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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점심은 없다'…IRA가 촉발한 韓-美 기업 갈등

23.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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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국내 기업들이 각종 세제 혜택 및 수익원 확대 기회로 여겼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오히려 최근에는 역풍으로 작용하고 있다.

투자에 따른 세제 혜택 및 안정적인 고객사 확보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기업 간 '갑을관계'가 생기면서 오히려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하거나 기대 수익이 줄어들기도 하는 상황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독일 폭스바겐의 미국 테네시주 채터누가 법인은 최근 테네시주 동부지방법원에 SK온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폭스바겐과 SK온의 갈등은 IRA의 '핵심광물 원산지' 정보에서 비롯됐다. 완성차 업체는 정부로부터 보조금 혜택을 최대로 받아 소비자들의 구매 가격을 최대한 낮추고 판매량을 늘리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배터리를 비롯한 부품 업체들이 핵심 광물 및 자유무역협정(FTA) 인증 정보를 적극적으로 제공하는 등의 협조가 필요하다.

SK온 측은 이미 지난 4월에 유효 기간을 2023년 12월 말까지로 정한 인증서를 제공한 바 있다. 하지만, 양사의 계약 내용이 갱신되면서 '인증서 형태로 제공'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는 게 폭스바겐 측의 주장이다.

결국 이런 갈등이 법정까지 가게 됐고, SK온 입장에서는 법무 비용 등 시간 및 금전적 위험을 안게 됐다.

이런 한미 기업 간의 IRA 갈등은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 사이에서도 불거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얼티엄셀즈'라는 합작 법인을 세우고 오하이오와 테네시, 미시간 등에서 공장을 짓고 있거나 가동 중이다.

문제는 GM이 최근 LG에너지솔루션에 합작 법인을 통해 받은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보조금의 최대 85%를 배당해달라고 요구하면서 점화됐다.

양사는 각각 지분 50%씩을 갖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AMPC 보조금의 50% 정도만 주는 것이 합리적이다.

GM 측은 배당 확대 대신에 합작 공장 이익률을 일정 비율 이상 보장해주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업들은 그간 대미 로비 자금을 늘리고, 현지 대관 인력을 충원하는 등의 방식으로 미국 정부의 정책자금 지원을 최대한 확대하고 현지 법인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했다.

SK그룹의 경우 SK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에 글로벌대외협력(GPA) 조직을 신설한 바 있으며, LG그룹도 워싱턴에 대관 조직을 신설하는 것은 물론, LG에너지솔루션 전담 대관 인력도 확충해왔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IRA 보조금 혜택을 완성차 업체가 최대한 받기 위해 일종의 '기 싸움'이 벌어지는 상황이다"며 "역학관계가 있다 보니 대응이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klkim@yna.co.kr

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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