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사 선정 완료, 지역별 고른 구성…국내사 보조 주관사 낙점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한국물(Korean Paper) 대표 발행사로 꼽히는 한국수출입은행이 2024년 외화채 발행을 위한 주관사단 선정을 마치고 본격적인 준비에 나섰다.
여섯 곳의 외국계 하우스가 맨데이트를 받은 가운데 국내 증권사로는 한국투자증권이 보조 주관사 격인 조인트 리드 매니저(joint lead managers)로 이름을 올렸다.
◇수출입은행, 조달 시동…토종 IB 육성 꾸준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수출입은행은 내달 북빌딩(수요예측) 예정인 달러채 발행 주관사단으로 호주뉴질랜드은행(ANZ)과 BNP파리바, HSBC, JP모건, MUFG 증권, 스탠다드차타드를 선정했다. 호주계와 유럽계, 미국계, 일본계 등이 고르게 맨데이트를 받은 모습이다.
토종 IB 육성의 기회는 한국투자증권에 돌아갔다. 한국투자증권은 조인트 리드 매니저로 참여할 예정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은 2021년부터 달러채 발행 시 국내 증권사에 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의 전유물로 꼽히는 한국물 시장 특성상 후발주자인 국내사의 한계가 명확했기 때문이다. 국내 증권사는 트랙 레코드 부족 등으로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 제안요청서(RFP)조차 받기 어려웠다. 이에 한국수출입은행은 이들에게 별도의 경쟁 기회를 부여하는 등의 방식으로 토종 IB 육성에 나섰다.
한국수출입은행의 움직임에 국내 증권사도 화답했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이 한국수출입은행 외화채를 주관하면서 이력을 쌓았다.
올해부턴 국내 증권사가 북러너(book runner)와 조인트 리드 매니저 중 역할을 택해 지원하도록 했다. 이에 한화투자증권과 KDB산업은행 등이 조인트 리드 매니저의 기회를 얻었다.
한국수출입은행을 시작으로 국내 증권사 참여 기회가 확대되면서 이들의 해외 영토 확장에도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한동안 한국가스공사가 토종 IB 육성에 동참한 데 이어 올해에는 한국주택금융공사 등이 글로벌본드(144A/RegS) 발행에서 국내 증권사를 선임했다. 뒤이어 최근 해양진흥공사가 내년 발행물의 코 매니저(co-manager)로 KB증권을 낙점했다.
◇접전 끝에 승기 잡은 한국證…삼성·NH는 존재감 주춤
한국수출입은행을 둘러싼 국내 증권사의 경쟁은 치열했다.
이번 선정에는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KDB산업은행 등 6곳의 하우스가 RFP를 받고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후 KDB산업은행이 프레젠테이션에 나서지 않으면서 국내 증권사 간 5파전이 벌어졌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한국수출입은행의 홍콩 방문 당시 해외 투자자와의 만남을 주선할 정도로 RFP 발송 이전부터 적극적인 영업을 이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홍콩 IB 조직 내 다수의 인력을 갖춘 점도 경쟁력을 높였다. 지난달 한국수출입은행이 포모사본드 조달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을 포착해 대만계 기관과의 접점을 쌓도록 뒷받침한 것 또한 홍콩 현지 인력 덕분이었다. 대만 출신의 신디케이트 인력을 통해 글로벌 역량을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최근에는 홍콩 DCM 인력 영입 등으로 해외 IB 확장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외국계 하우스에서 DCM 뱅커로 활약했던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영토 확장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한편 과거 한국물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냈던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의 존재감은 희미해졌다.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당시 우리투자증권)은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증권사의 불모지로 꼽히던 한국물 시장에서 유일하게 이름을 드러내던 하우스였다.
하지만 두 곳 모두 올해 공모 한국물 리그테이블에서 자취를 감춘 것은 물론 이번 한국수출입은행 RFP조차 받지 못했다. 해외 DCM 시장으로의 확장에는 다소 소극적으로 접근하는 모습이다.
phl@yna.co.kr
피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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