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GAC34QPXO60]
※ 이 내용은 12월 11일(월) 오후 4시 연합뉴스경제TV의 '경제ON'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콘텐츠입니다.
(출연 : 유수진 연합인포맥스 기자, 진행 : 이민재)
출처 : 연합인포맥스(https://news.einfomax.co.kr)
[이민재 앵커]
삼성, SK, LG그룹의 '2024년 사장단 및 임원 인사'가 지난주로 모두 마무리됐습니다. 4대 그룹 중에선 현대자동차그룹만 남은 상태인데요.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전체적으로 예년 대비 승진 규모가 줄어든 모습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다수의 부회장, 사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젊은 리더들이 새로 등장하는 등 '안정 속 혁신'을 추구하고, '세대교체'를 가속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번에 LG그룹에서는 '44년 LG맨'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용퇴했습니다. 인사 발표 전 보유 중이던 LG에너지솔루션 주식도 전량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를 두고 뒷말이 나옵니다. 기업금융부 유수진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유수진 기자]
이번 LG그룹 인사의 특징 중 하나는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물러난 것입니다. 인사 발표 당일이 돼서야 해당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는 등 예상치 못한 인사라는 얘기도 많았는데요.
권 부회장은 1979년 LG전자에 입사한 뒤 44년 동안 LG그룹에 몸담아온, 그야말로 상징적인 인물입니다. LG디스플레이, 유플러스, ㈜LG 등 그룹 내 주요 계열사 CEO를 두루 거치며 LG그룹이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그룹에 남아 있는 부회장 중 구본무 선대 회장이 임명한 '마지막' 사람이기도 했어요. 이번에 후배에게 자리를 넘겨주고 그룹을 떠나게 됐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막판에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팔았다는 것 같던데요.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맞습니다. 지금 화면에 나오고 있는 게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달 24일 공시한 '임원·주요주주 특정증권 등 소유상황보고서'입니다. 보고인이 권영수 부회장인 것으로 보아 권 부회장이 보유 중인 LG에너지솔루션 주식 수에 변동이 생겼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빨간색 네모로 표시된 부분을 보시면 권 부회장이 지난달 21일 보유 중이던 LG에너지솔루션 주식 전량, 즉 2천주를 장내 매도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어요.
이날은 LG에너지솔루션이 이사회를 열고 정식으로 '2024년 임원 인사' 내용을 발표(22일)하기 하루 전이었습니다. 이 인사에서 공식적으로 권 부회장의 용퇴 사실이 대내외에 공개됐는데요. 그보다 하루 앞서 주식을 팔았다는 얘기에요. 통상 퇴임 임원들은 공식 발표보다 며칠 일찍 인사 내용을 알게 되니 권 부회장이 용퇴가 확정된 뒤 주식을 매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매도 사실이 공시를 통해 외부에 알려진 건 사흘 뒤인 24일이었고요. 날짜로 전후 관계를 따져봤을 때 권 부회장이 다소 급하게 주식을 판 것 아니냐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인사 발표를 하기도 전에, 심지어 손해를 보면서 주식을 팔았거든요.
[앵커]
손해를 봤다고요? 얼마에 사서 얼마에 팔았길래 그럴까요. 최근 이차전지 주가가 많이 내려갔다던데요.
[기자]
네 맞습니다. 공시를 보면 주당 43만1천500원에 2천주를 팔았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곱해보면 이번에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팔아 8억6천300만원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권 부회장은 LG에너지솔루션 CEO를 지내는 동안 두 차례에 걸쳐 주식을 사들였습니다. 빨간색으로 표시된 네모를 봐주시면 되는데요. 작년 4월 주당 42만원에 1천주, 그리고 올 3월 추가로 1천주에요. 1년 새 주가가 많이 올라서 올 3월에는 주당 57만2천800원을 줬습니다.
매입 금액을 계산해보면 총 9억9천280만원으로 산출됩니다. 이번에 급하게 주식을 처분하면서 1억2천980만원, 즉 1억3천만원 가까이 손해를 봤다는 계산이 나오죠. 약 13% 가량 손실을 본 것으로 확인됩니다.
[앵커]
그렇군요. 1억3천만원을 '손절'했다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권 부회장은 주식을 왜 팔았을까요.
[기자]
권 부회장이 직접 관련 언급을 하진 않아 정확한 내용을 알 순 없습니다. 또한 사실 주식거래 자체가 개인의 선택이자 자유 의지에 따른 것이잖아요. 그러니 어떤 이유가 됐든 권 부회장의 선택은 존중받아야 하는 게 맞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당연히 주식을 판 데는 개인적인 사정이라든가, 상황이 작용했을 것 같고요.
다만 권 부회장이 그간 보여 온 행보와 역할, 업계 내 위상 등을 고려할 때 여러 가지 추정은 나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갑자기 판 게 다소 의외라는 얘기도 심심찮게 들려요.
우선 CEO 자리에서 내려가니 더는 회사 주식을 보유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습니다. 더 이상 책임경영을 해야 하는 필요성이 없기 때문이죠.
사실 권 부회장이 회사 주식을 사들인 건 책임경영 측면이 강했어요. 재계에선 기업 오너나 최고경영자가 책임경영 측면에서 회사 주식을 매입하는 게 흔하잖아요. 이들이 주식을 산다는 건 기업가치 제고와 실적에 대한 자신감으로 읽혀 주가를 부양하는 효과도 있고요.
실제로 권 부회장이 두 번째로 주식을 샀을 때 LG에너지솔루션은 ""권 부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회사 주식을 매입하며 책임 경영 실천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는 내용의 참고자료를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또 다른 해석은 뭐가 있을까요?
[기자]
다소 빠르게 정리를 한 것을 두고 향후 거취와 연관 짓는 시각도 있습니다. 타사로의 이직을 준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인데요.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곳이 내년 3월 최정우 회장이 임기 만료를 앞둔 포스코그룹이에요. 사실 포스코 같은 경우는 권 부회장이 직접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부인을 했지만 그래도 소문이 쉬이 잦아들지 않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향후 진행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후임 LG엔솔 대표에 오른 김동명 사장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행동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 합니다. 아무래도 떠난 분이 계속 주식을 갖고 있는 것보단 처분하는 게 차기 CEO로선 편할 수 있겠죠. 특히 권 부회장처럼 거물급인 경우는 더더욱이요. 주식 매도가 회사와 남은 연결고리를 끊고 모든 관계를 정리한다는 의미가 될 수 있으니까요.
이 밖에 권 부회장의 '스타일'이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앞서 권 부회장은 지난 2016~2018년 유플러스 대표 재직 시절 회사 주식 6만주를 매입했는데, 2018년 ㈜LG COO로 이동하며 전량 매도했어요. 다만 이때는 인사가 나고 두 달 반 정도 뒤에 처분했다는 점이 이번과 다릅니다. 3억원가량 이익을 얻기도 했고요. 2012년 LG디스플레이에서 LG화학으로 옮길 때도 인사 후 3개월 반 뒤에 보유 주식을 팔았었습니다.
[앵커]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런데도 뒷말이 나오는 건 무엇 때문일까요?
[기자]
이번 주식 매각이 LG에너지솔루션 대표 부회장으로서의 마지막 행보나 다름없는데 평소 보여 온 태도와 다소 다르다는 점 때문입니다. 어쩌면 권 부회장의 용퇴에 대한 서운함과 아쉬움이 담겨 있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앞서 설명해 드렸듯 권 부회장은 평소 책임경영을 강조해왔는데 요새 배터리업계 전반이 많이 침체한 상황이거든요. LG에너지솔루션은 단연 국내 1위 배터리기업인데다 글로벌로 범위를 넓혀도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잖아요. 그런 회사의 CEO가 갑작스럽게 회사 주식을 팔았다는 사실 만으로 배터리업계 부진 상황이 한동안 지속될 거란 전망에 힘을 실을 수 있다는 얘기인 거죠.
실제로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배터리 업계의 불황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주주들을 감싸기 시작했는데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던 전기차 배터리산업은 4분기 들어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로 속도 조절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생산설비 확충에 드라이브를 걸던 각 배터리 사도무리한 외형 확장보다는 연구개발 집중 등 내실 다지기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에요.
심지어 권 부회장은 올 초부터 한국배터리산업협회장을 맡아왔어요. 권 부회장이 LG에너지솔루션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냈을 뿐 아니라 한국 배터리 산업의 위상도 한 단계 드높였다는 평가를 받는 배경이기도 한데요. 사실상 국내에서 배터리 업계를 대표하는 인물이었던 거죠.
특히 권 부회장은 과거 LG전자에서 CFO, 최고재무책임자를 지냈을 정도로 '숫자'에 밝은 인물이기도 해요. 배터리산업 전반과 재무를 모두 꿰고 있는 인물이란 의미인 거죠. 요새는 재계에 CFO 출신 CEO가 많은데 이들이 회사 주식을 사면 주주들이 굉장히 좋아해요. CFO가 자기 돈을 잃을 베팅을 쉽게 하진 않을 거란 이유에서죠. 즉 CFO가 주식을 산다는 건 회사가 건실하다는 분명한 시그널이 되기도 합니다.
그랬던 권 부회장이 용퇴 결정과 동시에 너무 빨리 주식을 팔아버리니까 다양한 해석들이 나오는 걸로 볼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권 부회장이 회사 주식을 사서 책임경영을 하려는 의지가 강했던 만큼, 반대의 경우가 되니 주주들 사이에선 '우려할 일'로 작용하게 된 거죠.
[앵커]
잘 들었습니다. 주주들로선 갑작스럽다고 느껴질 수 있는 대목이네요. 권 부회장이 용퇴하면서 남긴 말은 없을까요?
[기자]
권 부회장은 "내년 글로벌 배터리 산업은 중요한 전환기를 맞을 것이며 LG에너지솔루션이 미래에 더 강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발 빠른 실행력을 갖춘 젊고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LG에너지솔루션이 세계 최고의 배터리 회사가 되는 여정을 진심으로 응원할 것"이라고 마지막 말을 넘겼습니다.
그간 자신이 해외 사업장 투자, 미래 고객 확보 등 '엔솔 1.0'을 성공적으로 구축한 만큼 새로운 리더십이 강력한 실행을 통해 '엔솔 2.0'을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앵커]
네 잘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아까 잠시 언급하고 지나갔던 배터리협회 회장직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권 부회장이 계속 맡는 건가요?
[기자]
협회에 문의해보니 권 부회장 개인이 협회장을 맡고 있다기보다는 LG에너지솔루션을 회장사로 보는 게 맞는다고 합니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가 협회장을 맡는다는 의미인데요.
협회 정관에 따라 회장 자리가 후임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인 김동명 사장에게 자동 승계된다고 합니다. 사실상 이미 김 사장이 직을 승계받았다고 보는 게 맞지만, 협회는 내년 2~3월께 이사회와 정기총회를 열고 김 사장을 신임 회장으로 공식 추대하는 절차를 밟을 계획입니다.
[앵커]
네 그렇다면 김 사장 이력도 한 번 소개해 주시죠.
[기자]
김동명 사장은 1998년 배터리 연구센터로 입사해 R&D, 생산, 상품기획, 사업부장 등 배터리 사업 전반에 대해 다양한 경험을 확보한 최고 전문가고요.
특히, 2020년부터 자동차전지사업부장을 맡으며 주요 고객 수주 증대, 합작법인(JV) 추진 등 압도적 시장 우위를 위한 강력한 기반을 마련했을 뿐만 아니라 생산 공법 혁신, 제품 포트폴리오 다양화 등으로 근본적인 경쟁력 확보에 큰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듣습니다.
(연합인포맥스 기업금융부 유수진 기자)
※본 콘텐츠는 연합뉴스경제TV 취재파일 코너에서 다룬 영상뉴스 내용입니다.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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