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이석훈 연구원 = 미국 경제의 소프트랜딩(연착륙)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기준금리 결정에 참여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의 매파 성향도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연합인포맥스가 지난 11월 1일 FOMC 이후 나온 위원들의 발언을 분석해본 결과 조사 대상 약 20건의 발언에서 가장 높은 매파지수 4가 나온 발언은 모두 15건이었다.
매파지수가 0으로 나온 것은 3건이었고, 나머지 2건에서 매파지수는 3으로 평가됐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종료가 기정사실화 했지만 미국 경제가 여전히 침체 조짐을 보이지 않는 데다 향후 인플레이션과 경제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강조한 것이 매파지수를 높게 만든 것으로 평가된다.
매파지수는 챗GPT-4가 만든 알고리즘으로 FOMC 위원들의 감성지수를 계산하거나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단어의 빈도를 계산함으로써 그들이 얼마나 매파적(-4~+4 범위)인지 평가한 것이다. 여기에 베이더(vader) 기반 분석용 코드로 알고리즘을 보완했다. 금리 인상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경제펀더멘털을 강조하고, 인플레이션의 문제점보다는 미국 경제의 긍정적인 요소들로 채우는 것을 매파적이라고 봤다.
다만 알고리즘을 보완했음에도 시장에서 해석하는 것과 실제 발언을 통해 느껴지는 매파적 수위는 달라질 수 있다. 또한 각각의 발언만 분석 대상으로 삼고 있어 위원 한명의 전반적인 성향을 평가하기는 어렵다.
올해 마지막 연준의 FOMC 정례회의는 미국 시간으로 12~13일 이틀간 예정돼 있으며, 한국시간으로 14일 새벽에 회의 결과가 발표된다.
◇ 매파 태도 유지한 보우먼과 데일리…굴스비는 비둘기
미셸 보우먼 연준 이사와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 둔화에도 매파적 기조가 흔들리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보우먼 연준 이사는 지난달 28일 발언에서 최근 인플레이션 진전이 고르지 않다며 제약적인 정책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연방기금 금리를 더 인상하는 것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한 결정을 지지했다"면서도 "그러나 기본적으로 적시에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낮추기 위한 충분히 제약적인 정책을 유지하려면 연방기금(FF) 금리를 더 인상해야 한다고 계속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데일리 총재는 현재 시점에서 금리 인하를 전혀 생각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그는 "현재 우리의 시스템에 충분한 긴축이 있는지와 정책이 물가 안정을 되돌릴 만큼 충분히 제약적인지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비둘기로 평가되는 굴스비 총재는 지난 14일 발언의 매파지수가 '0'으로 중립적인 수준으로 평가됐다.
그는 디트로이트 이코노믹 클럽에 참석해 올해는 100년 만에 가장 큰 인플레이션 하락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인플레이션 둔화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굴스비 총재는 10월 CPI에 대해 "꽤 좋아 보인다"면서도 "2%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 목표에 도달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또한 인플레이션 추가 진전의 열쇠는 주택시장이라고 덧붙였다.
리사 쿡 연준 이사의 지난달 8일 발언의 매파지수가 '0'으로 평가된 것은 당시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일어나면서 '지정학적 긴장'으로 미국 경제 전망이 바뀔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시장 분위기 확 바꾼 매파 월러 이사의 변심
지난 11월 초 FOMC 이후 나온 위원들의 발언 중에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강성 매파로 통했던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의 발언이다.
그는 지난 10월 '무언가는 달라져야(혹은 포기해야) 한다'(Something's Got to Give)고 했던 월러 이사는 한 달 하고도 열흘 만에 '무언가 달라지고 있는 것 같다'(Something Appears to Be Giving)'면서 경제의 속도가 둔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월러 이사는 지난달 28일 발언에서 "지난 몇 주 사이 무언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에 고무됐다. 그것은 바로 경제의 속도"라면서 "10월 나온 지표는 경제 활동의 둔화를 시사했으며 4분기 전망치는 낮은 인플레이션 진전을 더 지속할 수 있게 완화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9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여름에 저점을 기록한 이후 올랐지만,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를 보면 점진적이지만 10월에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현재 정책이 경제를 둔화시키고 인플레이션을 2%로 돌려놓기에 딱 좋은 위치에 있다고 점점 자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월러 이사는 지난 10월 18일에는 "최대 고용이나 물가 안정 측면에서 압도적으로 긍정적"이라면서 "사실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좋다. 뭔가를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성장률이 완만해져 2% 물가 목표를 향한 지속적인 진전을 지원하는 여건을 촉진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이런 진전이 저해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월러 이사는 다만 향후 경제활동의 속도를 둘러싸고 엄청난 불확실성이 있다면 앞으로 2개월 사이 나오는 지표들이 그 질문에 답을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mjeong@yna.co.kr
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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