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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젠다47 전문가에게 듣는다] 토머스 허바드 전 주한 미국대사

24.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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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재선, 한·미 동맹에 악영향"

[※편집자 주 = 올해 11월 5일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할지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려 있습니다. 각종 여론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현 대통령보다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2기'가 현실이 돼 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20년 만에 다시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이 됐습니다. 북한의 도발 속에 동맹국인 미국과의 관계는 중요한 외교 과제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연합인포맥스는 [어젠다47 전문가에게 듣는다]라는 제목으로 정치, 경제, 외교, 안보를 아우르는 전문가들의 인사이트를 신년 기획 인터뷰로 담았습니다. 인터뷰 대상자는 토머스 허버드 전 주한 미국대사부터 ▲심윤조 전 주오스트리아 대사(전 국회의원) ▲김동석 한미유권자동맹 대표 ▲노명화 워싱턴 글로벌전략경영원(GABI) 원장 ▲황인선 국제금융센터 부원장 ▲정대영 송현경제연구소 소장까지 총 6분입니다.]

토머스 허바드 전 대사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내년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높아지는 가운데 토머스 허바드 전 주한 미국 대사는 트럼프의 재선이 한미 동맹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했다.

허바드 전 대사는 4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한미 동맹에 대한 '파괴적(disruptive)' 견해를 바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트럼프는 1기 정부 때부터 한미 동맹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그는 당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과 방위비 분담금 인상, 주한 미군 철수 등을 요구했었다.

허바드 전 대사는 트럼프가 2기 정부 때도 같은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며 한국 정부는 이해득실을 잘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트럼프가 한국의 방위비 분담과 주한 미군 철수 등에 대한 견해를 바꿨다는 신호가 없다"며 "(미국과) 동맹을 유지하는 데 따르는 이득과 예상하기 어렵고, 자기 주장이 강한 상대에 대응하는 데 따르는 비용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고 한국 정부에 조언했다.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할 경우 한국 배터리 업계 역시 큰 영향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가 조 바이든 현 미국 대통령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녹색 뉴딜 등을 폐지하겠다고 공약했기 때문이다.

허바드 전 대사는 "(트럼프의 공약이) 바이든의 정책에 화답해 많은 투자를 감행한 한국 배터리 기업들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트럼프가 IRA와 바이든 정부의 다른 친환경 정책들을 되돌릴 수 있을지는 의회 선거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허바드 전 대사는 트럼프가 사전 공약 성격의 '어젠다47'과 캠페인 성명 등을 통해 2기 정부 역시 1기와 마찬가지로 미국과 국제 관계에 악영향을 줄 것임을 시사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는 1기 정부 때 미국과 국제 관계에 악영향을 미쳤으며, 2020년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 않으려 한 점도 미국 민주주의에 큰 위협을 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는 자유 무역을 지지하는 인물이 아니다"며 "모든 국가에 10%의 관세를 매긴다는 트럼프의 계획은 우리가 의존하고 있는 세계 무역 시스템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허바드 전 대사는 북미 관계 역시 트럼프 정부하에서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북한은 대화를 적극 원하는 바이든 정부와도 협상에 나서려고 하지 않았고, 앞서 트럼프와 북한 간의 정상회담은 실패했다"며 "그 와중에 북한은 계속해서 핵과 미사일 기술을 개발시켰기 때문에 차기 미 대선을 누가 이기든지 간에 북미 관계는 교착상태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다시 시도할 가능성이 있지만, 앞선 회담이 실패한 데다 러시아, 중국과의 관계가 좋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김 위원장이 트럼프와 정상회담에 나설지는 미지수"라고 예상했다.

허바드 전 대사는 그럼에도 아직 선거가 1년이나 남은 데다 차기 정부의 정책 방향성은 의회 선거 결과에 따라서도 많이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정부는 미 대선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되 트럼프가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점하는 현재 상황에 대해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며 "아직 선거가 1년이나 남아 있으며, 특히 트럼프가 여러 법적 문제가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그때까지 많은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막상 선거가 다가오면 극단적 견해를 가진 트럼프보다 온건한 견해를 가진 바이든에 대한 지지율이 오를 가능성이 있고, 앞으로 다가올 미 상·하원 선거 역시 차기 미 정부의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허바드 전 대사는 "트럼프가 공화당 내 보수파들에 강한 지지층을 가지고 있고, 법적 문제나 예기치 못한 사고 등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공화당 대선주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지금은 고령으로 바이든에 대한 지지도가 낮지만, 막상 선거에서 트럼프와 바이든 사이에서 골라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좀 더 온건한 견해를 가진 바이든에 대한 지지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바이든이 2020년 트럼프를 큰 표 차로 이겼으며, 힐러리 클린턴이 2016년에 일반투표에서 승리했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허바드 전 대사는 미국의 정통 외교 공무원으로, 아시아 외교·안보 전문가로 꼽힌다. 지난 2001~2004년 주한 미 대사, 2001~2004년 주필리핀 미 대사를 지냈다. 1994년 북핵 협상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현재는 워싱턴 소재 미국 컨설팅기업 맥라티 어소시에이션에서 선임 디렉터로 근무하고 있다.

jykim@yna.co.kr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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