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빠르면 2분기…채권·PDF 등 '이자율 상품' 관심"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내부 출신과 외부 출신의 장점을 모두 가진 '혼혈' 자산운용관리단장(CIO)이 등장했다.
흔히 내부 출신은 조직 문화를 잘 아는 대신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외부 출신은 전문성이 보장된 대신 조직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11월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으로 돌아온 전범식 CIO는 다르다.
1991년 사학연금으로 입사한 전범식 CIO는 리스크관리팀 시절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의 조직 체계를 설계한 장본인이다. 채권운용팀, 투자분석팀, 리스크관리팀을 거처 사학연금이 대체투자팀을 신설했을 당시 대체투자팀원으로 합류해 새로운 도전을 함께 했다.
현장에서 더 배우고자 하는 갈망은 그가 2012년 현대증권 투자금융본부장으로 적을 옮겼던 계기가 됐다. SK증권에서는 자기자본투자(PI)본부장, 구조화금융사업부 대표, 대체투자사업부 대표까지 역임하며 명실상부 '채권·대체투자' 부문 전문가로 자리 잡았다.
12년 만에 돌아온 친정은 그가 있었을 때보다 더욱 체계적으로 변해있었다. 전략적자산배분(SSA)에서 정한 자산군별 중장기 목표 비중에 거의 도달하며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전 CIO는 이상적인 자산 배분을 완성한 현 사학연금에서 본인이 할 일은 '그 안에서 잘 운용하는 것'이라고 본다. 그동안 SSA를 철저히 지켰던 '모범생'에서 살짝 벗어나 허용되는 선 안에서 사학연금 내 야수 DNA 한 방울 가미해볼 계획이다.
◇고금리 향유할 '이자율 상품' 주목…대체투자 전략 다변화
전범식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CIO는 21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산군별 목표 비중을 철저하게 맞추기보단 5%포인트(P) 내외 허용된 범위 안에서 유연한 운용을 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사학연금은 2024년~2028년 중장기 자산배분 운용방안을 확정했다. 자산군별 목표 비중은 채권 36%, 주식 37%, 대체투자 27%다. 2023년~2027년보다 채권 비중을 1%P 줄이고 주식 비중을 1%P 늘린 정도다. 내년 목표 비중은 국내채권 32.1%, 해외채권 4.3%, 국내주식 16%, 해외주식 21.6%, 국내대체 10%, 해외대체 16%로 정했다.
사학연금은 이미 중장기 자산배분 목표와 거의 일치하는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10월 기준 금융자산 내 투자 비중을 살펴보면 채권 36.5%, 주식 36.3%, 대체투자 25.8%다.
전 CIO는 "사학연금은 목표 포트폴리오에 거의 다다랐다"며 "앞으로는 그 안에서 어떤 상품을 담아야 할지를 집중적으로 고민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 고금리를 향유할 수 있는 '이자율 상품'에 주목하고 있다.
전 CIO는 "미국이 금리 인상을 마무리했고 관건은 금리 인하 시기와 폭"이라며 "시장에서는 내년 3~4분기부터 3~4차례 내릴 것으로 보고 있지만, 미국 디스인플레이션 수준과 내년 총선 등을 고려하면 2분기로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고 바라봤다.
1세대 대체투자 전문가인 전 CIO는 내년 사학연금이 사모대출펀드(PDF)와 같은 대출 투자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바라본다.
사학연금은 대체투자 내 에쿼티 비중이 80%, 대출 비중이 20%로, 지금까지는 에쿼티 투자에 집중했다. 내년에는 대출 투자 비중을 최소 3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신규 프로젝트 건을 적극 검토하는 등 대체투자 방식도 기존보다 다변화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사학연금은 대체로 블라인드 펀드를 통해 대체투자를 집행해왔다. 블라인드 펀드는 투자 가이드라인만 정해놓고 자금을 먼저 모은 후 투자 물건을 물색한다.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가진 운용사 펀드 매니저를 통해 관리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의존하게 된다는 의미기도 하다.
전 CIO는 프로젝트 펀드 투자도 일부 진행하면서 대체자산 관리 투명성을 높이면서 동시에 사학연금 내 운용역들의 전문성도 키워나갈 묘안이다. 프로젝트 펀드는 투자자가 투자 대상을 직접 검토하고 집행하기 때문에 더 부지런히 공부할 수밖에 없는 투자 방식이다.
세컨더리 펀드도 고려하고 있다. 유동성이 필요한 사모펀드나 벤처캐피탈(VC) 등 기존 투자자들이 내놓은 이미 검증된 지분을 싼값에 인수할 수 있는 방법이다.
사학연금은 내년 대체투자 부문부터 전문인력을 최소 1명 이상 확충할 계획을 세웠다.
◇'A-'등급 이상 회사채라면 모두 투자 검토…회사채 시장 큰손 예고
채권도 기존보다는 더 적극적으로 투자할 방침이다.
전 CIO는 "작년 연말부터 일시적으로 크레디트 시장 내 자금경색 문제가 발생하면서 금리가 많이 올랐다"며 "그때와 같은 기회가 온다면 회사채 비중을 늘려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학연금은 'A-'등급 회사채까지 담을 수 있도록 허용됨에도 'AA'등급 이상 회사채를 주로 담고 있다"며 "철저한 리스크 분석 하에 금리가 매력적인 A등급 회사채도 더 담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A-' 등급 이상이라면 자산유동화증권(ABS)이나 메자닌 등도 상품을 다양화하는 측면에서 배제하지 않을 예정이다.
전 CIO는 "채권금리가 연 5% 이상이라면 매력적인 수준"이라며 "현재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가 있다 보니 캐피탈채는 금융지주 계열사 위주로 안전하게 보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해외투자 비중이 높은 사학연금은 내년에도 100% 환 오픈 전략을 이어갈 전망이다. 장기투자자로서 분산투자 효과를 누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양국 간 이자율 차이로 인해 환 헤지 비용이 커졌기 때문이다.
주식은 벤치마크를 따라가는 정도로 운용할 방침이다.
전 CIO는 "내년 추가 자금 여력 규모는 1조7천억원으로, 주로 채권과 대출 투자 쪽으로 집행하면서 비중을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투자집행은 내년 2~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사학연금 내년 목표수익률은 5.14%, 중장기 목표수익률은 5.11%로 정해졌다.
hrsong@yna.co.kr
송하린
hrsong@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