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법원 "'쌍방대리' 맞으나 당사자 동의 있어 계약 유효"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2년 넘는 법정 다툼 끝에 남양유업 인수를 확정했다.
대법원 민사2부는 4일 한앤컴퍼니가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주식양도소송 상고심에서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 한앤컴퍼니의 손을 들어준 원심을 최종 확정했다.
이로써 지난 2021년 8월 시작된 양측의 법정 공방은 2년여 만에 한앤컴퍼니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재판의 쟁점은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시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매수·매도 양측을 모두 대리한 것(쌍방대리)이 문제가 되느냐였다.
아울러 해당 SPA가 변호사법의 수임제한 조항인 제31조 제1항 제1호가 규정한 '사건'에 해당하는지도 쟁점으로 다뤄졌다.
대법원은 이번 사건이 쌍방자문에는 해당하나 홍 회장이 이에 대해 사전 또는 사후에 동의했기 때문에 예외적으로 계약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변호사들이 SPA 체결 관련 대리인이 아닌 '사자'에 불과하다는 원심의 판단과 이번 건이 쌍방대리가 금지되는 '법률사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원심의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면서도 "SPA의 목적물이 구체적으로 확정된 상황에서 홍 회장이 가장 중요한 계약 내용인 주당 매매대금에 대한 협상과 결정을 직접하며 쌍방자문에 사전 또는 사후에 동의하였다고 한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이 법무법인이 아닌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들이 거래 양측을 대리한 경우에도 쌍방대리에 해당함을 최초로 판시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대법원 선고에 한앤컴퍼니 측 인사나 홍 회장은 나타나지 않았다.
한앤컴퍼니 측을 대리한 법무법인 화우의 김유범 파트너 변호사는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계약을 체결하고 이행을 구하는 거였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가처분을 해놓은 상태기 때문에 주식을 한앤코 명의로 이전하는 등 집행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앤컴퍼니는) 언제든지 돈을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기 때문에 (홍 회장 측이) 경영권 인수에 협조를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최종 주식 인수까지는 홍 회장 측의 협조가 미진할 경우 두 달 가까운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앤컴퍼니 측은 "인수·합병(M&A) 계약이 변심과 거짓 주장들로 휴지처럼 버려지는 행태를 방치할 수 없어 소송에 임해왔다. 홍 회장 측이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기를 기대한다"며 "회사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조속히 SPA가 이행돼 남양유업의 임직원들과 함께 경영개선 계획들을 세워나갈 것이며,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고 새로운 남양유업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홍 회장은 지난 2021년 '불가리스 사태'와 경쟁사 비방 행위 등으로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남양유업 경영권 매각을 결정했다.
이에 한앤컴퍼니는 2021년 5월 홍 회장 등 남양유업 최대주주 일가가 보유한 지분 52.63%를 3천107억원(주당 82만원)에 인수하는 SPA를 체결했다.
그러나 홍 회장은 두 달 뒤인 7월 한앤컴퍼니 측 이사를 선임하기 위해 열린 임시주주총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9월엔 한앤컴퍼니에 합의사항 미이행 등을 이유로 계약 해제를 통보했다.
이에 한앤컴퍼니는 홍 회장 측에 주식양도를 요구하는 본안 소송을 제기했다.
홍 회장 측은 김앤장의 쌍방대리가 문제일 뿐 아니라, 홍 회장 일가에 대한 예우와 외식사업부 백미당 매각 제외 등 합의 사항을 한앤컴퍼니가 지키지 않았다고 맞섰다.
1심 재판부는 2022년 9월 원고인 한앤컴퍼니의 승소를 판결했다.
재판부는 김앤장의 쌍방 대리 사실은 인정되나, 자문 변호사들의 업무가 기업 인수거래에서 통상적으로 수행하는 범위를 넘어서지 않아 계약을 무효로 볼 수 없다고 봤다.
또 홍 회장 측이 유효하다고 주장하는 별도 합의서는 홍 회장의 지시에 따라 실무자가 작성한 것으로, 원고와 피고가 모두 날인한 적이 없다고 판시했다.
홍 회장은 이에 불복해 즉각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도 "신속하게 종결해야 하는 사건"이라며 지난해 2월 이를 기각했다.
홍 회장은 여기에도 반발해 작년 3월 상고했다.
1·2심 재판부가 일제히 한앤컴퍼니의 승소를 판결하자 일각에서는 대법원이 추가 심리 없이 사건을 기각할 것(심리불속행)이란 전망도 나왔으나, 대법원은 정식 심리에 들어갔다.
한편, 이번 소송에서 한앤컴퍼니 측 소송 대리는 법무법인 화우가, 홍 회장 측은 LKB앤파트너스(1심)와 법무법인 바른(2·3심)이 담당했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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