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올해 맥도날드·보령바이오파마 이어 HMM도 실패
일각에선 '보수적 기조 탓' 지적도
(서울=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HMM의 우선협상자에 결국 하림그룹이 선정됐다.
이로써 동원그룹의 인수·합병(M&A)을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 전략은 한국맥도날드와 보령바이오파마에 이어 올해에만 세 차례 좌초됐다.
일각에서는 동원그룹의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지적하기도 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HMM 경영권 매도인 측은 팬오션-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앞서 지난달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실시한 HMM 매각 본입찰에는 하림그룹과 동원그룹이 최종 입찰에 참여했다.
양사는 본입찰 이후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다.
하림 측은 영구채의 주식 전환을 3년간 유예해 달라고 요청하고, 동원 측은 공문을 통해 특혜가 주어진다면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입찰 기준에 위배된다는 이유에서다.
부담을 느낀 하림은 논란이 된 요구를 철회하면서 결국 매각 측은 팬오션-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의 손을 들었다.
하림그룹은 6조4천억원의 인수가를 제시해 동원그룹이 써낸 가격을 근소한 차이로 따돌렸다. 동원그룹의 제안 가격은 6조2천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지난 2015년 국내 최대 벌크선사 팬오션(구 STX팬오션)을 인수해 성공적으로 운영한 이력과 자금조달 계획 등도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정량·정성적 평가에서 모두 하림이 동원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셈이다.
만약 동원그룹이 자산규모 25조8천억원에 달하는 HMM을 인수한다면 총자산 약 35조원으로 재계 순위를 대폭 끌어올리게 될 수 있었다.
그러나 동원그룹은 하림이 CJ를 제치고 재계 순위 13위로 도약하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하는 신세가 됐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매물로서 HMM의 가장 큰 매력은 인수 기업이 단숨에 메이저 대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것"이라며 "하림과 동원의 오너들은 여기에 큰 매력을 느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원그룹은 새로운 사업에 진출할 때마다 M&A를 주요 전략으로 활용해왔다.
식품 부문에서는 삼조쎌텍과 TSQ를 인수했으며, 지난 2008년 스타키스트를 약 3억6천300만달러에 인수하며 당시 국내 식품기업으로는 가장 큰 M&A 레코드를 남겼다.
포장재 부문 역시 지난 2012년 대한은박지, 2014년에는 한진피앤씨와 태크팩솔루션, 아르다 사모아 등을 인수하며 성장했다.
지난 2016년에는 물류 사업 확장을 위해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하기도 했다.
그러나 동원그룹이 이번에 HMM 우선협상 기회를 놓치면서, M&A를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 전략은 올해에만 세 차례 실패로 귀결됐다.
올해 2월 동원산업은 한국맥도날드 매각을 위한 예비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다. 외식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혀 식품 사업과 시너지를 도모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인수 조건과 가격 등에서 양측은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지난 4월 결국 인수를 포기했다.
동원산업은 지난 2월 보령바이오파마 인수와 관련해 보령파트너스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우선협상권을 확보했다.
보령바이오파마는 백신 및 유전체 진단 등의 기술 개발을 진행하는 생명 공학 기업으로, 동원산업의 바이오산업 진출의 교두보가 될 전망이었다.
그러나 MOU를 맺고서 약 한달 후 보령바이오파마는 동원산업에 준 단독 실사권을 철회했다. 보령바이오파마 측은 "매각과 관련해 여러 의견 차이가 있었다"라고 말을 아꼈다.
동원산업의 잇따른 M&A 실패에 대해 업계 일각에선 이 회사의 보수적인 투자 문화를 주요 원인으로 지적했다.
또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안정성을 지향하는 투자 기조를 미루어 보았을 때 시장에서는 동원그룹이 대형 M&A를 성사할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았다"라며 "동원그룹은 인수 가격과 조건을 굉장히 까다롭게 살피는 플레이어"라고 평가했다.
jhpark6@yna.co.kr
박준형
jhpark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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