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화이부동(和而不同). 국내 대기업 총수들의 계묘년(癸卯年)을 한 마디로 아우를 수 있는 단어다.
2023년은 그룹 총수들의 동고동락과 화합이 이뤄진 한 해였다.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사절단으로, 또 부산 엑스포 유치 민간위원으로 세계 방방곡곡을 다니며 서로 격려하고 또 위로하는 시기를 보냈다.
연합인포맥스가 29일 한국언론재단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인 '빅카인즈'를 활용해 '재계 총수' 및 '총수' 등을 키워드로 2023년 1월 1일부터 이날까지 언론 보도를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재벌 총수' 키워드 기준으로 전국 일간지 및 경제지 기사 1천47건이다.
빅카인즈 자료 화면. 연합인포맥스 캡처.
◇ 부동의 재계 1위 삼성…이재용 회장 인기도 고공행진
그룹 총수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사람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다. 재계 1위라는 중요성도 있지만, 올해는 이재용 회장이 연초부터 본격적으로 경영 현장에 등판한 첫해기 때문에 더욱 이목이 쏠린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회장과의 연관 검색어 중 '윤석열 대통령'이 두 번째로 중요한 키워드로 나타났다. 이 회장의 경영 행보를 비롯해 민간 외교관의 역할도 주목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프랑스 파리, 멕시코와 파나마, 남태평양 쿡제도 등 전 세계 다양한 국가를 방문해 지지 확보에 힘썼다.
빅카인즈 자료 화면. 연합인포맥스 캡처.
올해는 이 회장의 일거수일투족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6일 윤석열 대통령과 동행한 부산 일정이 결정타였다.
부산 엑스포 유치가 불발된 직후 윤 대통령은 재계 총수들과 함께 부산시를 방문했다. 당시 국제시장 한 어묵집에서 대통령과 총수들이 떡볶이 및 어묵을 먹은 모습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12월에만 이재용 회장을 키워드로 보도된 기사가 852건에 이른다. 불과 한 달도 되지 않는 기간, '어묵집'과 '부산 깡통시장' 등이 키워드로 등장할 정도로 언론의 보도는 대대적이었다.
연합뉴스 자료 화면
◇ SK 총수로, 대한상의 회장으로…최태원의 숨 가빴던 2023년
최태원 회장은 2023년 SK그룹의 총수이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고군분투하는 한 해를 보냈다. 부산 엑스포 유치 민간위원장을 맡으면서 그의 어깨는 더욱 무거웠다.
최태원 회장의 2023년에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키워드로 '부산세계박람회', '부산 엑스포',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프랑스 파리', '스페인', '유럽', '중국', '포르투갈' 등 다양한 국가가 등장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최 회장은 프랑스 파리에 '메종 드 부산(부산의 집)'이라는 거주 공간을 마련하고 이를 거점으로 유치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최종 투표를 앞두고는 세계 박람회 기구 회원국이 몰려있는 중남미와 유럽 7개국을 오가며 강행군을 벌였다. 비행거리로만 2만2천km로 지구 반바퀴에 이른다.
빅카인즈 자료 화면. 연합인포맥스 캡처.
최태원 회장의 연관 검색에서 몇 년째 빠지지 않는 키워드는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다. 최태원 회장의 이혼소송은 노소영 관장의 항소심으로 2차전에 돌입했다.
특히 노 관장은 지난달 열린 항소심 첫 재판에 출석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당시 노 관장은 "30여년 간의 결혼 생활이 이렇게 막을 내리게 돼 참담하다"며 "이 사건으로 인해 가정의 소중한 가치가 법에 따라 지켜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최태원 회장 측은 "노 관장과의 혼인 관계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훨씬 이전에 이미 완전히 파탄이 나 있었고, 십수 년 동안 형식적으로만 부부였다"고 반박했다.
◇ 젊은 총수 정의선…'전기차' 사업에 관심 집중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1970년생, 총수 3년 차인 '새내기 회장님'이다.
그럼에도 실적은 괄목할만하다. 정 회장의 취임 이후 현대차는 글로벌 3위 완성차 기업으로 안착했고, 전기차 분야에서는 테슬라 등에 이어 점유율 3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실적 덕에 다른 총수들과 달리 정의선 회장에 대한 연관 검색어는 '전기차', '아이오닉5', '미래 모빌리티', '전동화' 등 사업 그 자체에 집중됐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1~11월 전 세계 판매 대수는 총 674만2039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7.6% 늘어난 수준이다. 이달 판매량을 고려하면 연간 판매 목표 대수인 752만1000대에 근접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3분기까지 총 196조5천113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누적 영업이익 역시 사상 최초로 20조원을 돌파했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11월 영국 찰스 3세 국왕이 수여하는 대영제국훈장을 수훈하기도 했다. 이는 영국 사회에 의미 있는 기여를 했거나 뛰어난 성과를 이룬 인물에게 주어진다.
빅카인즈 자료 화면. 연합인포맥스 캡처.
재계 관계자는 "부산 엑스포 등으로 재벌 총수들이 자주 모이면서 화합을 다질 수 있었던 해였다"며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각자의 시각을 넓히면서도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을 모색할 기회가 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klkim@yna.co.kr
김경림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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