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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정점-②] 지배력 확대의 딜레마…자사주 활용에 쏠린 눈

2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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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家, 이건희 3주기 앞두고 추모 음악회 관람

(서울=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19일 경기도 용인 삼성전자 인재개발원 콘서트홀에서 열린 '이건희 선대회장 3주기 추모 음악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3.10.19 [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재계와 금융권에선 삼성물산이 기존에 보유한 자사주 소각과 함께 추가 매입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지배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공격도 방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삼성물산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그룹 전체에 대한 장악력을 가져가게 해준 핵심이자, 동시에 가장 큰 약점이기도 하다. 적은 지분으로 전체 계열사를 장악한 데 따라, 그만큼 지배구조도 취약하기 때문이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다트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의 삼성물산 보유 주식은 18.1%에 그친다. 모친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을 비롯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최대 주주와 특수관계인을 합쳐야 30%를 넘긴다. 이는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합병과 함께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주식 4.06%를 소유하게 됐고, 이재용 회장 역시 삼성전자의 명실상부 대주주 자리에 오르게 된다.

김효진 전주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지난 2020년 논문을 통해 "2015년 합병 이후, 삼성물산은 삼성전자에 대한 직접적인 지배력뿐만 아니라, 삼성생명을 통한 간접적인 지배력을 갖게 됐다"며 "이재용 회장이 삼성물산과 삼성전자를 통해 금융계열사와 전자계열사를 아우르는 전체 계열사를 효과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게 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행동주의 펀드에서는 '삼성물산은 총수 일가에게 지배력을 제공하는 것 이외에는 같은 기업으로 묶일 이유가 없는 상이한 사업체들로 구성됐다'고 꼬집기도 한다. (연합인포맥스가 2024년 1월 2일 오전 10시25분 송고한 '[인터뷰] 英 헤지펀드 CLIM "삼성물산, 사업 구조 재검토 시급"' 제하 기사 참고)

영국의 팰리서캐피탈을 비롯해 시티오브런던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CLIM), 미국의 화이트박스 어드바이저리 등은 이구동성으로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정책 강화를 요청했다.

현 상황에서 삼성물산이 제시하기에 가장 쉬운 카드는 자사주 소각 및 추가 매입이다. 소각의 경우 큰 자금도 들이지 않고 당장 주가를 올릴 수 있고 지배주주의 지분율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이 상속세 납부를 위해 지분을 일부 매각했기 때문에 자사주 소각 및 추가 매입을 단행하게 되면 총수 일가의 지배력도 확대한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자사주는 보통주 2천471만 8천99주(13.2%), 우선주 15만 9천835주(9.8%)로, 시가 약 3조원으로 추산된다.

이미 삼성물산은 안정적 주주 환원 기조를 유지하되,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보유 자사주 전량을 5년 내 분할 소각한다는 방침을 결정했으며, 소각 규모는 매년 이사회에서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자사주 소각은 시장에 유통되는 발행 주식 수를 줄여 주당 순이익(EPS)을 높이기 때문에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보다 더 강력한 주주 환원책으로 평가된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속세 납부를 위한 0.65% 처분 신탁으로 지배주주 지분이 축소했다"며 "헤지펀드들의 주주 서한 발송 등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시장 기대가 오른 만큼, 자사주 소각 계획이 구체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관전 포인트는 배당 확대와 자사주 추가 매입이다.

이 두 방안은 삼성물산 입장에서 재무적인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총수 일가의 상속세 부담을 비롯해 주주환원정책 강화에 대한 목소리를 고려할 때 무시할 수 없는 방안이다. 아울러 자사주 추가 매입으로 지배 주주의 경영권도 강화할 수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미국과 영국 등 해외 행동주의 펀드 등의 주주제안 움직임 등으로 인해 향후 주주 확대 정책이 가시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행동주의 펀드 등의 주주제안 움직임을 고려하면 올해 자사주 소각 규모가 더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물산의 지난해 3분기 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연결 기준 3조1천억원 수준이다.

klkim@yna.co.kr

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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