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오너가 3세와 4세가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책임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그룹사마다 경영 승계를 가속화하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서울=연합뉴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13일 울산 동구 HD현대중공업 본사에서 반다르 이브라힘 알코라이예프 사우디 산업광물자원부 장관과 만나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사드 알 칼브 사우디 수출입은행 CEO, 반다르 이브라힘 알코라이예프 사우디 산업광물자원부 장관,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술탄 빈 칼리드 알사우드 사우디 산업개발기금 CEO. 2023.12.13 [HD현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14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 GS, HD현대, LS, SK, 한화 등 오너가 3·4세가 올 연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승진하거나 신성장 동력 발굴 특명을 맡았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41) HD현대 부회장은 2021년 사장에 오른 지 2년여 만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HD현대는 최대 주주인 정몽준 이사장이 2002년 경영에서 손을 뗀 이후 권오갑 회장 등을 중심으로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돼 왔다. 그러나 정기선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 나서면서 오너 경영 체제로 전환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정 부회장은 2009년 현대중공업에 재무팀 대리로 입사한 뒤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마치고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다 2013년 6월 현대중공업에 복귀했다.
그는 HD현대글로벌서비스 출범을 주도해 5년 만에 5배가 넘는 매출을 달성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지난 2020년에는 사내벤처 1호로 시작한 아비커스를 자율운항·항해시스템을 개발하는 전문 계열사로 키워냈다.
정 부회장은 대외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며 내년 초 열리는 'CES 2024'에 참여해 기조연설에 나선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인 김동선(34)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은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김 부사장은 2016년 한화건설 신성장전략팀 팀장을, 2020년 한화에너지 글로벌전략담당 상무보를 지내기도 했으며 2021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프리미엄레저그룹장(상무)을 맡으면서 존재감을 본격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지난해 10월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략부문장 직책과 함께 전무로 승진했으며 한화로보틱스의 전략기획 담당도 겸하고 있다.
미국 수제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의 국내 론칭을 지휘해 성공적인 안착을 이끌었다.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22일 오전 서울 강남구 파이브가이즈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미국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는 오는 26일 한국 첫 매장을 오픈한다. 2023.6.22 scape@yna.co.kr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의 장남 이규호(39)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대표이사 사장은 지주사 ㈜코오롱의 전략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에 올랐다.
이 부회장은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공장 차장으로 들어와 제조 현장 근무부터 시작했으며 코오롱글로벌(건설) 부장, 코오롱인더스트리 상무보, ㈜코오롱 전략기획 담당 상무 등 그룹 내 주요 사업 부문을 두루 거쳤다.
2021년부터 지주사 최고전략책임자(CSO)를 겸직하며 코오롱그룹의 수소사업 밸류체인 구축을 이끌고 코오롱그룹의 미래 전략 수립을 주도하고 있다.
박삼구 금호그룹 전 회장의 장남인 박세창(48) 금호건설 사장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2002년 아시아나항공에 입사한 후 금호타이어 부사장,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실 사장 등을 거쳤다.
2018년 9월 아시아나IDT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으며, 2021년 금호건설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위기 극복을 위해 오너가가 직접 구원투수로 등장하기도 했다.
철근 누락 사태를 겪은 GS건설은 허창수 GS 명예회장의 장남 허윤홍(44) 사장을 GS건설 대표로 선임했다.
2013년 6월 임병용 부회장의 CEO 취임 이후 이어진 전문 경영진 체제 대신 4세 경영 시대가 막을 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출처:롯데그룹]
오너가 3·4세들은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롯데의 경우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37)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가 1년 만에 전무로 승진하면서 한국 보직을 처음 맡았다.
그는 신동빈 회장의 국내외 출장 때마다 동행하며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
신 전무는 롯데지주에 신설된 미래성장실을 맡는 동시에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겸직해 그룹 중장기 비전과 신성장 동력 발굴, 미래 신사업 확대의 중책을 수행할 예정이다.
최태원 SK 회장의 장녀 최윤정(34) SK바이오팜 전략투자팀장은 사업개발본부장(부사장)으로 승진해 입사 7년 만에 그룹 최연소 임원이 됐다.
최 본부장은 시카고대 뇌과학연구소 연구원과 베인앤드컴퍼니 컨설턴트 등을 거쳤으며 신약 연구·개발과 승인 등 바이오 사업 핵심을 책임진다.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 장남인 구동휘 부사장(41)은 LS MnM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이동했다.
구동휘 부사장은 ㈜LS, E1, LS일렉트릭 등을 두루 거치며 미래 성장 사업을 이끌어 온 차세대 경영자로 꼽힌다. LS MnM의 COO로 이동해 배터리 소재 사업을 키우고, 이를 토대로 IPO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역할을 맡았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환경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오너가의 책임 경영 체제하에서 빠른 투자와 판단 등이 가능한 만큼 3·4세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신사업을 통해 경영 능력을 보여줘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처:SK그룹]
yglee2@yna.co.kr
이윤구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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