.

삼성 금융계열사 관계자는 "이제는 1990년대 이후 입사자들이 그룹을 이끄는 시대가 열렸다"며 "꽤 두터운 후임자들이 차세대 CEO가 되기 위한 훈련을 받고 있다. 이제는 경력도 더 다양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왼쪽부터) 홍원학 삼성생명 사장 내정자, 이문화 삼성화재 사장 내정자, 박종문 삼성증권 사장 내정자

jsjeong@yna.co.kr

ge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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