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진출이 활발한 가운데 현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은행과 비은행이 협력해 현지 대형 금융회사의 지분을 공동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다만 지분인수 방식의 해외진출은 출구전략 리스크, 투자부실화 리스크, 규제 리스크 등이 상존하기 때문에 현지 금융당국과의 협력 강화 등을 통한 국내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0일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진출 문제점과 개선방안'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금융회사는 저금리 및 저성장기조의 영향으로 국내시장 위주의 영업전략에서 탈피해 수익원을 다변화하는 차원에서 해외진출을 확대했다"고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333개를 기록했던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점포는 2015년 390개, 2022년 488개로 늘어났다.
은행의 해외점포가 보유한 자산은 2017년 1천억 달러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었으나 2022년에는 2천억 달러를 넘는 수준으로 확대됐다.
이는 2020~2022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이 겹쳤음에도 불구하고 자산 규모가 불과 6년 만에 94.1% 증가한 셈이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점포는 자산 규모가 확대됐으나 수익성 측면에서는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박 선임연구위원은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진출과 관련해 지적되는 문제점으로 '강한 동일지역·동일고객·동일업무의 성향, 은행과 비은행간 불균형적 해외진출의 지속, 현지 네트워크 부족으로 인한 현지 경쟁력 확보 부족' 등 3가지를 지적했다.
그는 "국내 금융회사는 현지에서 고객확보를 위해 현지 금융회사나 외국 금융회사와 경쟁하기 보다는 다른 국내 금융회사와 경쟁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과거에 비해 비은행의 해외진출이 많이 늘어나기는 했으나 여전히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하다"고 꼬집었다.
또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금융회사는 현지 네트워크가 부족하고 대형화 및 현지화가 미흡해 현지에서의 경쟁력 및 영향력 확보가 여의치 않다"며 "은행은 해외점포의 양적 확대에도 불구하고 상당부분을 지점의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국내 금융회사간 출혈경쟁을 완화하고 비은행의 해외진출을 촉진하며 현지시장에서의 경쟁력과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편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현행과 같이 특정 금융회사가 독자적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방식보다는 은행, 비은행, 정책금융기관 등이 협력해 전략적 투자자로서 시장지배력이 있는 현지 대형 금융회사의 지분을 공동으로 인수하는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수금융 노하우가 있는 국내 증권사가 현지 대형 금융회사의 지분인수를 목적으로 하는 펀드를 설립해 GP(General Partner)의 역할을 수행하고 복수의 국내 은행과 비은행이 LP(Limited Partner)로서 해당 펀드에 공동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은행의 경우 현지 대형은행의 지분인수를 통한 해외진출은 현지 경쟁력 강화의 기회가 될 수 있고 비이자이익 창출의 기회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비이자이익 비중의 확대는 은행이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은행이 현지 대형은행의 지분을 인수하면 배당수익을 확보할 수 있어 비이자이익이 증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분투자 방식의 해외진출은 출구전략 시행이 어려울 수 있는 만큼, 현지 금융당국과의 협력 강화를 통한 국내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sgyoon@yna.co.kr
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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