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금리 상승에 조달 부담 불가피
때 이른 강세 여파에 '이중고'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사태 여파가 여신전문문금융회사(여전사) 조달 부담 가중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우려가 심화하면서 관련 익스포저가 상당한 카드·캐피탈채 시장까지도 위축되는 모습이다.
◇여전채 금리 부담 본격화, 크레디트 시장 전이 촉각
28일 연합인포맥스 '유통종합-일중'(화면번호 4133)에 따르면 롯데캐피탈이 지난 1월 발행한 1년 2개월물 채권은 이날 유통시장에서 민평보다 24.5bp 높게 거래됐다. 이 밖에도 KB국민카드와 신한카드 등이 발행한 일부 채권이 유통시장에서 민평보다 두 자릿수 높은 금리를 형성했다.
태영건설 사태가 여전채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태영건설 사태가 불거진 전일에도 현대카드와 JB우리캐피탈, 비씨카드, 현대캐피탈, 신한카드, BNK캐피탈, 신한캐피탈, 롯데카드, KB캐피탈, 미래에셋캐피탈 등이 발행한 일부 채권이 유통시장에서 민평보다 두 자릿수 높은 금리로 거래됐다.
업계 관계자는 "태영건설 위기설이 불거지면서 여전채 또한 유통시장에서 민평보다 높은 금리로 거래되기 시작했다"며 "여전사들의 부동산 PF 익스포저 불안감이 커지면서 이들의 조달 시장에도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캐피탈사를 중심으로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다. 캐피탈사의 경우 카드사보다 신용등급이 비교적 낮은 데다 부동산 PF 노출 규모도 큰 편이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캐피탈사의 부동산 FP 관련 대출은 총 28조3천억원이었다. 전년 말 대비 10.7% 증가한 수준이다. 올 3월 말 해당 규모가 27조5천억원까지 줄어들긴 했으나 여전히 자기자본 대비 과중하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캐피탈사의 경우 신용등급이 비교적 낮은 곳을 중심으로 크레디트 하락 또한 현실화하고 드러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 기준 M캐피탈(A-)은 등급 전망이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돼 등급 상승 가능성이 제한됐다.
오케이캐피탈의 경우 'A-' 등급이 'BBB+'로 하향 조정되면서 A급 지위를 반납했다. 이미 오케이캐피탈에 'BBB+' 등급을 부여하고 있었던 한국신용평가는 전일 '안정적' 전망을 '부정적'으로 바꿔 달아 추가 등급 하락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카드사라고 완전한 안전지대는 아니다. 은행계 카드사는 모회사의 지원 가능성 등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아직은 관련 여파가 미미하지만, 롯데카드와 같이 부동산 PF 중심의 기업금융에 특화된 곳들을 중심으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때 이른 강세 부메랑으로…PF 부실화 리스크 촉각
여전채의 경우 이달 중순까지만 해도 강세를 이어갔다. 11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등을 기점으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거의 소멸했다는 전망이 강해지면서 채권시장 전반의 훈풍 효과를 한껏 누렸다.
당시 부동산 PF 부담 등으로 한동안 스프레드가 벌어졌던 여전채는 금리 매력이 더욱 부각돼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태영건설 위기설 등이 부상하면서 여전채의 금리 매력보다는 PF 부실화 가능성에 이목이 쏠리는 모양새다. 11월 중순부터 이어진 여전채 강세로 스프레드 여력 또한 제한된 터라 외부 충격에 더욱 취약해질 수밖에 없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여전채 시장이 한동안 강세를 이어가면서 스프레드가 급격하게 빠졌던 터라 충격을 방어할 버퍼가 희미해졌다"며 "이런 분위기면 일부 투자자는 당분간 매수를 보류할 수밖에 없을 터라 연초 효과 등을 기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여전채의 경우 내년 만기도래 물량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태영건설 사태가 빚어낸 파급력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연합인포맥스 '발행만기통계'(화면번호 4237)에 따르면 내년 만기를 맞는 캐피탈채 물량은 54조5천34억원으로, 지난 10년 내 최대치다. 캐피탈사의 자산 성장 속도가 빨라진 데다 지난해 강원중도개발공사 회생 신청 사태(일명 레고랜드 사태) 이후 조달난이 심화하면서 차입 만기가 짧아진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내년 카드채 만기도래 규모 또한 상당하다. 내년 만기 물량은 28조4천500억원으로, 이 역시 10년 내 최고치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여전채는 11월 이후 금리가 빠지면서 동반 강세가 두드러졌으나 태영건설발 PF 리스크가 부상하면서 다시 이전의 안 좋았던 상황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phl@yna.co.kr
피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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