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지난 10월 말, 호주 시드니에서 한국을 대상으로 한 행사들이 열렸다. 한국·호주 경제협력위원회가 개최하는 '한-호주 핵심광물 및 신에너지 포럼'과 국제 광업 및 자원 컨퍼런스(IMARC)가 한국 기업을 위해 개최한 '핵심 광물세미나'가 바로 그것이다. 먼 곳에서 열린 행사였지만 양국 정부 관계자와 출장 온 한국 기업인들로 행사장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예전부터 한국과 호주는 전통적인 에너지 산업으로 긴밀히 연결돼 있다. 지난해 한국이 호주로부터 가장 많이 수입한 상위 3개 품목이 석탄, 천연가스, 철광석이다. 에너지가 풍부한 호주는 에너지가 부족한 한국에 반드시 필요한 국가다.
최근 몇 년간 재생에너지가 주목받고, 전기차 시장과 2차전지 산업이 활성화되면서 양국 관계는 제2의 중흥기를 맞이했다. 한국 기업이 재생에너지 및 2차전지 소재 사업까지 진출하면서 호주 내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 핵심 광물(리튬, 니켈, 흑연 등)을 가진 광산에 대한 투자가 이어졌다. 또한 호주와 중국 간 무역 분쟁은 호주가 국가간 협력 파트너로서 한국에 눈을 돌리는 계기가 됐다.
이제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수소로 대변되는 '에너지 전환(Energy Transition) 시대'가 온 것이다. 화력 발전에서 신재생 발전으로, 전통적 제철에서 수소환원 제철로,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기차와 수소차로, 여기에 2차전지를 비롯해 리사이클링, 에너지 저장, 운송 수단으로서 수소·암모니아 산업까지 변화는 바로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다. 동시에 한국을 대표하던 철강, 화력발전, 내연기관 자동차, 화학 등 전통산업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호주는 에너지 전환의 시대에도 매력적인 파트너다. 드넓은 국토와 풍부한 재생에너지 자원은 조만간 국내 도입이 필요한 그린수소·암모니아의 생산기지로 적합하다. 그린수소 이전에 블루수소 생산을 위한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에 대한 투자도 활성화되고 있다.
다만 국제 정세의 변화는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 미중 갈등과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은 대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호주와 대중국 수입 비중이 높은 한국에 고민거리다. 이로 인해 한국과 호주는 관계가 긴밀해질 수밖에 없다. 비단, 호주뿐만 아니라 북미, 중동, 동남아시아에서까지 유사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에너지 전환의 시대를 맞이해 국내 기업은 에너지 산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해야 할 필요가 있다. 과거 한국은 에너지 산업의 해외 투자와 관련해 신중하지 못했다. 또 정치적 목적의 개입으로 큰 실패를 경험했다. 이는 에너지 산업 전반에 걸쳐 해외 투자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앞으로는 달라져야 한다.
첫째, 각 기업은 에너지 전환 전반을 이해하고 진입 전략을 수립해 에너지 전환이 어떤 방향으로 이뤄지고 발전할지 확신을 가져야 한다. 다시 말해, 에너지 전환의 어떤 분야에 진출해 미래 먹거리로 삼을지 주도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둘째, 과거처럼 국내서 소비되는 에너지 대부분이 해외에서 수입됨에 따라 에너지 전환에서도 해외 투자가 필수적이다. 어떤 국가를 중점적인 진출 대상으로 삼을지 결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해당 국가의 투자 및 사업 운영과 관련한 심도 있는 스터디가 선행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산업과 국가를 결정했다면 이를 기초로 프로젝트를 발굴해야 한다. 해외에 진출한 각 기업의 지사를 통해 발굴하거나, 현지 유망한 파트너와 협업을 생각해볼 수 있다. 또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한 다양한 자문사의 도움을 얻는 것도 가능하다. 발굴한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기술, 법률, 세무·회계, 재무, 시장 등 분야별로 신중하게 검토하고 내부 절차의 승인과정을 거쳐 최종적인 투자 의사를 내려야 한다.
한국은 과거 석유화학, 반도체, 자동차 등 전통적 산업의 강자였다. 이런 한국이 재생에너지, 수소?암모니아, 전기차·수소차 등으로 대변되는 에너지 전환 시대에서도 새로운 강자로 거듭나길 기대한다.(한정탁 삼일PwC 딜 부문 파트너)
jwchoi2@yna.co.kr
최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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