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내년 경기 상황에 대한 강조점이 미묘하게 달라지면서 통화정책 완화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21일 한은에 따르면 이 총재는 내년 경제 전반으로 2.1% 성장이 예상되지만, 이는 IT부문 수출 개선 영향이고, 이를 제외하고나면 1%대 성장에 그칠 것이란 발언을 내놨다.
물가는 내년 말께 2% 부근으로 수렴할 것이란 견해를 유지한 반면, 경기 상황과 관련해서는 부정적인 면에 방점을 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예고한 상황에서 국내 물가도 하향 안정화가 유력하면 한은도 금리인하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강해진다.
◇ 어두워진 경제 시계…"IT 빼면 내년 성장 1.7%"
이 총재가 전일 물가 설명회에서 내놓은 발언들에 대해 향후 금리인하 논의의 본격화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시선이 제기된다.
경기에 대한 인식이 우선 그렇다. 이 총재는 IT를 빼면 1%대 성장률이라는 점을 새롭게 언급했다.
이 총재는 "2% 이상의 성장률이 되면 잠재성장률과 가깝고 그렇지만 현재 저희가 볼 때 내년도 성장률이 2.1%라고 할 때 그것이 IT 수출이 많이 회복돼서 되는 것"이라며 "IT 부분을 제외하고는 저희가 내부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한 1.7% 정도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피부로 느끼는 경제 회복 정도가 상당히 다를 것"이라며 "경제 성장률 전체로 봐서는 잠재성장률과 가깝고 GDP갭도 크지 않은 면이라 부양의 필요가 없지만 부분적으로는 고통을 당하는 섹터가 많고 취약계층이 있기 때문에 타겟해서 하는 부양책은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11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당시만 해도 경기를 보는 눈이 더 밝았다.
이 총재는 당시 "2% 성장이면 너무 낮은 수준이라고 하는데 전세계 성장률로 볼 때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면서 "거시로 운영할 때 2%가 너무 낮아서 우리가 부양을 하고 금리도 낮추고 그렇게 가는 것이 바람직하냐. 제 대답은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
연합뉴스
◇ "가계부채는 통화정책 문제 아냐"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통화정책으로 조정할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통화정책을 함에 있어 성장과 가계부채가 상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답변이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 문제는 중장기적으로 해결할 문제이지 성장과의 상충관계를 생각해서 통화정책을 하거나 그럴 문제가 아니다"면서 "가계부채 문제는 천천히 점진적으로 가게끔 하기 때문에 금리정책을 할 때 이것이 장기적으로 가계부채가 조정되는데 방해가 되는지 아닌지 그것을 봐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이번 정부 끝날 때 가계부채 GDP 대비 비율이 어느 정도 내려가는지 그것을 보고 경제팀을 판단해 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졌다고 언급한 점도 한은의 인하 논의 가능성을 키우는 요소로 해석된다.
이 총재는 "(연준이) 내년 점도표가 얘기하듯 경기 상황에 따라 금리를 어느 정도 인하할 가능성이 커진 것은 사실인 것 같다"면서 "미국이 이제 더 이상 금리를 확실히 올리는 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자리가 잡힘으로써 국제금융시장이 많이 안정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통화정책을 하는 데 있어서 환율이라든지 자본이동이라든지 제약 조건 하나가 풀린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독립적으로 국내 요인을 보면서 통화정책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전문가들 "금리인하 논의 앞당겨져" 평가
전문가들은 한은의 금리인하 논의가 앞당겨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물가가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지만 전체적으로 안정되는 방향성인 것은 부인할 수 없지 않나"면서 "내년도에 해결이 필요한 가장 큰 과제가 부동산 PF인데 그런 측면에서 통화정책도 고민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도 나오는 만큼 한은도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이 총재의 발언이 뉘앙스가 확실히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조금 더 앞당기는 요소"라고 말했다.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지난달 금통위 당시보다 확실히 비둘기파(도비시) 발언으로 해석됐다"면서 "연준이 인하에 돌입하고 국내 경기도 부진하면 인하 논의를 할 수 있게끔 포석을 놓는 것으로 느껴졌고 채권시장도 물가 설명회를 기점으로 강세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jhkim7@yna.co.kr
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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