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초자산인 중국 주식이 반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홍콩H지수는 정보기술(IT)과 금융 섹터의 비중이 6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두 섹터가 얼마나 반등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에서 판매한 홍콩H지수 ELS 중 내년 상반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규모는 8조4천억원이다. 이중에서 손실 구간에 진입한 물량은 5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ELS란 주가나 주가지수와 연계된 파생상품이다. 최근 문제가 된 ELS와 연계된 홍콩H지수는 홍콩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중국 기업 50개를 묶은 지수다.
해당 지수가 특정 구간 아래로 떨어지면 원금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로, 홍콩H지수는 지난 2021년 상반기에 12,000선을 기록한 뒤 꾸준히 내리막을 걸으며 6,000선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
홍콩H지수를 구성하는 섹터 중에서 가장 비중이 큰 것은 정보기술(IT)이다. 홍콩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으로 36.74%에 달한다. 그 다음은 금융으로 24.66%를 차지했다. 이후 임의 소비재(14.17%), 에너지(7.41%), 통신(5.81%) 등의 비중이 컸다.
홍콩H지수 종목 중 시가총액 1위, 2위를 차지하는 기업은 게임·플랫폼 기업 텐센트와 전자상거래·플랫폼 기업 알리바바다. 전자상거래업계 2위인 징둥닷컴도 홍콩H지수 내 주요 종목이다.
세 회사는 플랫폼 역량과 자금력으로 문어발식 확장을 이어가며 성장했으나, 중국 정부의 규제 철퇴를 맞으며 외국인 투자자의 외면을 받았다. 텐센트의 경우 주가가 2021년 2월 775홍콩달러선에서 현재 319홍콩달러 수준으로 내려왔다.
다만 앞으로는 중국 플랫폼 기업의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 3분기 실적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나왔기 때문이다. 텐센트의 경우 매출총이익률로 49.5%를 기록했는데, 이는 2018년 2분기 이래 최고치다. 매출이 10.4% 늘었는데, 광고 사업 매출이 20%나 증가했다. 징둥그룹도 시장 컨센서스를 웃도는 매출과 역대 최대 규모의 순이익을 냈다.
텐센트의 경우 광고 및 온라인스트리밍 서비스가 3분기 실적에 녹아들었고, 징동그룹의 경우 소비 회복에 따른 매출 증가 기대감이 실적에 반영됐다. 또한 플랫폼 업계에 대한 규제 작업도 거의 끝난 상황이기에 업계가 다시 강하게 성장한다는 기대감이 나오는 분위기다.
다만 음식배달플랫폼 1위인 메이투안은 부정적인 4분기 실적 전망으로 주가 하방 압력을 받았다. 지난해 하반기에 코로나 제로 정책으로 장거리 배달이 크게 늘었는데, 올해 하반기에는 동네 상점들이 영업을 재개하면서 배달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홍콩H지수에서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금융 섹터도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
중국인허증권은 중국에서 자금 수요가 늘면서 은행업계에 대한 실적 기대감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정부는 경제 성장을 지원할 목적으로 은행업계의 예대 금리를 모두 인하하는 등 은행 대출을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펴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가 부동산 시장 부양책을 시행하면서 주택 구매 수요가 늘어나면 가계 대출도 늘어나게 된다.
또한 중국인허증권은 "민간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은 계속해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정책적 영향으로 신용대출은 늘어날 여력이 비교적 크고, 구조적인 통화정책도 이어지면서 민간 기업의 자금 조달 수요를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부진한 중국 경제 전반도 내년에는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궈하이증권은 거시경제가 회복해나가면서 가계 소득과 소비가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부동산 투자도 안정되고, 고정자산투자가 바닥을 친 이후 반등한다는 전망이다. 궈하이증권은 "중·미 관계도 바닥을 친 뒤 안정화되고, 미국이 금리를 더 올릴 여력은 제한적이라 중국의 내년 무역이 안정적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선 성연주 신영증권 연구원이 홍콩H지수 반등을 위한 세 가지 조건으로 중국 경기의 반등과 미국 금리 인하로 인한 HIBOR(홍콩 은행간금리) 하락, 미중 관계 개선 기대감을 꼽았다.
성 연구원은 "지난달 중국 PMI지수가 50을 하회한 상황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하나 오는 12월 중순 경제공작회의에서 재정정책 강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성 연구원은 "미국 기준금리는 2024년 하반기에 인하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재정정책으로 인한 중국 경기 반등과 미 금리 인하가 실현된다면 홍콩H지수가 상승 압력을 받게 된다는 의견이다.
다만 성 연구원은 "오는 1월 13일에 대만 선거가 있어 미·중간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며 "1월까지는 홍콩H지수 변동성 장세가 예상된다"고 봤다.
ytseo@yna.co.kr
서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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