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행동주의' 제임스 스미스 팰리서캐피탈 CIO 인터뷰
"삼성물산, 내재가치 53조인데 시총 20조…할인율 63%"
"신사업 투자 집중하고 비핵심 사업부 매각 검토 필요"
"경영진 책임성 강화 위해 단일대표 체제로 개편해야"
"지주사 전환 충분히 가능…회사와 건설적 대화 지속"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삼성물산의 지배구조 개편은 주주뿐만 아니라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굉장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포함해서 말이죠."
제임스 스미스 팰리서캐피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19일 연합인포맥스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영국 런던에 위치한 행동주의 펀드 팰리서캐피탈은 이달 초 삼성물산이 내재가치에 비해 63% 저평가돼 있다며 자본배분과 지배구조 개선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삼성물산의 내재가치가 약 53조원에 달하지만, 시가총액은 20조원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삼성물산의 내재가치는 삼성전자 지분 5%(18조2천억원)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3.1%(17조5천억원), 기타 상장지분 및 순자산(6조원), 운영 사업(11조원) 등으로 구성된다고 봤다.
스미스 CIO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거대한 기회가 있다"며 "(삼성물산처럼) 아이코닉한 회사가 최고의 선례를 보여준다면 비슷한 상황에 놓인 한국 기업들도 따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한국과 삼성그룹, 이재용 회장에게도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비핵심 사업부 매각 등 자본배분 개선해야"
스미스 CIO는 삼성물산이 극도로 저평가된 이유가 회사의 지배구조가 불투명하고 시장과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먼저 그는 현재 삼성물산의 자본배분 체계와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모호하다며 친환경 에너지나 바이오 등 신사업 투자를 늘리고 저평가된 자기주식을 매입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다양한 사업을 한 회사가 운영할 때 시너지가 난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맞겠지만, 삼성물산은 그렇다고 보기 어렵다"며 "건설이나 상사는 일정 부분 시너지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나머지 부문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레저와 패션, F&B(식음료) 사업부를 매각하거나 분할해 상장할 것을 제시했다.
이렇게 조달한 3조~4조원의 자금을 신성장 사업에 투자하거나 주주환원에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미스 CIO는 "(비핵심 사업부가) 성숙한 사업이기는 하지만 현금흐름이 유지되고 있고, 시장가치에 반영되지 않은 자산도 있기 때문에 적절한 가격에 매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삼성물산이 보유한 상장사 지분 등을 바탕으로 교환사채(EB) 등을 발행해 낮은 금리로 부채성 자금을 조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출처: 삼성물산 홈페이지]
◇ 단일대표 체제로 개편 제시…"책임성 강화"
현재의 공동대표 체제도 단일대표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부문을 아우르는 대표가 없을 경우 자본배분 의사결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스미스 CIO는 "고위 경영진의 리더십이 좀 더 명확해야 한다"며 "단일대표 체제를 통해 책임성을 강화하고, 회사의 진정한 미션이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물산은 고정석·오세철·정해린 사장 등 총 3명의 공동대표가 이끌고 있다. 이들은 각각 상사와 건설, 리조트부문장이다. 이준서 부사장(패션부문장)은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참가하고 있다.
이어 스미스 CIO는 현재 5명으로 구성된 사외이사진도 성별과 산업, 고위경영자 경험 등을 고려해 최적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발행주식 총수의 13%에 달하는 자기주식은 즉시 소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미스 CIO는 "과거 삼성물산의 자기주식이 악용됐던 사례가 있다"며 "경영진의 결정만으로 약 65% 할인된 가격에 (자기주식을) 제3자에게 처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기주식 즉시 소각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했다.
삼성물산은 지난 2월 자기주식을 향후 5년간 분할 소각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출처: 각사 홈페이지]
◇ "삼성그룹 지주사 전환, 달성 가능하고 중요"
지난 2017년 중단된 삼성그룹의 지주사 전환도 담론으로 꺼내 들었다.
스미스 CIO는 삼성그룹이 지주회사와 사업회사 구조로 개편될 경우 그룹 전체의 자본배분 효율성이 높아질 뿐 아니라 절세 효과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주사 개편안을 도출하기 위해 다양한 법률 및 재무, 세무 자문사와 논의했다며 "단일한 컨트롤 타워가 생기면 효율성이 증대되고 투명하게 회사가 경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방법론으로는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삼성SDI가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한 뒤, 이들 투자회사를 하나의 지주회사로 합병할 것을 제시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지주사는 설립 2년 이내에 공개매수 등을 통해 사업회사 지분을 30% 이상으로 확대한다.
이러한 재편 과정에 필요한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 스미스 CIO는 "(분할·합병 과정에서) 지주사로 유입되는 현금과 자산 매각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삼성물산 경영진과 건설적 대화 이어갈 것"
스미스 CIO는 주주 제안 발표 전후로 삼성물산 경영진과 건설적인 대화를 이어왔으며, 경영진 역시 이런 논의를 이어가길 원한다는 의향을 밝혔다고 전했다.
다만 상세한 내용은 지금 공개하기 어렵다고 했다.
씨티오브런던인베스트먼트와 화이트박스어드바이저스 등 최근 삼성물산을 대상으로 주주서한을 보낸 다른 헤지펀드들과도 의사소통은 하고 있지만 현재 명확한 협업은 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또 스미스 CIO는 현재 특정 안건을 정기주주총회에 올릴 계획은 없다고 언급했다.
팰리서캐피탈은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글로벌 헤지펀드다. 저평가된 기업에 투자한 뒤 장기적이고 건설적인 행동주의 전략을 구사한다.
20여년간 엘리엇에서 근무했던 스미스 CIO를 중심으로 지난 2021년 설립됐다.
팰리서캐피탈은 현재 삼성물산 지분 0.62%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물산은 전날 12만9천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1월 이후 주가가 20% 이상 올랐다. 시가총액도 24조원을 넘겼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hskim@yna.co.kr
김학성
h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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