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 낙관 어려워…M&A로 실적 안정성 '고삐'
[각 은행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지난해 '이자장사'로 막대한 수익을 냈다는 비판을 받았던 은행권이 신사업과 인수·합병(M&A)를 통해 체질개선에 나선다.
예대마진 중심의 단순한 수익구조에서 벗어나 비(非)은행 분야를 중심으로 추가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 순익 18조·이자이익 53조…이자장사도 '끝물'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과 특수은행(IBK기업·NH농협·sh수협), 지방은행(경남·광주·대구·부산·전북·제주), 외국계은행(씨티·SC제일), 인터넷은행(카카오·케이·토스) 등 국내 18개 은행이 지난 2022년 거둔 당기순이익은 18조원, 이자이익은 53조원에 육박했다.
당시 대부분 은행들이 '최대실적'을 거뒀다. 고금리 국면이 지속되면서 순이자마진(NIM)이 대폭 오르자 은행권의 이자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난 영향이다.
이러한 기조는 지난해에도 지속되고 있다.
국내 5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3분기까지 15조7천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이익을 냈다.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가계·기업대출 부문의 이자이익이 늘어난 결과로, 은행권은 지난 2022년에 이어 최대실적을 갱신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우려도 크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조이기와 이자이익 급증에 대한 국민적 반감, 금리 변동성 심화 등의 문제가 누적된 상황에서 지난 2~3년간의 호황이 향후 지속될 지 여부를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은행권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그간의 금리인상 기조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전망들이 나오면서 은행들의 업황 변화도 불가피할 것"이라며 "올해가 실적 잔치의 '끝물'일 것으로 보고 비이자·비은행을 확대하려는 시도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KB금융이 '롤모델'…"보험·증권사 인수 치열"
은행권이 자체적인 신사업과 M&A를 통한 외형 확장을 고려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국내 시중은행들은 사업별 비중엔 차이가 있지만 영위하고 있는 사업 모델 자체는 큰 차이가 없다.
이렇다 보니 은행 자체만 떼어 놓고 보면 실적의 방향성도 대부분 일치한다.
이는 바꿔말해 NIM에 따라 실적의 방향성도 결정된다는 의미다.
하지만 지주의 실적은 은행 대비 변동성이 크다. 업권별로 자회사 포트폴리오를 갖춰둔 지주가 있는 반면, 은행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자회사가 없는 지주도 있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에는 KB손해보험의 실적이 크게 살아나면서 KB금융이 그간의 M&A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보인다"며 "또 M&A를 통해 KB라이프까지 출범시킨 만큼 KB금융의 실적 안정성은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보와 생보, 증권 등에서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는 KB금융은 최근 금융지주들 사이에선 '롤모델'로 꼽힌다.
신한금융 또한 증권과 보험 포트폴리오를 모두 확보하고는 있지만, 지난해 IFRS17 도입의 최대 수혜자인 손보업이 약한 것이 한계다. 신한금융의 손보 자회사인 신한EZ손보는 여전히 적자다.
신한금융의 문제가 손보업이라면, 하나금융은 손·생보 모두가, 우리금융은 손·생보에 더해 증권까지 없는 것이 한계로 지목된다.
이어 그는 "KB금융을 제외하면 신한, 하나, 우리금융으로 갈수록 포트폴리오의 빈틈이 커지는 구조"라며 "향후 은행 실적이 출렁일 가능성이 커진 만큼 자회사 역할에 대한 고민도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하나·우리금융은 M&A 매물에 대한 스터디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하나금융은 KDB생명을, 우리금융은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하려다가 막판에 관련 절차를 접었지만,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우량 매물에 대해서는 인수를 적극 타진하겠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특히, 우리금융의 경우 이번 조직개편에서 그룹 인수합병(M&A)을 담당하는 '사업포트폴리오부'를 미래사업추진부문에서 전략부문으로 재배치하기도 했다.
또 그룹 시너지를 담당하는 시너지사업부는 기존 전략부문에서 새롭게 재편된 성장지원부문(기존 미래사업추진부문)으로 개편했다.
최근에는 신한라이프(구 오렌지라이프) 인수 이후 M&A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신한금융 또한 손보업 강화를 위해 고민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은행권의 다른 관계자는 "일단 롯데손보의 M&A 입찰 절차가 본격화하면 포트폴리오 강화에 대한 지주들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jwon@yna.co.kr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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