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5년·10년 구성, 마이너스 NIP 달성
태영건설 불안 완화, 시장 선봉장 역할 톡톡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한국수출입은행이 20억달러(약 2조6천240억원) 규모의 글로벌본드(SEC Registered) 발행에 성공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국내외 시장 전반을 둘러싼 불확실성에도 유통물보다 낮은 금리를 달성해 2024년에도 한국물(Korean Paper) 벤치마크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한국수출입은행의 흥행으로 뒤이어 조달을 준비 중인 후발주자들의 부담은 한층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한국수출입은행은 인베스터 콜(Investor call) 등의 과정에서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사태와 관련한 해외 투자자들의 불안을 덜어내기도 했다. 이에 해외 조달 선봉장으로서 역량을 한껏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청룡의 해' KP 조달 포문…수요·금리 다 잡았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수출입은행은 전일 아시아와 유럽, 미국 등에서 진행한 북빌딩(수요예측)을 통해 20억달러어치 글로벌본드 발행을 확정했다.
트랜치(tranche)는 3년과 5년, 10년물 고정금리부채권(FXD)으로 각각 8억달러, 8억달러, 4억달러 규모다.
가산금리(스프레드)는 3년과 5년, 10년물 각각 동일 만기의 미국 국채금리에 53bp, 63bp, 73bp를 더한 수준이다.
최초제시금리(IPG, 이니셜 가이던스)는 3년물 80bp, 5년물 90bp, 10년물 100bp였으나 38억달러가량 몰린 수요에 힘입어 스프레드를 27bp씩 끌어내렸다.
3년물은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 형태다. 이에 따라 조달 자금의 사용처는 친환경, 사회적 사업 등에 사용될 전망이다.
이번 발행으로 한국물 시장은 2024년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지난 3일 현대캐피탈아메리카가 달러채 북빌딩에 나서긴 했으나 미국 법인인 데다 뉴이슈어프리미엄(NIP)을 일부 감수하는 현지 스타일의 발행물이라는 점에서 한국물 시장 분위기를 온전히 담아내기 어려웠다.
사실상 한국수출입은행이 올해 한국물 시장의 포문을 연 셈이다. 더욱이 수출입은행은 국책은행 지위와 AA급 우량 신용등급 등을 바탕으로 한국물 벤치마크 역할을 이어오고 있다는 점에서 KP 시장의 금리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한국수출입은행의 이번 발행물은 모두 유통금리를 밑도는 수준을 형성해 한국물 전반의 스프레드 레벨 또한 낮췄다. 미국 투자자 모집 당시 민간 고용지표 호조로 10년물 국채금리가 상승하는 등 부담이 커졌으나 마이너스 NIP을 달성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스프레드를 끌어내리면서 후발주자들의 조달에는 청신호가 켜졌다. 뒤이어 SK하이닉스와 포스코 등이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신규 투자자 잡자" 인베스터 콜 확대…태영건설 '이상 무'
한국수출입은행은 2022년과 2023년에도 새해 첫 한국물 발행 주자로 시장을 찾아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어 올해도 첫 주자로 나서 시장 가늠자 및 벤치마크 역할을 다했다.
수출입은행의 성과를 뒷받침한 건 해외 기관과의 소통이다. 글로벌 기관과의 접점을 넓히는 데 공을 들이면서 흥행 기반을 다져나갔다.
이번 조달에서는 미국과 중남미 등의 신규 투자자 공략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현지 기관과의 시차 등을 고려해 통상 북빌딩 전 이틀간 진행했던 인베스터 콜 기간을 3일로 늘리는 등 전략적으로 접근했다.
태영건설 사태로 불안감이 커진 해외 투자자를 달랜 것도 수출입은행의 몫이었다. 첫 한국물 발행 주자로 나선 데다 국책은행의 지위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인베스터 콜에서 태영건설 사태와 한국 정부의 대응력 등에 대한 문의가 이어졌다.
수출입은행은 정부와 한국은행의 시장 안정화 조치 등을 언급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불안을 완화했다. 평소 해외 투자자와의 소통을 지속하면서 쌓아온 IR 역량을 한껏 발휘한 모습이다.
수출입은행의 국제 신용등급은 AA급 수준이다. 무디스와 S&P, 피치는 각각 'Aa2', 'AA', AA-'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이번 딜은 ANZ와 BNP파리바, HSBC, JP모건, MUFG 증권, 스탠다드차타드가 주관했다. 한국투자증권이 보조 주관사 격인 조인트 리드 매니저(Joint Lead Manager)로 이름을 올렸다.
phl@yna.co.kr
피혜림
phl@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