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서울외환시장 구조 개선의 정식 시행을 앞두고 곳곳에는 이미 크고 작은 변화가 시작됐다.
해외에 소재를 둔 해외외국환업무취급기관(RFI)의 등장과 전자거래플랫폼(API)에 기반한 대고객 전자거래는 현실이 됐다. 국내 외환시장의 개방·경쟁적인 구조로의 변화를 보여주는 동시에 성공을 가늠하는 척도로 주목된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번 주 외환시장 구조 개선을 위한 시범운영 첫날 RFI와 국내 시중은행 사이에 달러-원 거래가 체결됐다.
올해 하반기 정식 시행을 앞둔 시범운영 기간에는 해외 금융기관 중에 당국의 인가를 받으면 직접 국내 외환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
현재 RFI 인가를 받은 기관은 두 곳이다. 다만 RFI 등록을 진행 중인 기관들은 십수 곳이다. 오는 2월 야간 실거래 테스트 전까지는 등록 절차가 완료될 수 있다.
RFI는 정식 시행 전까지 주요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범운영 기간에는 거래 참가자와 거래 시간이 늘어나는 가운데 차질 없이 거래가 이뤄지는지 점검하는 게 목표다. 신규 수요나 시장 거래량 확대 등과 같은 개방 효과를 기대하기보다는 정식 시행 전까지 준비에 만전을 기한다는 뜻이다.
다만 RFI 참여가 어느 정도 확보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점검을 하기에도 어려울 수 있다. 점검을 기본으로 하되 적극적인 참여가 동시에 필요하다.
현재 RFI가 직접 국내 외환시장에서 거래하기 위해선 실제 거래에 수반되는 백오피스 업무가 주요한 과제로 알려졌다. 현물환 거래를 외국환 중개회사 서버(API)에 연결하는 전산 작업부터 새로운 고객확인절차(KYC) 절차 등이다.
RFI가 내부적으로 거래 상대방과의 거래 내역을 처리하는 후선 작업도 사전에 부서 간 협의가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의 한 딜러는 "공식적으로 RFI에 등록하려면 지점 내부에서 필요한 승인만 해도 여러 개"라며 "시범운영 기간 매뉴얼이 완화됐지만 연초부터 시작하기엔 정말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국내 지점이 없는 외국 금융기관의 경우 당국에 외국환거래업무 관련 확인 및 보고 의무를 위탁할 업무대행기관이 필요하다. 업무대행기관은 RFI의 거래 내역을 당국에 대신 보고하는 일을 맡는다.
다만 기존 외국환은행들은 대행기관 참여를 검토하는 단계로 실제 시행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파악된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대행기관의 가장 큰 화두는 면책 범위"라며 "과연 RFI가 신의성실 원칙을 지켜 보고에 참여할지 법적 리스크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책임 소재와 전산 비용 등을 따져 얼마나 타협점을 서로 찾을 수 있을지 관건이다"고 말했다.
이러한 세부 과제가 해결될 때 RFI 참여가 활성화될 전망이다.
대고객 시장은 전자거래를 위한 API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외국계은행은 다른 선진 통화시장에서 API를 운용한 경우가 많다. 반면 국내 시중은행 중 다수는 API 활용 속도가 더딘 편이다.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을 제외하면 API를 실제 운용하지 못했다. 올 하반기 정식 시행을 전후로 API 개발을 마칠 계획인 곳도 여럿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다수 은행과 고객의 거래를 중개하는 전자 중개회사인 애그리게이터(Aggregator)가 외국환법령 개정을 거쳐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 API 기반으로 호가를 원활하게 제공하지 못할 경우 대고객 시장에서 경쟁력은 취약해질 수 있다.
이미 대고객 전자거래가 글로벌 시장에서 활발하게 사용되는 만큼 국내 은행의 API 도입은 외환시장의 접근성 제고를 위해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연합뉴스TV 제공]
ybnoh@yna.co.kr
노요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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