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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신탁 위법 적발된 증권사 금감원 제재 눈앞…CEO 관여 여부 관건

23.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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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9곳 제재심의 예정…일부 증권사는 CEO 제재 불가피

금융감독원 표지석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기자 = 채권형 랩어카운트·특정금전신탁을 운용하면서 '돌려막기'로 고객 손익을 다른 고객에게 전가한 증권사들이 금융감독원의 제재를 받을 위기에 처했다.

특히 증권사 고유자산을 활용해 고객의 투자손실을 보전하다 적발된 일부 증권사의 경우 주요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뒷받침됐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최고경영자(CEO) 제재도 불가피해 보인다.

19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9개 증권사의 랩·신탁 업무실태를 집중 검사한 결과를 토대로 이른 시일에 제재심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5월부터 하나증권·KB증권·한국투자증권·유진투자증권·SK증권·교보증권·유안타증권·NH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 등 9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랩·신탁 영업관행을 집중 점검하고 다수의 위법사항을 적발했다.

금감원 검사 결과 9개 증권사 모두에서 운용역들이 만기도래 계좌의 목표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해 불법 자전거래를 통해 고객계좌 간 손익을 이전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증권사별 손실전가금액은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에 따르면 한 증권사는 다른 증권사와 총 6천여회 자전거래를 통해 특정고객 계좌의 기업어음(CP)을 다른 고객의 계좌로 고가 매도해 5천억원 규모의 손실을 고객 간 전가했다.

금감원은 비정상적인 거래로 고객에게 손해를 전가한 9개 증권사 운용역 30여명에게 업무상 배임 소지가 있다고 보고 혐의 사실을 검찰에 제공했다.

이번 금감원 검사는 오랜 시간 업계에서 암묵적으로 행해지던 불법 자전거래를 대거 적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랩·신탁은 실적배당상품인데도 사실상 확정금리형 상품처럼 운용된 탓에 목표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자전거래 등이 관행적으로 이뤄졌다.

랩·신탁은 개별 고객의 투자 목적과 자금수요를 감안한 단독 운용이 가능하다는 특징 때문에 주로 법인고객의 단기자금 운용수단으로 활용됐다. 금감원은 지난해 말 자금시장 경색으로 랩·신탁 환매가 어려워지며 시장불신이 확산되자 주요 증권사를 대상으로 집중점검에 나섰다.

그동안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거래를 해왔던 업계에선 긴장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특히 CEO 제재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해당 증권사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감원은 검사 대상 9개 증권사 중 일부 회사에서 고객의 투자손실을 증권사 고유자산을 통해 보전해준 위법 행위를 적발했는데, 의사결정 과정에서 대표이사 등 주요 경영진의 관여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금감원은 일부 증권사가 랩·신탁 만기 목표수익률 달성이 어려워지자 대표이사 등의 결정 하에 다른 증권사에 가입한 특정금전신탁이나 자사에 설정한 펀드 등을 통해 고객 랩·신탁의 CP 등을 고가매수하는 방식으로 고객에게 이익을 제공했다고 보고 있다.

자본시장법은 투자자에게 일정한 이익을 사후에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금감원은 CEO의 관리·감독 소홀 여부나 의사결정에 관여한 정도 등을 따져 향후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제재 수위를 정할 방침이다.

CEO 제재 수위가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에 해당한다면 금융위원회에서 최종 의결을 받아 제재가 확정된다.

금감원은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랩·신탁 검사 결과를 제재심의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해 제재 수준을 결정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랩·신탁 관련 제재는 사안의 중요성과 시급성을 고려해 최우선으로 처리하겠다"며 "CEO 제재의 경우 사실관계에 따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가 있다면 누구라도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dy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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