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KB국민銀, ELS 많이 팔면 KPI에 불이익…초고령층 '판매 중단'

24.01.05.
읽는시간 0

전국 지역본부에 'KPI 설계 방향에 따른 개선안' 적용

고령층 판매 감점 늘리고 ELS 비중 줄이도록 지시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KB국민은행이 올해 영업점 핵심성과지표(KPI)에서 주가연계증권(ELS)·주가연계펀드(ELF) 판매 수익 목표치를 대폭 낮췄다.

고령자에게 ELS 상품을 판매할 경우 실적으로 인정해주지 않고, 고객 포트폴리오 구성 시 ELS와 같은 구조화상품 비중을 높게 설정할 경우에도 큰 감점을 받게 해 사실상 ELS 상품을 판매할 유인을 모두 없앴다.

금융감독당국이 홍콩H지수 ELS 최다 판매사인 국민은행을 겨냥해 본점 차원의 관리 문제를 지적한 데 이어 당장 다음주부터 현장검사에 돌입하는 등 후폭풍이 몰려오자, 서둘러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ELS 수익,지점 목표에 5%만 인정…사실상 "팔지 말라"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전국 지역본부(PG)에 이러한 내용의 '2024년 KPI 설계방향에 따른 개선 내용'을 내려보내고 이달부터 적용하도록 했다.

국민은행은 투자상품 판매 실적에 대한 배점을 낮추고 고객 수익률 비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KPI 평가 항목을 손질했다.

우선, 구조화상품(ESL·ELF) 관련 수익은 지역본부 목표의 5%로 '캡(cap)'을 씌워 취급에 제한을 뒀다.

쉽게 말해 한 영업점의 목표 수익이 100억원이라면, 작년까지는 ELS 상품만 100억원어치를 팔아 목표를 다 채울 수 있었으나 올해부터는 100억원 어치를 팔아도 5%인 5억원어치만 실적으로 인정해준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최근 문제가 되는 고령층 대상 판매도 사실상 중단하도록 했다.

80세 이상 초고령투자자에게 초고위험투자상품을 판매할 경우 상품 전체 실적을 차감하는 지표를 신설했고, 기존 80세 이상 초고령자에게 ELS를 판매할 때 실적을 일부 차감하던 것을 65세 이상 투자자로 넓혀 연령 기준을 강화했다.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초고위험·고난도 상품을 고령자에게 권유한 것이 불완전판매 기준을 따지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을 의식한 조치로 분석된다.

고객 포트폴리오 구성시 ELS 비중이 40%를 넘을 경우 감점 10점도 받는다. 직원이 수익률을 위해 ELS 판매 비중을 늘리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라는 은행 측은 설명했다.

또 고객 운용자산(AUM) 배점을 없애 ELS '원금 손실(녹인·knock-in)'에 따른 차감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무리한 상품판매를 못하도록 했다. 기존 고객이 ELS·ELF 상품에 신규로 가입하더라도 실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ELS는 팔아도 실적으로 인정해주지 않겠다'는 뜻으로, 사실상 영업점에선 고위험 상품 판매가 중단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은행은 개인고객별 투자상품 수익률 배점을 늘리고 자산 배분에 있어서도 쏠림이 없도록 평가 항목을 개선했다. 평가주기도 연간에서 반기로 촘촘히 했다.

ELS 판매를 제한하는 대신 요구불예금 등 핵심예금을 늘리는 데 배점을 큰 폭으로 늘렸다. 급여·결제성 항목 등 안정적 이익을 낼 수 있는 부문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기업대출 항목을 신설해 은행 간 치열한 기업대출 유치 경쟁에 대응하도록 했고, 디지털 금융과 지점에서의 KB국민카드 판매에 따른 배점을 늘리는 방향으로 KPI를 조정했다.

◇금감원, ELS 대대적 검사·제재 엄포…은행 '전전긍긍'

국민은행이 KPI를 대폭 손질하고 나선 것은 이달부터 홍콩H지수 ELS의 대규모 손실이 줄줄이 확정되기 때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ELS 판매 잔액은 10조2천억원 규모인데 이중 국민은행의 판매 금액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앞서 금감원은 12개 판매사를 상대로 지난해 11월부터 현장조사 및 서면조사를 벌였으며, 판매 관리 체계상 적지 않은 문제점을 발견했다.

이복현 원장은 전일 기자단 신년간담회에서 "일부 판매사에서 ELS 판매 한도 관리에 실패하고, KPI 조정을 통해 고난도 상품 판매에 드라이브를 건 사실이 드러났다"면서 "판매사들이 면피성, 형식적인 절차만을 지키고 적합성 원칙을 준수하지 않았다면 책임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금감원은 당장 다음주 국민은행을 시작으로 현장검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H지수 ELS 대응 태스크포스(TF)를 설치·운영하는데 이어 전일 팀장, 팀원 인사를 통해 금융소비자보호처 내 분쟁조정3국에 핵심 인력들을 배치했다.

ELS 투자자 손실 확정 시 분쟁 조정이 불가피한 점을 고려해 만반의 준비 태세를 갖추고 총력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보인 것이다.

국민은행도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문제가 될 만한 점들을 뜯어고치는 등 대응에 분주한 모습이다.

KPI 손질에 더해 최근에는 지역그룹별로 내부통제 전담 인력을 선발하기로 했다. ELS 등 영업현장에서의 소비자민원 이슈를 신속하게 처리하는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ELS관련 이슈가 올해 내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전행 차원에서 관련 이슈 대응에 힘을 쏟고 있다"면서 "금융당국 등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등 초긴장 상태"라고 말했다.

국민은행 영업점 모습

hjlee@yna.co.kr

이현정

이현정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