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차 사상 첫 2%P…자금 이탈은 없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는 사상 최대치인 2%P를 기록했다.
미국은 올해 기준금리를 총 100bp 올려 지난 7월부터 5.25%~5.50%에 동결을 이어갔다. 한국은 올해 1월 기준금리를 3.50%로 인상한 뒤 이후 동결해왔다.
이에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 차는 2%P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통상 신흥국의 금리가 미국보다 낮아질수록 미국으로의 자금 유출 가능성이 커진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의 원화채 잔고는 더욱 늘어나는 등 실제 자금 유출은 일어나지 않는 모습이다.
연합인포맥스 투자 주체별 장외채권 잔고(화면번호 4260)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의 원화채 잔고는 지난 19일 기준 238조8천23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연초 대비 15조원 이상 늘어난 규모다.
◇물가 경로 이탈했지만…"일시적"
올해 국내 인플레이션 추이는 한국은행이 예측했던 경로와 일부 엇나가기도 했다.
한국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연초 3%대에서 지난 5~7월 중 2%대 중반까지 내리며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이후 반등해 8월 3.4%, 9월 3.7%를 나타냈다.
이때 한은은 10월부터 물가 상승률이 다시 낮아져 연말까지 3% 내외 수준에서 등락할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그러나 10월 물가 상승률은 전월보다 더욱 상승해 3.8%를 기록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기준금리 동결의 근거가 된 한은의 물가 경로가 어긋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다만 한은은 물가 하락 경로의 큰 흐름이 유지되고 있다고 보는 입장이다. 가장 최근 수치인 11월 물가 상승률도 3.3%로 전월 대비 하락하는 모습이다.
◇랩·신탁 '나쁜 관행'에 칼 빼든 당국
금융감독원은 올해 금융투자업계의 랩어카운트·신탁 운용 관행에 칼을 빼 들었다.
암암리에 통용돼온 교체거래, 통정매매, 파킹 등 거래 관행을 엄단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연합인포맥스가 최초 보도한 '이상한 CP 시장, 기준금리보다 낮게 하루 수조 거래'(2022년 12월 2일), 'CP 자전거래 엄단'(2023년 3월 20일) 등 참고)
랩·신탁은 증권사가 주로 법인 고객의 단기자금을 운용하는 금융상품이다.
랩·신탁은 단기 상품이지만, 그간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유동성이 낮은 고금리 장기 채권이나 CP를 편입하는 일이 흔했다. 편입 자산의 만기가 상품 만기보다 길다 보니 환매 시점이 오면 운용 중인 다른 계좌에 장부가로 매각(자전·교체거래)하는 등의 방식으로 환매 자금을 마련하기도 했다.
지난해 하반기 자금시장 경색과 시장금리 급등으로 투자자의 환매 요청이 늘어나자 문제가 커졌다. 환매가 중단·지연되면서 불법 자전거래를 통해 투자자 손실을 보전해주는 사례가 발생했다.
지난 5월부터 진행된 금감원 조사에서 모두 9개사, 운용역 30여명에게 교체거래 등의 손실 보전 행위가 확인됐다. 금감원은 이들의 주요 혐의를 검찰에 공유한 상태다.
◇이·팔 전쟁에 화들짝…BOJ의 '기지개'
지난해 글로벌 물가 폭등을 촉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올해도 글로벌 지정학적 긴장은 지속했다. 지난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발발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전쟁이 본격화했다.
중동전쟁으로 확산하며 국제유가가 폭등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현재까지는 유가 등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상황이다.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하는 가운데, 이·팔 전쟁도 더해지면서 지정학적 갈등이 상시적인 위험요인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언제든 경제 및 물가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본은행(BOJ)의 초완화정책 탈피 움직임도 올해 국내외 채권시장의 최대 화두 중 하나였다.
글로벌 물가 파동 속에서도 BOJ는 마이너스 금리와 수익률곡선통제(YCC) 등 장기간 이어온 초완화 정책을 고수했지만, 올해 마침내 변화의 걸음을 내디뎠다. 달러-엔 환율이 150엔도 훌쩍 넘어설 정도로 초약세인 데다, 임금 및 물가 상승률도 높아진 탓이다. BOJ는 그동안 무제한 국채매입으로 묶어뒀던 장기금리의 상단의 유연성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YCC 철회 수순에 돌입했다.
장기 정체 경제의 대명사가 되어 버렸던 일본이 꿈틀대면서 글로벌 채권 시장도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 금리의 상승이 미 국채 시장에 미칠 영향이 상당한 탓이다.
◇연준 드디어 멈췄다…샴페인 터뜨린 시장
올해 마지막 FOMC 회의에서 연준은 그간 볼 수 없었던 비둘기 면모를 내비쳤다. 기준금리 인상 종료를 확신한 채권시장은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 강세로 내달렸다.
연준은 12월 회의에서 점도표의 내년 금리 전망치 중간값을 4.6%로, 직전 전망치보다 50bp 하향 조정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언제부터 긴축 정책의 규모를 되돌리기 시작하는 게 적절하냐는 것이 앞으로의 관건이라고 언급했다.
비둘기 FOMC 결과가 확인된 지난 14일 국고채 금리는 3년과 10년 모두 하루 만에 약 20bp씩 폭락했다. 10년 국채선물은 투빅(200틱) 상승하기도 했다.
이날까지도 국고채 3·10년 금리는 기준금리 3.5%를 하회해 3.2~3.3%대를 중심으로 등락 중이다.
연합뉴스
ebyun@yna.co.kr
윤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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