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황남경 기자 = 올해 보험사는 신제도(IFRS17·K-ICS) 도입을 맞아 자금 조달 압력에 시달렸다. 높아진 금리 수준에 따라 보험사가 지불하는 조달 비용도 치솟았다.
내년에는 금융당국의 할인율 관련 변화가 예고돼 있어 보험사의 조달 압력이 이어질 전망이다. 또 기준금리 인하가 점쳐지는 만큼 보험사의 재무 부담이 한층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킥스 체제…보험사 자본성증권 금리 5.2~7.5%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내년 보험사의 자본성증권 만기도래 물량은 2조5천740억원에 달한다.
1월 동양생명(2천억원), DB생명(300억원)을 시작으로 한화생명, 메리츠화재, KDB생명, 푸본현대생명 등이 발행한 자본성증권의 조기상환(콜옵션)에 나서야 한다.
올 한해 보험사들은 새로운 지급여력비율(킥스) 도입에 따라 자금 조달 압박을 받았다.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신제도(IFRS17)의 여파로 대형사의 재무 부담은 줄었지만, 중소형사는 조달 압력에 시달렸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 3월 보험사들이 올해부터 적용한 킥스 제도의 부담을 줄여주고자 경과조치를 도입했다. 시가평가 과정에서 보험부채 증가로 인해 지급여력 금액이 줄어드는 효과나 강화된 측정기준 탓에 늘어난 위험액을 한꺼번에 인식하지 않고 최대 10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인식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경과조치의 도움으로 보험사의 킥스 비율은 대부분 금감원 권고 수준(150%)을 넘겼지만, 꾸준히 높아진 시장금리의 영향은 피할 수 없었다.
올해 보험사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의 금리는 5% 중반대부터 최고 7.5%에 달하기도 했다. 보험사가 발행하는 자본성증권의 콜옵션 기한인 5년간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의미다.
보험사 관계자는 "킥스 도입에 따라 많은 보험사가 자금조달 압력을 받아 자본성증권을 발행했다"며 "금리가 오르면서 조달 비용이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몇몇 보험사는 경과조치를 신청해 기준을 넘겼지만, 경과조치 이전 숫자도 공개되는 만큼 내년에도 조달 압력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할인율 변화 주목…자산 건전성 관리 필요
내년 보험사의 자본성증권 만기도래 물량은 2조5천740억원으로 올해보다 줄어든다. 이 물량 가운데 농협생명보험, DB손해보험, 현대해상이 발행한 약 5천억원가량은 이미 자본 비율로 인정이 되지 않는 후순위채다. 이들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로, 상환 여력만 되면 차환에 나설 유인이 없다는 의미다.
또 내년에는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시장금리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앞서는 만큼 발행 여건이 올해보다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A 증권사 연구원은 "시장금리가 안정되면 보험사의 조달 비용도 올해보다는 낮아질 것이다"며 "또 다른 채권의 금리가 안정되는 만큼 보험사가 발행하는 자본성증권은 금리 메리트에 따라 매력이 커진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할인율 정상화' 행보는 보험사의 재무 부담을 키울 수 있는 요인이다. 지난 8월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금리 기간 구조와 할인율 산출 기준을 논의하는 회의를 열고 보험 부채 평가에 적용할 최종관찰만기를 오는 2025년부터 30년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당장 내년에는 현재 4.8% 수준인 장기선도금리를 25bp 인하한 4.55%로 조정한다. 이러한 할인율 변화는 보험사의 부채 규모를 키워 재무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부채의 듀레이션이 긴 생명보험사가 더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올 6월 말 생보업계 평균 킥스 비율은 경과조치 전 196.2%, 경과조치 후 224.3%로 양호했다"며 "내년부터 장기선도금리 하향, 최종관찰만기 확대, 유동성프리미엄 인하 등을 대비해 보수적인 자본관리 태도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A 증권사 연구원은 "할인율 관련 제도 변화가 보험사에 단기적으로 큰 영향은 미치지 않는다고 보지만, 중장기적으로 살펴볼 부분이다"며 "금리가 하락하면 보험사의 재무 부담이 커진다. 다만 이미 금리의 수준이 이전보다 높게 올라와 있어 내년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보험사의 자산 건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지난 14일 금감원은 하반기 보험사 내부통제 워크숍을 열어 고금리 기조에 따라 보험사 대체투자와 부동산 PF대출 등 고위험 자산의 손실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며 자체 리스크관리 강화를 강조했다. 또 부동산시장 침체에 대비해 PF 대출자산에 대한 손실흡수능력을 확대하고 사업장별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신평에 따르면 부동산 PF 대출의 경우 고정이하비율이 지난 3월 말 기준 0.08%로 안정적인 수준이고, 선순위 중심 투자로 손실 가능성이 높지 않았다. 다만 해외 SOC 및 부동산 투자자산은 공실 등 현금흐름의 저하로 평가손이 발생했고, 만기 연장 또는 추가 출자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채영서 한신평 선임 연구원은 "해외대체투자는 국내 대비 선순위 비중이 낮아 건전성 저하 시 손실 발생 가능성이 있다"며 "해외대체투자, 부동산 익스포저 비중이 높은 업체를 상대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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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남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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