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이번 주(4일~8일) 달러-원 환율은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이 비둘기파적으로 평가된 것에 힘입어 하락하며 원화의 안도랠리가 나올지 주목된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12~14일)를 열흘가량 앞두고 통화정책 발언이 금지되는 블랙아웃 기간 전 마지막으로 나온 연준 의장의 발언에는 시장을 놀라게 할 만한 새로운 내용이 없었다. 미국채 금리는 급락했고, 뉴욕증시는 강세를 보였으며 달러는 하락하면서 원화와 같은 위험자산이 오를 공산이 커졌다.
지난주 환율은 단기 급락에 따라 1,200원대에 안착하지 못하고 주 후반 1,300원 위쪽으로 올라섰다. 파월의 발언으로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더 앞당겨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환율이 저점을 낮춰가며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파월 발언의 효과가 얼마나 갈지는 미지수다. 주 후반 시장의 주목도가 높은 미국의 11월 비농업부문 고용과 실업률 발표가 나오는 데다 기대 인플레이션 집계가 함께 발표되는 12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도 나올 예정이어서 시장이 관망세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해당지표들은 서울 외환시장의 이번 주 마지막 거래일 이후에 나올 예정이어서 주간 환율 변동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예정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 종료가 반영되면서 원화가 이미 많이 내린 상황이라 1,200원대 안착에는 새로운 촉매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한 주간 달러-원 환율은 전주대비 0.60원 하락한 1,305.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 초반에는 큰 폭으로 밀리면서 1,280원대까지 내려섰으나 주 후반 낙폭 과대 인식과 역외 매수 속에 오름세를 보이면서 하락분을 모두 되돌렸다.
월말임에도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많지 않았던 터라 환율 고점 인식이 커진다면 추격 네고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파월 발언에 달러화 롱심리가 꺾이는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겠지만, 1,270~1,280원대에서는 역내 결제수요로 인해 하단이 지지될 것으로 보인다. 1,300~1,270원 사이에서 등락할 전망이다.
◇ 월러가 시작하고 파월이 마무리
지난주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의 발언에서 시작해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마무리됐다.
매파로 평가되는 월러 이사는 현재 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을 목표치로 되돌릴 수 있는 수준이라고 언급해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를 기정사실화했다.
파월 의장이 시장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을 발언을 할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됐으나 새롭다고 할 만한 언급이 나오지 않으면서 사실상 비둘기파적인 발언이라는 평가에 힘이 실렸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 시점을 예측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면서 "만약 통화정책을 더욱 긴축적으로 바꾸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한다면 그렇게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내년 5월께 다소 이른 금리 인하를 바라보는 금융시장에 일침을 가하려는 것이었지만 시장은 파월의 다른 발언에 주목했다.
파월 의장은 최근 몇 달 새 물가지표 둔화에 대해서 "반가운 일"이라면서 긴축 효과가 아직 다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목표치를 크게 웃돌고 있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같은 발언에 시장은 환호했다.
2년물 미국채 금리는 4.5466%로 15.84bp 내리며 지난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고, 10년물 국채금리는 13.28bp 내린 4.2003%로 9월 중순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내년 5번 금리 인하를 점쳤으며, 3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 확률은 63.4%로 평가됐다. 일주일 전만 해도 21.0%에 불과했었다.
첫번째 금리 인하 시기는 5월에서 3월로, 금리 인상 횟수는 4번에서 5번으로 늘어난 것이다.
파월 발언 이후 엔화 움직임도 주목할 만하다.
달러-엔 환율은 전일대비 1.391엔 하락한 146.859엔으로 1% 가까이 떨어졌다.
엔화와 BOJ 통화정책 기대 등으로 강세를 보인다면 원화에도 상승 동력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행(BOJ) 통화정책회의가 오는 18~19일 열릴 예정인 가운데 5일 일본 도쿄지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될 예정이다.
전국 물가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도쿄 CPI 수치가 높게 나온다면 엔화가 더 강세를 보일 여력이 있다. 지난 10월에는 근원 CPI가 전년대비 2.7% 올랐다.
다만 지난주에는 유로존 물가 상승률 둔화로 유로-달러가 다소 큰 폭으로 떨어졌다는 점도 유의할 만하다. 달러화의 낙폭을 줄일 수 있는 요인이다.
위안화는 큰 폭의 강세를 보인 후에 지난 주에는 숨 고르기 장세를 연출했다. 역외 달러-위안은 7.1위안 초중반 수준에서 좁은 범위에서 움직였다.
이번 주 중국의 수출입 지표에 따른 위안화 움직임도 달러-원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국내외 주목할 이벤트는
기획재정부는 오는 5일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한다. 지난 10월 물가는 3.8%로 석 달 연속 상승했다.
한국은행은 11월말 외환보유액과 3/4분기 국민소득 잠정치를 공개할 예정이다.
같은 날 대외적으로는 중국의 11월 차이신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발표된다. 일본이 11월 도쿄지역 CPI를 발표한다.
호주중앙은행(RBA)의 통화정책 회의도 예정돼 있다. RBA는 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지난달 기준금리 4.35%로 25bp 올렸고, 이번 회의에서는 금리 동결이 예상된다.
7일에는 중국의 11월 무역수지가 공개된다.
미국의 주간 신규실업보험 청구자수도 나온다.
9일에는 한국은행이 10월 국제수지(잠정)를 발표할 예정이다. 독일의 11월 CPI도 오후 4시 공개된다.
같은 날 오후 10시 30분에는 이번 주에 가장 중요한 대외지표인 미국의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과 실업률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의 11월 비농업 고용은 19만명 늘어나고, 실업률은 3.9%를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10월 미국의 비농업 고용은 15만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 17만명을 하회했으며, 전월치 29만7천명 증가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9일 새벽 0시에는 미국의 12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가 발표된다.
연합인포맥스
smjeong@yna.co.kr
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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