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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英 헤지펀드 CLIM "삼성물산, 사업 구조 재검토 시급"

24.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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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영국계 자산운용사 '시티오브런던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City of London Investment Management·이하 CLIM)'는 삼성물산이 총수 일가에 지배력을 제공하는 것 이외에는 같은 기업으로 묶일 필요가 없는 사업들로 구성됐다고 지적했다.

CLIM은 지난해 11월 삼성물산에 주주 서한을 보내 주주환원정책을 제고할 것을 촉구한 행동주의 펀드다.

호세 가고(Jose Gago) CLIM 리서치헤드는 2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현재 삼성물산은 총수 일가에게 지배력을 제공하는 것 이외에는, 동일한 기업으로 묶일 필요가 없는 분산된 사업과 상장 계열사 지분으로 이루어졌다"며 "회사의 사업 포트폴리오에 대해 철저하고 냉정한 검토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CLIM의 이러한 지적은 삼성물산의 사업 구조를 겨냥한 것이다. 삼성의 모태가 되는 삼성물산은 삼성상회에서 시작한, 본래 무역회사다. 이후 삼성건설을 합병하는 등의 합종연횡 과정을 거쳐 현재는 ▲ 건설 ▲ 리조트 ▲ 패션 ▲ 급식 및 식자재유통 ▲ 바이오 등 다양한 사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티오브런던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로고

[출처:CLIM 홈페이지]

CLIM의 주장은 지나치게 분산된 사업 포트폴리오로 삼성물산 기업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그 피해가 주주들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서한을 통해 CLIM은 2023년 회계연도 주당 4천500원의 배당과 2024년 말까지 5천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요구한 바 있다.

특히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완료된 2015년 9월 15일부터 2023년 10월 31일까지 회사의 주가 총수익률이 마이너스(-) 25.3%로, 코스피보다 64%포인트(P) 하회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내재 가치 대비 주가 할인율은 66%를 넘었다는 것이 CLIM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발생한 주주 손실은 250억 달러, 한화로 34조원에 이른다고 CLIM은 진단했다.

호세 가고 리서치헤드는 "배당 개선이나 자사주 매입은 당장 채택될 수 있다"며 "상장 계열사로 받는 배당금의 60~70%만 삼성물산 배당금으로 지급하고 있기 때문에 여력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호세 가고 CLIM 리서치헤드와의 일문일답.

- CLIM이 제안한 배당 정책 이외에, 주가를 높이기 위한 다른 전략은 뭐가 있을까.

▲ 우리는 삼성물산이 주가를 높이기 위해 다방면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본다. 배당 개선이나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한 주주환원 정책은 삼성물산이 채택할 수 있는 방법의 하나다. 하지만, 배당 개선이나 자사주 매입은 당장 채택될 수 있으며 주식의 시장 평가를 현저하게 향상할 잠재력도 있다. 아울러, 이러한 조치들은 기업의 본질적 가치에 비해 낮게 거래되는 삼성물산의 주식 할인율을 해소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가 될 것이다.

또 다른 잠재 조치들로는 삼성물산의 기업 거버넌스 강화와 사업 포트폴리오 향상을 고민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경영진 보상 방식의 투명성을 높이고 이를 주식 가격의 할인율과 명시적으로 연관할 경우 삼성물산은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우리는 주주들에게 실제로 중요한 부분에 경영진의 주의를 집중시키는 데에 얼마나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는지를 지켜봐왔다.

운영 측면에서는 회사의 사업 포트폴리오에 대해 철저하고 냉정한 검토가 시급하다고 본다. 그룹의 핵심 사업과 그렇지 않은 사업을 식별해야 한다. 핵심이 아닌 사업을 처분하고, 그 자금을 주주 이익 증가와 수익성이 좋은 사업에 투자하는 편이 낫다. 아울러, 명확하고 투명한 자본 배분 구조를 짜고, 이러한 전략을 수행해야 한다.

또 다른 옵션으로는 회사 분할 및 사업부별 상장 등이 있다. 이를 통해, 시장이 현재의 대규모 기업 집단 구조에서는 보이지 않는 가치와 자산을 더 잘 평가할 수 있다. 이후에 경영진들과 투자자들은 해당 기업에 더 많은 관심을 두게 될 것이다.

먼저 경영진은 현재 삼성물산의 전략적 위치와 목적을 투자자들에게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 현재 삼성물산은 총수 일가에게 지배력을 제공하는 것 외에는 동일한 기업으로 묶일 이유가 없는 분산된 사업과 상장 계열사 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 국내 증권사에서 제시한 삼성물산의 목표 주가를 분석한 결과, 평균 가격이 17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CLIM이 계산한 삼성물산의 내재 가치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CLIM이 계산한 근거는 무엇인가.

국내 증권사들의 삼성물산 목표 주가와 괴리율

연합인포맥스 분석 및 제작

▲ CLIM이 분석한 삼성물산의 본질적 가치 또는 순자산가치(NAV)는 순현금과 부채 수준을 고려해 상장 지분의 현재 주가에 비상장 사업의 가치를 더해 추정한 것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비슷한 접근 방식을 채택하여 기업 가치를 추정하지만, 그 후 NAV에 할인율을 적용하여 목표 주가를 설정한다. 이때 목표 주가란 일반적으로 해당 기업의 과거 할인 수준이나 다른 한국 대기업들에 적용되는 할인율이 적용된다. 애널리스트들은 현재 상황이 미래에도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전제하고, 할인율이 반영된 목표 주가를 제시하기 때문에 그 범위가 매우 넓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삼성물산은 이런 상황을 변하게 할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런 할인율을 해소하기 위해 즉시 조처를 해야 한다.

- 배당 증가가 대주주인 이재용 회장과 가족들에게 가장 큰 이익을 주게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러한 여론에 대한 견해는.

▲ 다른 주주 환원 정책과 마찬가지로, 배당금 증액은 소유 지분 수준과 관계 없이 모든 주주에게 이익을 준다. CLIM은 장기적인 약세로 고통을 받은 삼성물산의 모든 주주를 위해 더 높은 배당을 분배하는 것이 이치로 보아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주주환원 정책의 경우 배당금 증액을 비롯해 장기적인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으로 구성돼야 한다. 이를 통해 주가는 현재의 높은 할인 수준에서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삼성물산은 현재 상장 계열사로부터 받는 배당금의 60~70%만을 지급하고 있어 (주주환원정책을 개선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사업 운영으로 발생하는 모든 잉여 현금 흐름은 보전되고 있으며, 이는 연간 1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 CLIM의 제안을 통해 궁극적으로 누가 이익을 보게 되는가.

▲ 삼성물산이 개선된 주주 환원 정책을 채택하는 경우, 모든 주주가 동등하게 혜택을 받을 것이다. 삼성그룹은 한국의 기업 지배구조를 현저하게 개선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큰 기회를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산업계 전반적으로 기업 지배구조가 개선되고 이는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부의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

klkim@yna.co.kr

김경림

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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