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STO 오해와 진실] '장외시장이 핵심'…증권사·조각투자사업자 셈법은

23.12.11.
읽는시간 0

(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박경은 기자 = 내년부터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토큰증권 시장을 두고 사업자들이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초기 토큰증권 시장은 장내보다 장외에서 주로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자본시장법 개정안 등이 뒷받침돼야 본격적으로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어 관련 법안 통과만 바라보는 분위기다.

◇토큰증권 선점 노린 증권사들…"장외시장 중심으로 거래될 것"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각 증권사는 컨소시엄을 구축해 토큰증권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토큰증권 진출을 일찍이 공언했던 KB증권이나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은 지난 9월 공동 컨소시엄을 꾸리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미래에셋증권도 하나금융그룹과 '넥스트 파이낸스 이니셔티브(NFI)'라는 컨소시엄을, 삼성증권과 SK증권 그리고 우리은행은 상호협력 협의체인 '파이낸스 3.0 파트너스(F3P)'를 각각 구축했다.

이들 증권사가 컨소시엄을 구축하는 이유는 장외 시장 선점에 있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비금전신탁 수익증권, 투자계약증권 등이 거래될 수 있는 장내 시장을 개설하고자 금융위원회에 혁신금융서비스(규제 샌드박스) 지정을 신청했다.

한국거래소가 운영할 장내 시장에서 토큰증권도 거래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초기에는 조각투자사업자의 투자계약증권 등이 주로 거래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기술 지원 등의 한계로 토큰증권의 주 무대는 장외 시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위 역시 지난 2월 발표한 '토큰 증권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을 통해 수익증권이 거래될 장외거래중개업을 신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정 규모 이상의 자기자본 등 조건에 부합한 곳에 한해 허용될 예정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블록체인 기술 표준을 구현해야 하나의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다"며 "장외 시장에서 거래될 블록체인 하나하나마다 기술 지원이 이루어져야 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장내 시장은 속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초기에는 제한적인 수의 거래만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발행·유통 겸업 금지…"우량 자산 소싱 한계 따를 수도"

문제는 발행 및 유통의 엄격한 분리로 우량 자산을 발행하는 데 한계가 따를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금융당국은 사업자의 발행과 유통 겸업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발행자가 발행한 토큰만 유통하는 등 이해 상충의 여지가 있다는 게 그 이유다.

토큰증권 발행 업무로는 신탁, 증권 발행, 인수 주선 등이 꼽히고 있다. 여기서 직접 발행이 아닌 발행 조력을 담당하는 인수 주선까지 발행 업무에 포함할 경우, 투자 매력이 크지 않은 자산들만 발행될 수 있다고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위의 증권사 관계자는 "좋은 상품들은 대부분 기관에 있는데, 기관에서 어느 정도 인수를 할 수 있어야 시장이 형성된다"며 "인수라는 게 사실 밸류에이션 리스크를 짊어진다는 의미기도 하다. 그만큼 아무 상품이나 인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제약 조건에 완벽히 부합하는 자산의 경우 오히려 투자 매력이 떨어지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부연했다.

◇조건 맞아야 거래 이루어지는 상대매매…유통 시장 매력은 '글쎄'

상대매매 거래 역시 문제 중 하나로 지적됐다.

상대매매란 매수 및 매도 호가가 일치할 때 거래가 이루어지는 매매 방식이다. 이와 달리 현재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방식은 경쟁매매로, 매입 및 매도 희망가를 제시해 이 중 가장 유리한 가격에 거래되는 방식을 말한다.

당국의 토큰증권 정비방안에 따르면, 토큰증권 거래는 다자간 상대매매 방식으로 이루어지게 돼 있다. 경쟁매매보다 좀 더 까다로워 당장 유통시장이 활성화되진 않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업계가 발행시장 중심으로 활로를 모색하는 이유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다자간 상대매매 유통 시장에서 수익을 낼 수 있을지 솔직히 의문"이라면서 "조각투자 자체도 거래량이 적은 편이라, 사업자 입장에서는 유통 시장이 매력적이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개정안 통과가 중요"…노심초사하는 업계

현재 업계는 법률 개정안을 주시하고 있다.

토큰증권 시장이 개화하기 위해서는 비정형적 증권의 유통 근거가 담긴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토큰증권 권리를 인정한다는 내용의 전자증권법 개정안이 각각 통과돼야 한다. 지난 7월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이 이에 해당한다.

개정안이 통과되기 전 당국에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나, 전 사업자의 서비스가 통과되긴 현실적으로 어려워 개정안 통과가 중요하다고 업계는 입을 모았다.

금융투자업계 다른 관계자는 "개정안이 끝이 아니다. 시행령 마련에 소요되는 시간 등을 고려하면 실제 법이 시행되는 시기가 내후년이 될 수도 있다"며 "적자를 감수하는 곳들이 있을 정도다. 개정안이 실제 지연된다면 그 과정에서 사업을 접는 이들도 생기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의도 전경가

[촬영 류효림]

joongjp@yna.co.kr

gepark@yna.co.kr

정필중

정필중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