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올해 가계부채의 재급증을 불러온 특례보금자리론 등 부동산 관련 정책금융 지원에 놀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이 내년 예정된 정책금융에 대해서 우려를 쏟아냈다.
일부 위원은 가계부채 관련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을 점진적으로 낮추는 수준으로 대응하겠다는 한은 및 정부의 접근 방식에 대해서도 비판을 내놨다.
금융당국의 인위적인 대출금리 조정 시도에 대해서도 지적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신생아특례' 등 부동산 정책금융 대기…금통위 '우려'
20일 한은이 공개한 지난 11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다수의 위원이 가계부채의 증가 지속 문제에 대해 적지 않은 우려를 표했다.
특히 내년에도 신생아특례대출 등 부동산 구매 지원을 위한 정책대출의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양상이다.
상당폭 기준금리 인상에도 올해 40조원 이상 이상의 특례보금자리론으로 가계대출이 다시 급증한 경험 탓이다. 한은은 지난 2021년 가계부채 누증 대응을 위해 금리 인상을 시작했지만, 올해 각종 정책대출로 그 효과가 흐지부지됐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한 금통위원은 "올해 초 주택시장 반등은 가격이 충분히 하락하면서 주택수요가 늘어난 데 기인할 수도 있지만, 정부의 부양책 실시로 주택경기 반등 기대가 높아지면서 수요가 늘어났을 수도 있다"면서 "특례보금자리론은 도입 당시 대환 대출용으로 지원되었으나 실제로는 신규대출로 많이 이용되면서 주택가격 반등 요인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정책금융 규모 조정이 향후 가계대출에 미칠 효과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일부 금통위원은 또 "GDP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연말까지 하락 흐름을 이어간다 해도 내년 특례보금자리론이 재개되고 신생아특례대출 등이 새롭게 시행되면서 정책금융이 가계대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면서 "내년 정책금융의 내용과 규모, 그리고 가계대출에 미칠 영향 등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기 지적했다.
다른 일부 위원도 "내년 주택금융공사 및 주택도시기금을 통한 정책금융 상품 공급예정 규모가 올해보다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2020∼2022년 평균보다는 상당히 많은 규모"라고 지적하면서 정책금융 공급 규모에 대한 평가 및 전망은 보다 장기 시계에서 예년 실적과도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GDP 부채비율 관리' 한계 지적…금융당국의 금리 개입 우려도
일부 금통위원은 또 정부는 물론 한은이 가계부채 대응 원칙으로 내세우고 있는 ' GDP대비 가계부채 비율 관리'에 방침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내놨다.
한은과 정부는 가계부채의 절대 규모 자체를 줄이는 것은 우리 경제에 더 큰 부작용으로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증가 속도를 조절해 GDP 대비 비율을 점진적으로 낮춰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부 금통위원은 하지만 주택가격 정상화가 시급하다면서 더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 위원은 "가계의 실물자산 보유 비중(2022년 기준)이 약 63%로 미국, 일본, 영국의 30∼50%보다 높은 편"이라며 "금융자산을 늘림으로써 실물자산 보유 비중을 주요국 수준으로 낮추려면 레버리지가 더 높아져 채무과잉이 더 커질 수밖에 없으며, 실물자산 보유 비중이 높을수록 청년층·무주택자는 주택구입을 위해 소비를 줄이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이에따라 "부동산 가격의 조정을 통해 실물자산 비중이 선진국과 유사한 수준으로 감소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위원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현재 수준에서 더 이상 늘어나지 않도록 관리하는 정도로는 실물자산 비중 정상화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 경우 유례없는 저출산과 결혼 기피 현상이 장기화할 수밖에 없다"면서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한 더욱 적극적인 정책대응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정책금융은 물론 금융당국의 대출금리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력 행사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한은 집행부는 "통화정책의 파급경로상 교란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향후 물가경로에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 주요국 시장 금리의 등락을 물론 국내 금융당국의 대출금리 인하나 인상 요청 등이 통화정책 교란 요인에 해당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한 금통위원은 "중앙은행 통제 밖의 해외 교란요인은 주어진 여건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으나, 국내 교란요인에 대해서는 관련 정책당국과의 소통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해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일부 위원들도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제약할 수 있는 교란요인에 대해서는 일부 대응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jwoh@yna.co.kr
오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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