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보금 활용한 인수자금 조기 회수 가능성 일축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HMM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하림그룹이 '배당 최소화' 의지를 드러내며 향후 HMM의 주주환원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현재 HMM은 별도의 배당정책을 갖고 있지 않다. 매년 이사회가 시장 상황과 투자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배당금을 책정한다. 오랫동안 채권단 관리를 받아온 탓에 자사주 활용도 전무한 상태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27일 재계에 따르면 하림그룹은 전날 'HMM 관련 입장문'을 내고 "HMM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배당을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어 "HMM의 유보금은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최우선으로 사용돼야 한다"며 "현재 진행형인 해운 불황에 대응하고 미래 경쟁력을 위해 보유 현금을 사용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하림그룹이 HMM을 인수한 후 대규모 배당을 통해 인수자금의 일부를 조기 회수할 거란 일각의 관측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우협 선정 후 기회가 될 때마다 이같은 내용을 밝혀오고 있다.
그러면서 과거 팬오션 인수 당시 경쟁력 제고를 위해 5년 동안 배당을 하지 않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다만 아직 우협 신분인 만큼 어떤 식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설지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진 않았다.
HMM이 보유한 10조원대 현금은 이번 딜이 진행되는 내내 많은 관심을 받았다. 단순 비교시 보유 현금이 '몸값'을 넘겨 인수하면 무조건 '남는 장사'라는 얘기가 돌 정도였다. 시장에선 새 주인이 '딜 클로징' 후 이를 적극 활용할 거란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산업은행은 이러한 우려를 의식해 '배당 제한'이란 안전장치를 마련하기에 이르렀다. 우협 선정 전 후보들에게 HMM의 배당을 3년간 1조5천억원으로 제한하는 내용의 '주주 간 계약서'를 제시했다. 사실상 1년에 5천억원으로 최대치를 못 박은 것이다.
이는 HMM이 2022년(결산기준) 배당에 쓴 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 지난해 주당 1천200원을 책정해 배당금총액이 5천868억원이었다.
올해부턴 발행주식총수가 늘어 한도 내 배당할 수 있는 금액이 줄게 된다. 이미 지난달 산은과 해양진흥공사의 영구채 주식 전환으로 2억주가 증가했다. 5천억원을 발행주식총수(6억8천903만9천496주)로 나누면 주당 725원이 최대 금액이다. 물론 해운업황 악화로 인한 실적 감소 등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 계산한 수치다.
결과적으로 매각 측과 우협인 하림그룹 모두 배당 축소에 의견 합치를 이루고 있는 셈이다. 내년 산은과 해진공이 추가로 주식 전환을 결정하면 주당 배당금은 더욱 줄어든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향후 주주친화 정책 역시 배당 확대보단 투자 등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현재 HMM에는 명문화된 배당정책이 없다. 배당성향 등 '기준'을 정해둔 다른 기업들과 달리 시장 상황과 업계 평균을 고려해 '적정 수준'으로 실시하겠다고만 밝혀왔다.
오랫동안 채권단 관리를 받았고, 적자의 터널을 빠져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장기적 관점에서 구체적인 배당 정책과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다.
앞서 김경배 HMM 대표이사(사장)는 올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일부 주주가 실적 대비 배당 규모가 작다고 질책하자 "중간배당, 분기배당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확답할 순 없지만 주주 이익이 침해되는 일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배당에 임하겠단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해당 발언은 HMM이 향후 점진적 배당 확대에 나설 가능성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하지만 매각 이슈로 최대주주 변경이 맞물리며 불확실성이 커졌다.
HMM은 과거 현대상선 시절 2005년부터 2010년까지 꾸준히 배당했으나 이후 10년간은 적자를 면치 못해 주주환원도 멈췄다. 그리고 2021년 재개해 작년까지 2년 연속 배당을 실시했다.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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