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삼성의 정점-③] '0'에 수렴하는 지주사 전환 가능성…대안은

24.01.08.
읽는시간 0

(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국내 공정거래법상 삼성그룹이 지주사를 만들 가능성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상장사 및 비상장사 지분 확보에 드는 비용이 천문학적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를 나눠 삼성전자를 삼성물산의 '손자회사' 형태로 두는 방법도 제안하고 있으나, 삼성그룹의 최근 행보를 보면 현행 구조를 유지하되 오너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방안으로 수평적 지배구조를 달성하려는 시도가 보인다.

8일 연합인포맥스가 삼성물산의 상장계열사 15곳의 지분율과 지주사 전환 시 필요한 금액을 분석한 결과, 약 128조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법상 지주사는 상장사 지분의 30%, 비상장사는 50% 이상을 취득해야 한다.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는 상장 자회사는 ▲ 삼성바이오로직스(43.1%) ▲ 삼성생명(19.3%) ▲ 삼성SDI(17.1%) ▲ 삼성SDS(17.1%) ▲ 삼성전자(5%) ▲ 삼성중공업(0.1%) 등이다.

즉,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은 모두 추가로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시가총액 1위의 삼성전자다. 삼성물산의 삼성전자 보유 지분은 고작 5%기 때문에 나머지 25%를 사들여야 한다.

삼성전자의 전체 유통 주식 수를 고려하면, 삼성물산이 취득해야 하는 주식 수는 약 15억주, 금액으로는 전일 종가 기준 114조원에 이른다.

삼성물산 상장 자회사 지분율 및 추가 지분 취득 소요 금액

연합인포맥스 제작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지주사로 전환하기 위해 필요한 금액은 시가총액의 6배에 이른다"며 "재무적 부담과 지주사 전환에 대한 세금 부담을 생각하면 쉬운 선택지가 아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른 대안이 최근 삼성준법감시위원회와 삼성 경영진이 합의한 '선임사외이사제도'다.

선임사외이사제도는 사외이사 중에서 선임된 사외이사가 이사회를 대표하고, 사외이사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이사회를 운영하는 제도다.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총수 일가의 독단적인 기업 운영을 막기 위해 전문경영인과 감독체제를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현재 삼성전자 등 8개사는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을 선임한 상태며, 지난해 말 삼성SDI와 삼성SDS, 호텔신라 등이 이사회를 열어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김화진 서울대학교 로스쿨 교수는 "현행법상 집행유예 이상을 받으면 사내 이사로 등재될 수 없게 되어 있기 때문에 아직 이재용 회장이 등기이사 복귀를 할 수 없는 것"이라며 "책임 경영을 하고 싶어도 잠정적으로 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사회 경영을 중시하는 미국의 경우 이미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두고 있다"며 "삼성의 이번 선임사외이사 도입 결정은 제도를 선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삼성전자의 인적분할이 거론된다.

삼성전자를 '삼성전자 투자 회사'와 '삼성전자 사업회사'로 나눈 뒤, 삼성전자 투자회사가 삼성생명 및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사업회사 지분(10.22%)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삼성물산이 부담하게 되는 자금은 약 10조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부족한 자금 확보를 위해서 일부 사업부 또는 보유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매각 등도 검토할 수 있다.

이 경우 삼성물산은 지주회사, 삼성전자 투자회사와 삼성전자 사업회사는 삼성물산의 손자회사가 된다.

앞서 SK텔레콤 역시 지난 2021년 인적분할을 통해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회사를 나누고 'SK스퀘어'를 출범한 바 있다. 현재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를 비롯해 티맵모빌리티 등 반도체 및 ICT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klkim@yna.co.kr

김경림

김경림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