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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L 1조원 국내 투자 함의는…"반도체 공급망 안정화 의지"

23.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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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ASML, 한-네덜란드 첨단반도체 협력협약식

[출처: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미국과 중국이라는 고래 싸움에 새우들이 묘책을 찾았다.

한국과 네덜란드의 반도체 동맹과 ASML의 한국 직접 투자는 거대 패권국과의 외교 관계를 최대한 해치지 않으면서, 실리를 챙기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됐다.

12일(현지시간) 삼성전자와 ASML은 네덜란드 ASML 본사에서 '한·네덜란드 반도체 협력 협약식'을 열고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공동 연구소 설립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EUV 공동 연구소는 국내 수도권 지역에 건설되며, 삼성전자와 ASML은 7억 유로, 약 1조원을 투자해 차세대 노광장비 개발을 추진한다.

◇ '슈퍼 을(乙)'의 생존 전략…메모리 반도체 최대 고객사와 맞손

ASML이 생산하는 EUV 장비는 7나노미터(nm) 이하 선폭을 가진 첨단 반도체 제작에 필수다. 출하할 수 있는 장비 수가 연 40~50대밖에 없어 EUV 장비 선점이 곧 기술 지배력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미국이 대(對)중국 수출 제한 대상에 ASML 장비를 포함한 이유기도 하다.

양사의 이번 협업 목적은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사장의 발언에서 좀 더 명확하게 드러났다.

경계현 사장은 13일(현지시간)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한-네덜란드 CEO 라운드테이블'에서 "양국 기업의 협력 강화는 유럽의 반도체 밸류체인 강화와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며 "삼성은 ASML과 협력을 통해 EUV 장비의 생산성을 개선하고, 합작 연구소(Joint Lab)를 한국에 설립해 기술 경쟁력을 향상시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ASML 입장에서도 메모리 반도체 생산 1위 국가인 한국에 투자하는 것이 차세대 노광 기술 확보에 유리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미 ASML은 올해 초부터 경기도 수원 화성에 '화성 신 캠퍼스'를 짓기로 하고, 심자외선(DUV)과 EUV 노광장비 부품 재제조 센터 등을 구축하는 중이다.

부품 재제조센터는 노후한 부품을 다시 쓸 수 있게 정비하고 공급하는 시설이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미 들여온 EUV·DUV 장비 관리가 훨씬 수월해진다. 여기에 이번 MOU로 R&D센터까지 건설함으로써 개발부터 생산 및 보수 작업까지 아우르는 통합 체계가 구축되는 셈이다.

피터 베닝크 ASML 회장은 "국제 협력은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중요한 강점 중 하나로, 국경을 넘나드는 협력을 통해 모든 관련 기업의 편익이 증진된다"면서 "향후에도 ASML은 삼성, SK하이닉스 등 한국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글로벌 ESG 허들 넘자"…SK하이닉스와 수소 가스 재활용 기술 개발

ASML은 SK하이닉스와도 손을 잡고 수소 가스 재활용 기술을 공동 개발한다. EUV를 운영할 때, 내부를 진공상태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소 가스가 필요하다. 수소 가스는 내부에서 오염원을 제거하고 온도를 조절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현재는 사용한 수소 가스를 소각하고 있는데, 향후 이를 포집 후 연료 전지로 재활용해 전력화하는 기술을 ASML과 공동으로 개발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사용 전력 절감은 물론, 탄소 저감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된다.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은 "SK하이닉스는 에너지 효율화, 폐기물 저감 및 재활용 등 반도체 생산 공정 전반의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ASML과 MOU 체결을 통해 수소 가스 재활용 기술을 공동 개발하기로 한 바, 이는 반도체 산업이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는 첫 번째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국내 설비 소재 협력사의 성장과 반도체 인재 육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국가 경쟁력 확보로도 이어질 것이다"고 내다봤다.

한편, '한-네덜란드 CEO 라운드테이블'에는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 본부장,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김동욱 현대차 부사장,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 등을 비롯해, 잉그리드 테이슨네덜란드 경제인연합회 회장, 미키 아드리안센스 경제에너지기후부 장관, 피터 베닝크 ASML 회장, 말튼 디르츠바거 NXP CSO, 마흐텔드 드 크룬 TNO 이사 등 10명이 참석했다.

klkim@yna.co.kr

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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