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김경림 기자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고(故) 정주영 선대 회장부터 정몽구 명예회장으로 이어져 오는 현대가의 '도전 DNA'를 계승하고 있다.
오너가의 경영승계 우려를 불식시키며 고급화 전략 및 전동화 전환에 나서며 현대차그룹을 글로벌 완성차 판매 3위로 이끌었다.
[현대차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정의선 회장은 평소 "현대차그룹이 추구하는 본질적인 사명은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이라는 모두의 꿈을 함께 실현하는 것"이라고 밝히며 전동화,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등은 물론 로보틱스, AAM(미래항공모빌리티), 스마트시티, 수소에너지 솔루션,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등 새로운 분야에서 모빌리티 영역을 재정의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추격자'가 아닌 혁신적 아이디어로 시장의 판도를 주도해 나가는 '게임체인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진두지휘하고 있다.
다만, 과거 순환출자 구조 해소 등의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했다가 철회하면서 아직도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 있다.
연합인포맥스는 4일 한국언론재단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인 '빅카인즈'를 활용해 정의선 회장에 대한 2018년 1월 1일부터 2023년 12월 31일까지의 언론 보도를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전국 일간지 및 경제지 기사 2만2천279건이다.
◇수석부회장 때 못 푼 숙제, 지배구조 개편
지난 2018년 정의선 회장과의 연관어 가운데 1위는 현대모비스, 2위는 지배구조 개편이 올랐다. 순환출자 고리와 엘리엇 등의 단어도 눈에 띈다.
당시 무슨 일이 있었을까.
2018년은 현대차그룹의 입장에서 안타까운 해로 기억되고 있다. 순환출자 고리를 끊기 위해 추진한 지배구조 개편안이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등의 반대로 무산됐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 현대모비스의 모듈·AS 부품 사업을 현대글로비스와 합친 뒤 총수 일가가 가진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매각한 자금으로 기아와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주식을 사들여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방안을 시도했다.
그러나 엘리엇이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보통주 1조500억원 규모를 보유하고 있다며, 지배구조 개편안에 반대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시장 신뢰가 없는 지배구조 개편은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철회했다.
엘리엇에 발목이 잡힌 현대차그룹은 국내 10대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은 정의선 회장이 2020년 공식 취임하면서 순환출자 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연관어에 다시 등장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2018년 이후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아직도 밝히지 않고 있다.
[출처:언론진흥재단 빅타인즈 화면]
◇전동화 전환 퍼스트무버…글로벌 완성차 3위로 자리매김
정의선 회장이 수석부회장 시절부터 연관 검색어에 오른 단어들은 수소전기차, 미래차, 모빌리티 등이다.
2020년 10월 현대차그룹 수장에 오른 정의선 회장의 취임 일성은 "안전하고 자유로운 친환경 이동수단의 구현"이었다.
기존 자동차 완성업체에서 탈피해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변혁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그룹이 내연기관차 후발주자였지만 전기차에서는 선두 주자가 돼야 한다며 대규모 투자에 적극 나서는 등 '퍼스트무버' 전략을 고수했다.
이에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개발을 주도해 E-GMP 기반 전기차인 아이오닉5와 EV6, 아이오닉6 등이 작년 글로벌 3대 '2023년 올해의 차'를 모두 거머쥐는 쾌거를 이뤘다.
또한, 정의선 회장의 주도로 2015년 출범한 브랜드 제네시스가 작년 8월 누적 판매 100만대를 돌파하며 고급 브랜드로서의 입지도 다졌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그룹을 연 매출 200조원 이상의 글로벌 '톱3' 자동차그룹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동화뿐 아니라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AAM, 수소 등에도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며 모빌리티 게임체인저로서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있다.
[출처: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 화면]
◇전기차 생산 거점 확대…시장 다변화도 모색
전기차 퍼스트무버로 자리매김하는 현대차그룹이지만, 미국의 IRA(인플레이션 방지법) 등 글로벌 변화에도 기민하게 대처해야 했다.
북미산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IRA 직격탄을 맞게 되자 현대차그룹은 2024년 하반기 양산 개시를 목표로 미국 조지아주에 첫 전기차 전용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짓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연 30만대 전기차를 생산해 IRA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싱가포르에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를 준공해 연산 3만대 수준의 소규모 전기차 생산 시설도 갖췄다.
올해 2분기 기아 오토랜드 광명 전기차 전용공장을 완공하고, 소형 전기차 EV3를 생산해 국내외에 판매할 예정이다.
또한, 기아 오토랜드 화성 전기차 전용공장, 현대차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을 순차적으로 가동해 2030년 전기차 글로벌 톱3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기아는 2030년까지 총 31종의 전기차 라인업을 갖출 방침이다.
정의선 회장과의 연관어에 인도네시아와 사우디 등도 눈에 띈다.
이는 러시아와 중국 시장을 벗어나 인도와 아세안, 중동아시아 등에 현대차그룹이 집중하는 것과 연관이 있다.
세계 4위 인구 대국인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시장 거점으로 현대차의 새로운 글로벌 성장 동력으로 꼽히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으로 자리 잡은 인도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차는 연 13만대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춘 제너럴모터스(GM)의 인도 탈레가온 공장을 인수하며 본격적인 공략에 나섰다.
중동에서는 전기차 생산, 수소에너지 등 첨단 신사업으로 정주영 선대회장의 '중동신화' 재현에 나섰다. 도로·항만 등 산업 인프라에 이어 전기차를 비롯한 완성차 생산, 친환경 수소 에너지, 첨단 플랜트 수주 등으로 사업 분야를 확장하고 있다.
이 밖에도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과 높은 키워드 빈도수를 나타냈다.
한편, 정의선 회장은 오는 9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가전·IT 박람회 'CES 2024'에서 AI와 로보틱스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2024년 신년회에서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로 지속 성장'을 화두로 제시한 정의선 회장이 미래 모빌리티 관련 또 어떤 혁신을 이뤄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광명=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3일 오전 경기도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그룹 2024년 신년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2024.1.3 yatoya@yna.co.kr
yglee2@yna.co.kr
이윤구
yglee2@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