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정지서 기자 = 금융감독원이 랩 신탁업계의 불법적 관행에 칼을 빼어 들자 채권시장에도 큰 변화가 관찰된다.
기준금리를 밑도는 기업어음(CP)거래는 모습을 감췄다. 랩 신탁을 향하던 자금의 상당 규모는 머니마켓펀드(MMF)와 단기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 등으로 방향을 틀었다.
다만 채권시장에서는 경계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비위 행위에 대해 제대로 된 처벌과 제도적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이야기다.
27일 채권시장과 인포맥스 'CP·전단채 통합 유통정보'(화면번호 4740)에 따르면 지난 22일과 26일 이틀 동안 기준금리(3.50%)보다 낮게 거래된 CP·전단채 거래는 전무하다.
작년 12월 초 기준금리보다 낮게 거래된 물량이 9조3천억 원에 육박했던 것에 비하면 큰 변화다.
기준금리보다 낮은 모든 거래를 자전거래로 단정하긴 어렵다. 다만 위험과 만기에 비례해 높아지는 금리 특성상 기준금리보다 낮게 거래된 물량은 통정거래 가능성이 크다고 시장은 추정한다.
최근 금감원이 발표한 랩 신탁 검사 결과에서도 기준금리보다 낮게 된 거래를 중점적으로 살핀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인포맥스는 작년 12월 2일 '이상한 CP시장, 기준금리보다 낮게 하루 수조 거래' 기사에서 랩 신탁업계의 통정매매 의혹을 최초로 제기했다. 이후 'CP 자전거래 엄단'(3월 20일, 3건)'와 '한국판 미스매치'(5월 25일, 4건) 기획 기사 등을 통해 지속해서 이슈화 노력을 기울였다.
금감원은 지난 17일 올해 5월부터 9개 증권사의 채권형 랩·신탁 업무실태에 대한 집중 점검을 실시한 결과 고객 손실보전, 사후 이익제공 등 다수의 위법 사항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의 검사 이후 기준금리를 밑도는 거래가 사라졌지만, 최초 문제를 제보한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경계를 풀지 않았다.
채권시장의 한 참가자는 "금감원이 조사 결과를 검찰에 넘겼다고 하지만 고발로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처벌 없이 이대로 끝나면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채권시장 참가자는 "고객 자산을 임의로 돌려막는 등 운용하는 것은 잘못이 명백하다"며 "다만 법리적으로 보면 비정상 추정 거래에 대한 근거 등을 마련해놨을 경우 문제 삼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채권시장 참가자는 "랩 신탁 비정상 거래를 파고들면 크게 하나의 펀드로 연결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며 "당국의 개선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를 시장은 향후 전개를 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hwroh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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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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