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미국을 위시한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피벗(정책 전환) 기대에 호주채권시장도 편승 중이다. 하지만, 경제지표를 보면 호주중앙은행(RBA)이 인하에 동참할 만한 근거가 없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3일(현지시간)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UNSW)의 리처드 홀든 경제학 교수는 호주파이낸셜리뷰(AFR) 오피니언을 통해 "미국에 살게 된다면 행복한 경제 상황을 얘기할 수 있겠지만, 호주는 달라 보인다"며 "여기는 미국이 아니라서 2024년에 금리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선 미국과 호주의 물가상승률(전년 대비) 수치를 비교했다. 지난해 11월, 미국의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6개월치를 연율로 환산했을 때 1.9%를 나타냈다. 이와 비슷한 호주의 수치는 5.1%라고 소개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기준금리(상단)가 5.5%인 반면, 호주는 4.35%라는 점도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호주의 금리가 미국 대비 1%포인트 정도 높았는데, 그만큼 최근 물가 관리에 소홀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장기 중립 금리 추정치(2.75%) 대비 기준금리 높게 가져가면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둔화를 유도했고, 호주는 이 스프레드(금리차)가 85bp 정도였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호주채권시장이 금리인하 기대를 갖는 것은 사실을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라고 홀든 교수는 판단했다. 임금 인상률도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분류했다.
호주의 작년 민간 부문 임금 인상률은 4.2%를 기록했다. 2009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호주에서는 교섭 시스템에 따라 임금이 매우 경직되게 움직이는 특징이 있다고 홀든 교수는 설명했다. 지금의 4.2% 상승률은 향후 그 이상의 영향력을 보인다고 우려했다. 서비스 부문의 높은 인플레이션은 이미 이를 반영하는 방증이라고 진단했다.
홀든 교수는 "이 모든 것을 종합해볼 때 금리가 떨어지지 않고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해 좀 더 인상될 수 있다는 것이 2024년 호주에 대한 그럴듯한 시나리오"라며 "미셸 불록 RBA 총재는 확실히 인플레이션을 목표 범위 안으로 되돌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같다"고 내다봤다.
중앙은행의 고금리는 정부에게 불편한 부분이 있다. 민간 경제의 수요를 위축시키면서 지지율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짐 차머스 호주 재무장관은 다른 나라에서 금리인하가 진행될 때 호주만 소외되더라도,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홀든 교수는 조언했다.
그는 "국민과 정부의 체감 경기가 벌어지는 것은 정말 나쁜 생각"이라며 "경제가 실제보다 장밋빛인 척하지 말고 중장기 경제 의제를 올려놓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jhlee2@yna.co.kr
이재헌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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