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최근 본격적으로 '통화정책 전환(피벗)'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시장의 시선은 내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으로 쏠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통상 글로벌 금리 흐름 및 주요국 통화정책과 큰 틀에서 궤를 같이하는 만큼 내년에 이를 얼마나 추종해나갈지도 관심사다.
물가 둔화 속도가 더디고 가계부채 누증이 심각한 반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어 한국은행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 금리선물 시장, 내년 3월 인하 강하게 베팅…글로벌 IB도 시점 앞당겨
22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내년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은 70.6%로 추정됐다. 50bp를 내린다는 예측까지 합치면 확률은 80%를 훌쩍 넘는다.
이는 지난주 열렸던 올해 마지막 FOMC에서 보다 완화된 점도표가 제시되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강한 비둘기파적인 발언을 내놓으면서 곧바로 시장에 반영된 결과다.
내년 3월 FOMC에서의 연방기금금리 확률(출처 : CME 페드워치)
이후 연준 위원들의 추가 발언이 공개되고 주요국들의 경제 지표가 발표되면서 꾸준히 글로벌 강세장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발맞춰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최근 미국 금리 전망을 수정하면서 인하 시점을 앞당기고 횟수를 늘리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기존 전망 대비 인하 시점을 6개월 앞당겨 내년 3월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상반기에만 3차례 정도 인하하겠다고 내다봤다. 소시에테제네랄(SG)도 3월 인하 가능성을 점쳤다.
JP모건은 첫 금리인하 시점을 기존보다 한 달 앞당겨 내년 6월로 제시했다. 이를 포함해 내년에 총 5회의 금리인하를 점쳤다.
바클레이스는 내년 6월에 첫 인하, 이후 두차례 추가 인하로 바꿨다.
국내 증권사들도 내년 상반기를 유력하게 보고 있다.
NH투자증권과 신영증권은 연준이 내년 6월에 금리 인하를 시작해 연간 100bp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미래에셋증권도 내년 2분기부터 연내 4~5회 인하할 것이라 전망했다. 키움증권은 내년 2분기 말부터 시작해 3차례의 점진적인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 한은, 곧장 같은 길 갈까…부동산PF 리스크 변수
이제 시장의 관심은 한은이 언제 금리 인하를 시작할지다.
국고채 3년 지표물 금리는 전일 장중 3.2%를 하회하기도 했다. 국고채 3년물에는 통상 통화정책에 대한 전망이 녹아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준금리 두차례 인하까지도 반영한 수준인 셈이다.
한번 레벨이 뚫린 만큼 당분간 이를 넘나드는 시도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한은도 최근 부정적인 경기 상황을 강조하면서 금리 인하에 대한 포석을 놓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20일 열렸던 물가 설명회에서 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을 새롭게 거론하면서 경기 둔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 총재는 내년 경제 전반으로 2.1% 성장이 예상되지만, 이는 IT부문 수출 개선 영향이고, 이를 제외하고 나면 1%대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발언했다.
물가가 경로 전망대로 내년 말께 2% 부근으로 수렴하는 것이 유력해진다면 이같은 경기 상황을 고려해 통화정책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그간 누적되어 왔던 부동산PF 리스크가 내년도에 현실화한다면 금리 인하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부동산PF에 대해 이 총재는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됐기 때문에 이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이다"면서 "PF 문제가 나올 때 질서 있게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 은행의 채권 운용역은 "부동산PF 리스크가 가시화된다면 한은의 금리 인하가 시장의 예상보다 더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며 "최근 건설사들의 유동성 악화설이 불거지고 있는 등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데, 내년 2분기 시작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부동산PF 리스크뿐 아니라 가계부채 문제, 국제유가 불확실성 등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다 보니 한은이 곧장 같은 길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으나 연준의 통화정책과 큰 틀에서 발맞추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다른 은행의 채권 운용역은 "이 총재가 파월 의장의 발언을 시장 반응대로 해석하지 말고 신중하게 봐야 한다는 스탠스를 보였고 한국이 미국과 연동되기보다는 한국의 상황을 보면서 통화정책을 하겠다고 했지만 연준에 완전히 독립적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한은 입장에서는 향후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 보니 모호한 스탠스가 적절하다고 판단할 수도 있겠다"고 언급했다.
jhson1@yna.co.kr
손지현
jhson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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