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9개 자회사 사장을 모두 유임한 신한금융그룹의 임원인사는 내년에도 어려운 경영 환경이 예상되는 만큼 자회사의 위기 대응력을 높이고 현장 영업력을 강화하겠다는 진옥동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자회사 수장들을 교체해 변화를 모색하는 대신 그간 검증된 인사들을 연임시킴으로써 조직 안정을 꾀하는 방향에 중점을 둔 것으로, 향후 과감한 혁신 추진과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선 조직부터 안정시키는 게 필요하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서도 지주의 조직을 11개 부문에서 4개 부문으로 대폭 줄여 슬림화한 것은 그룹 컨트롤타워로서의 효율성을 높이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추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내년 불확실성 크다…자회사 CEO 유임해 안정화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전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자회사 사장단 후보 추천과 지주회사 경영진 인사를 단행했다.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사장과 정운진 신한캐피탈 사장,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사장, 박우혁 제주은행장, 이희수 신한저축은행 사장, 조경선 신한DS 사장, 정지호 신한펀드파트너스 사장, 김지욱 신한리츠운용 사장, 이동현 신한벤처투자 사장 등이 모두 제 자리를 지키게 됐다.
시장 불확실성 확대, 예측 불가능한 잠재적 리스크 증가 등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자회사의 위기 대응력을 높이고 기초체력을 강화하기 위해 자회사 사장단에 대한 리더십 변화를 최소화한 것이다.
전일 개최된 자경위에서도 예측 불가 위기 상황에 대해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대응을 위해 각 자회사의 현안을 가장 잘 알고 있고 업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보유한 검증된 CEO를 중용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경위에 참석한 진옥동 회장도 "위기 속에서 '전쟁 중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격언처럼 CEO 교체보다는 연임 의사결정을 통해 책임경영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눈에 띄는 점은 연임 시 1년씩 임기를 부여하던 관례를 깨고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사장과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사장에게 2년의 임기를 부여한 것이다.
업계 안팎에선 내년에도 어려운 경영환경이 예상되는 만큼 '조직의 안정'을 위한 인사라고 평가하고 있지만, 이번 인사를 앞두고 임기 만료 예정인 CEO들을 대거 교체할것이라는 예상을 빗나간 결과란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연임된 9명의 CEO 중 다수가 모두 조용병 전 신한금융 회장 때 선임된 인사들이었던 만큼 인사 폭이 클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또 통상 자회사 CEO는 지주 임원들의 승진 통로로 여겨지는데, 이번 인사는 지주 임원 자리를 줄이고 기존 임원 절반 이상을 교체했다는 점에서 예측가능했던 인사 관행을 깼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재선임 추천된 CEO들은 진 회장이 신한은행장 재임시절부터 함께한 자회사 사장단의 일원으로서 서로의 경영 노하우 등을 공유해온 사이"라며 "고객중심, 내부통제 및 리스크 관리 강화 등 기본에 충실한 진 회장의 경영철학을 잘 이해하고 자회사 특성에 맞춰 충실하게 이행하고 전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주회사, 슬림화 방점…직무 중심 경영진 선임
자회사 CEO 인사는 '안정'에 방점을 찍은 것과 달리 지주 조직은 상당히 슬림해졌다.
기존 재무·운영·준법감시인·감사·브랜드홍보·리스크·디지털·전략·신사업·소비자보호·원신한 등 11개에 달하는 지주사 부문을 '전략·재무 부문, 운영, 소비자보호' 등 4개 부문으로 통합했다. 감사·리스크 등 파트 조직을 신설했고 신사업 부문과 원신한 부문은 해체됐다.
기존 10명이었던 부문장(부사장)은 6명으로 줄었다.
세대교체 및 지주회사 경영진 다양성 강화 관점에서 천상영 원신한지원팀 본부장이 그룹재무부문장으로, 김지온 신한은행 본부장이 감사파트장으로 신규 선임됐다.
이인균 그룹운영부문장, 방동권 그룹리스크관리부문장은 각각 그룹운영부문장, 리스크관리파트장으로 재선임됐다.
디지털파트장에는 삼성전자 및 SK C&C 출신의 김준환 신한은행 디지털혁신단장이 신규 선임됐으며 소비자보호파트장에는 박현주 그룹 소비자보호부문장이 재선임됐다.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지주사는 조직 규모를 줄여 의사결정 속도를 높여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한편 자회사 중심의 수평적인 협업을 강화해 그룹사 전체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진 회장의 의중이 담겼다는 분석이다.
진 회장은 올 3월 취임 이후 "조직 규모에 비해 자리와 사람이 많다"며 대대적인 인사와 조직 손질을 시사했다.
또 지난 9월 서울 중구 본사에서 열린 창립 22주년 기념 '참신한 토크 콘서트'에선 임직원에게 "그룹사(계열사)는 보통 다급하고 초조해하기 때문에 지주사는 이러한 그룹사들을 잘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금까지는 줌인(Zoom in) 관점이었다면 줌 아웃(Zoom out) 관점에서 모니터링 해야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sgyoon@yna.co.kr
윤슬기
sg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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