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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젠다47 전문가에게 듣는다]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대표

24.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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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퍼스트', '바이 아메리칸'과 크게 다르지 않아

(뉴욕=연합인포맥스) 임하람 특파원 = 올해 11월 예정된 미국의 제47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선 공약을 웹사이트인 '어젠다47'을 통해 제시했다. 트럼프는 어젠다47에서 미국인들을 위한 새로운 무역정책을 펼치겠다며 다시 보호무역주의와 관세 주의, 무역 제재 등의 카드를 들고 나섰다.

미국 연방 의회 전문가인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김동석 대표는 4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다시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라는 미국 최우선주의 통상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고 나섰지만, 이는 조 바이든 정부의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정책 기조와 사실상 큰 차이를 가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대표

트럼프 캠프는 중국에 대한 '최혜국 무역국 지위(MFN. Most Favored Nation)' 대우를 박탈하고, 전자제품과 철강, 의약품까지 모든 중국 제품의 미국 내 수입을 줄이는 4개년 계획을 도입, 미국 기업의 중국 투자 금지 조치를 공약했다. 또 모든 미국 수입품에 대해 10%의 보편관세를 매기겠다고 언급했다.

김 대표는 트럼프의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이 미국 의회에 초당적으로 불고 있는 보호무역주의 바람과 미국산 원료 사용을 핵심 개념으로 한 바이든 정부의 '바이 아메리칸'과 기조적으로 합치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지를 시사한 바 있다. IRA는 미국의 대기업 증세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그 일환으로 전기차 보급 증대를 추진하는 차원에서 전기차에 세액공제 혜택을 적용하는 법안이다. 미국은 IRA 법안에서 전기차에 주는 세액 공제액을 자국 기업에 이미 유리하게 설정해 놓았다.

김 대표는 "트럼프가 IRA를 폐기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민주당의 정책을 지원하는 증세를 폐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IRA에서 트럼프 캠프가 하나 마음에 드는 것을 꼽으라면 IRA에 새겨진 '아메리카 퍼스트' 기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최근 워싱턴 정가에는 보호무역주의의 바람이 다시 불고 있다며 미 정치권에 여야를 막론하고 퍼진 반중(反中) 정서에는 이 같은 공감대가 어느 정도 반영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행정부 당시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지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는 작년 여름 '노 트레이드 이즈 프리(No Trade is Free, 공짜 무역이란 없다)'라는 신간 저서를 발간했다.

대중 강경파인 라이트하이저 전 USTR 대표는 이 저서를 통해 미국 보호주의 무역정책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한다. 그는 지난 10월 저명한 외교 간행물인 미국외교협회의 '포린 어페어스'에 '더 뉴 아메리칸 웨이 오브 트레이드(The New American Way of Trade)'라는 기고문을 싣기도 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USTR 대표 발간 저서

김 대표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의 '노 트레이드 이즈 프리'는 워싱턴의 여야 위원 할 것 없이 교과서"라며 "트럼프의 당선과 무관하게, 미국의 통상정책에 관련된 내용은 이런 부분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민주당에서도 사실상 예전의 관용적인 정책보다는 미국 산업을 보호하는 '바이 아메리칸'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김 대표는 트럼프의 통상 정책은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있다고 꼬집었다.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는 통상 정책이 펼쳐짐에 따라 교역 상대국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편 김 대표는 트럼프의 높은 지지율에도 올해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의 재선 여부를 확실시하기는 어렵다고 꼬집었다.

그는 "실제 대선은 일 년 정도 남았는데, 양 후보가 가지고 있는 변수를 고려하면 트럼프를 유력하게 보는 것은 초보적인 생각일 수 있다"며 "트럼프의 사법 리스크와 미국 공화당 내에서도 '트럼프는 아니다'라는 여론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선이 진행될수록, 트럼프는 사법 리스크로 인해서 지지율이 계속 떨어질 것"이라며 "전 세계가 마음을 졸이는 불확실성이 높은 트럼프에 대한 우려로 인해 결국 후보 교체론 등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공화당 후보 중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트럼프의 대항마로 시선이 모이는지가 핵심적인 관건이다"고 언급했다.

그는 "과거 공화당 쪽의 모금 활동을 맡아준 전통적인 정치자금 기업의 4분의 3은 트럼프가 아닌 헤일리를 지지하고 있다"라면서 "이런 그룹 내에서도 '진짜 공화당 리더가 트럼프는 아니다'라는 생각이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오는 15일부터 열리는 미국 공화당의 첫 대선 후보 경선이자 대선 풍향계로 불리는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를 분수령으로 봤다.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헤일리가 론 드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이기고 2위를 수성하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아이오와에서 론 드산티스가 지지율이 높은데도 만약 헤일리가 드산티스를 제칠 수 있다면, 공화당 내 세력들이 헤일리를 트럼프의 대항마로 만들어냈다는 의미"라며 "약 보름을 남겨둔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헤일리가 2위를 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고 설명했다.

만약 헤일리가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2위를 수성할 경우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에게도 헤일리를 지지하고 후보권을 포기하라는 공화당 내부 압박이 강해질 수 있다고 김 대표는 덧붙였다.

아이오와 코커스가 끝나면 뉴햄프셔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경선이 열린다. 헤일리가 과거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최연소 첫 여성 주지사를 역임했던 만큼 주도권을 이어가는 한 충분히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의 대항마로 우뚝 설 수 있다고 김 대표는 주장했다.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헤일리는 공화당 후보 중에서는 가장 온건·중도파로 꼽힌다. 인도계 미국인인 헤일리는 미국 최초 아시아계 여성 주지사였으며, 백인 남편, 흑인 사위를 두는 등 공화당 후보 중 가장 확장성이 있는 인물로 꼽힌다.

김 대표는 지난 30여년간 미주 한인 유권자들의 풀뿌리 정치 참여 운동을 이끌어 온 연방의회 전문가다. 과거 한인 유권자센터 소장과 시민참여센터 상임이사를 역임했고, 2007년 미 의회의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통과의 주역으로 활동하며 주목받았다. 그는 한미 간 비자 면제 프로그램,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미국 의회 비준 등 한인들의 풀뿌리 운동을 주도해 연방의회에서 입법 성과를 내기도 했다.

hrlim@yna.co.kr

임하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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