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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자문 '쌍방대리' 지적한 대법원…남양유업 분쟁서 무슨 일이

24.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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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법률자문은 대리행위…쌍방대리 해당 가능"

업계 "원래 쌍방대리 시 당사자 동의 얻어 예외 적용"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대법원이 남양유업 경영권 분쟁을 종결하며 기업 인수·합병(M&A) 법률자문에서의 '쌍방대리'를 최초로 지적해 눈길을 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대법원 판결의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원래부터 쌍방대리는 당사자의 승인을 얻어 진행해왔기 때문에 변호사법의 수임제한 조항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법원

[출처: 대법원 홈페이지]

5일 대법원에 따르면 대법원은 전날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와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사이의 주식양도소송에서 원고 한앤컴퍼니의 승소를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의 주요 쟁점은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과정에서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들이 인수·매각 양측에 모두 관여한 것이 법에서 금지한 쌍방대리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민법과 변호사법은 당사자의 허락이 없을 시 쌍방대리를 금하고 있다.

1심 재판부는 홍 회장 측을 자문한 변호사가 통상적인 수준의 법률 조언을 제공하고 단순히 홍 회장의 의사를 거래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데 그쳐 법률상 대리행위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애초에 대리행위가 아니기 때문에 쌍방대리 여부를 다툴 수 없다고 봤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최종 결정 권한이 없다는 사정이 대리인과 '사자(타인의 의사를 전하는 사람)'를 구별하는 결정적 기준이 될 수 없다"면서 홍 회장 측 변호사가 대리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을 뒤집었다.

이어 법무법인이 아닌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들이 거래 양측으로부터 수임한 경우에도 쌍방대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런데도 대법원이 계약을 유효하다고 한 이유는 홍 회장이 쌍방대리에 동의한 것이 인정돼 이를 허용한 예외조항이 적용된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처럼 대법원이 M&A 법률자문에서의 쌍방대리를 문제로 삼았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기존부터 쌍방대리 시 거래 당사자의 허락을 얻는 것이 관례기 때문이다.

대형 로펌에서 M&A 자문을 하는 한 변호사는 "쌍방대리를 하면 동의(웨이버)를 받는 게 일반적이어서 기존 관행이 변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보다 명시적으로 확인하는 절차를 진행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M&A 전문 변호사도 "이미 다 동의를 받고 있어서 대법원 판결로 자문 활동이 위축될지는 의문"이라며 의견을 같이했다.

회계자문의 경우도 상황은 비슷하다.

대형 회계법인에서 M&A 자문을 하는 고위 임원은 "추후 문제가 될 수 있어 (쌍방자문을) 원래 잘 안 한다"며 "하는 경우에도 법으로 정해진 건 아니지만 관행상 서로 동의를 구한다"라고 말했다.

쌍방자문은 아니지만 최근 HMM 경영권 매각 과정에서 이와 비슷한 문제가 주목받은 바 있다.

매각 측인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의 회계자문을 삼일PwC가 맡은 가운데, 원매자인 하림과 동원은 각각 EY한영과 삼정KPMG를 자문사로 선임했다.

뒤늦게 인수전에 뛰어든 LX는 자문사로 감사인인 딜로이트안진을 제외하고 삼정KPMG와 EY한영 중 한 군데를 선정하고자 했으나, 앞서 이들과 계약한 경쟁사들이 겸업에 동의하지 않아 삼덕회계법인의 손을 잡았다.

한편, 현재 국회에는 변호사의 쌍방대리를 예외 없이 금지하는 변호사법 일부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이를 지난해 11월 대표발의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제안 이유로 "쌍방대리 금지를 형해화하는 사건 수임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해충돌 소지가 있는 법률상담 등 법률사무의 경우 대한변호사협회의 승인을 받도록 해 직무윤리 저촉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질문에 답하는 한앤코 측 법률대리인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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