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도 제조 현장직 기피…60대가 가장 적극적 구직"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은별 기자 = 팬데믹 이후 국내 지역별 노동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한국은행의 평가가 나왔다. 노동 공급(구직) 대비 수요(구인)가 많아졌고, 미스매치는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제조 현장직에 대한 구직자의 기피 경향으로 인해 제조업에서의 구인난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은 제주본부 기획금융팀의 송상윤 과장이 작성한 'BOK 이슈노트 지역 노동시장 수급 상황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국 16개 지역 중 15개의 노동시장 긴장도(tightness)가 2019년 3분기 대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시장 긴장도란 노동 공급 대비 수요가 얼마나 많은지 나타내는 지표다. 고용행정통계 워크넷의 데이터를 분석해 구직건수 대비 구인 인원, 즉 구인배율을 통해 나타냈다.
노동시장 긴장도가 높을수록 노동 공급 대비 수요가 부족해 구인난이 심화했다는 뜻이다.
올해 3분기의 전국 지역 평균 노동시장 긴장도는 0.75로, 2019년 3분기 0.63보다 상승했다. 광주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상승했으며, 특히 경남과 충남 지역의 상승 정도가 상대적으로 컸다.
보고서는 구직보다 구인이 더 많이 증가하면서 이 같은 구인난 심화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구인 증가가 이직과 은퇴의 증가보다 노동 수요 확대에 주로 기인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도 내놨다.
노동시장 미스매치 역시 팬데믹 이전보다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전남, 대구, 충남 지역의 직종 간 미스매치가 전국 대비 더 크게 확대됐다. 광주, 강원, 제주, 대전 등의 경우 다른 지역과 다르게 미스매치가 축소됐다.
한국은행
제조 현장직에 대한 구직자의 기피 현상은 노동시장 전반의 인력 수급 불균형 확대 원인 중 하나로 꼽혔다.
제조 현장직에서의 노동시장 긴장도는 제주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상승하면서 구인난 심화를 나타냈다. 특히 제조업이 주력 산업인 충남과 충북 등에서 상승 폭이 컸다.
팬데믹 이후 제조 현장직 구인은 45.5% 증가했지만, 구직은 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연령층뿐만 아니라 40대 구직자도 제조 현장직을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60대 구직자가 제조 현장직 취업에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30대 이하 젊은 연령층뿐 아니라 40대도 제조 현장직을 기피하고 있다"면서 "반면 60대는 전 직종 구직 증가율보다 제조 현장직 구직 증가율이 더 높아, 여타 직종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60대 이상 고령층에서만 제조 현장직 취업에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제조 현장직을 세부 직종별로 나눠 보면, 제조 현장직 구인난은 주로 화학, 금속, 제조단순직 등에 주로 기인했다.
한국은행
또 다른 노동시장 수급 악화 요인으로 돌봄 서비스 구인이 큰 폭 늘어난 점이 꼽혔다.
돌봄 서비스의 노동시장 긴장도는 전국 16개 지역 중 11개 지역에서 상승했다.
고령화에 따라 돌봄 서비스 구인은 133.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돌봄 서비스 구인 증가율과 60세 이상 인구 비중 변화 간 상관계수가 0.58에 달해, 고령화가 돌봄서비스 수요 증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
보고서는 돌봄 서비스 인력 수급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외국 인력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고령화 추세에 비춰볼 때 인력 수급 불균형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상대적으로 임금이 높지 않은 외국 인력을 적극 활용해 돌봄 서비스 이용 비용을 낮추면서 인력 수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제조 현장직의 경우 자동화를 장려하고, 자동화가 어려운 직종의 경우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숙련도가 높지 않고 반복 업무의 성격이 강한 제조 단순직은 자동화를 정책적으로 추진해 인력 부족이 생산 차질로 이어지지 않게 유도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자동화가 어려운 화학, 금속 등의 필수 직종의 제조 현장직에 대해선 다른 직종에 비해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근무 환경을 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제조 현장에서 근무하는 20~40대의 평균 근속연수가 긴 기업에 혜택을 주는 정책 등을 대책으로 제시했다.
ebyun@yna.co.kr
윤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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