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노동공급 늘어나지 않아…"원격.유연근로 필요"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기자 = 초혼 연령이 늦어지고, 미혼 인구 비중도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노동공급 총량도 줄어들고 있다는 한국은행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혼에 따라 여성의 노동 공급이 증가하고 전체 노동공급도 늘어날 것이라는 일반적 시각과는 상반된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8일 정선영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과장과 한지우 조사역은 '미혼인구 증가와 노동공급 장기추세'를 주제로 한 BOK 이슈노트를 발간하고 "만혼, 비혼 등 결혼 행태 변화로 인한 미혼인구 증가는 거시적 노동공급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으며 현재와 미래의 노동공급을 모두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혼인구 비중이 늘어나면서 출생아 수가 줄어들고 미래 노동공급 역시 감소할 것이 확실시 되는 가운데 현재 노동공급에 미치는 영향을 들여다보기 위해 고안됐다. 이 보고서에서 미혼 비중은 노동공급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는 핵심연령층(30~54세)을 대상으로 했다.
만혼과 비혼화가 진행되면서 미혼인구 비중은 전연령대에서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인구 전체로는 지난 20여 년간 미혼인구 비중이 3.2%포인트(27.9%→31.1%) 상승했는데 특히 핵심연령층 내 미혼인구 비중이 2000년 7.4%에서 2020년 24.6%로 17.2%포인트 증가했다.
한국은행
성별로 나눠봤을 때 여성의 경우 노동공급을 높이는 긍정적인 부분이 있었지만 남성의 노동공급이 줄어들면서 노동총량은 줄어드는 영향이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 기혼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2013~2023년 평균)은 미혼 대비 각각 19%포인트, 16%포인트 낮았다. 또 기혼여성은 미혼 대비 시간제 근로비중이 높아 일인당 근로시간도 낮았다.
반면 남성은 미혼비중이 늘어나면서 노동공급 총량이 감소했다.
기혼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은 미혼 대비 각각 13%포인트, 16%포인트 높았다. 또 일인당 근로시간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혼인율 하락으로 남성 미혼인구 비중이 증가하면 노동공급 총량이 줄어든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정 과장은 "결혼 가치관이 변한 것처럼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따른 노동공급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면서 "부양가족이 없어 가계 책임져야 하는 유인이 사라진다는 점도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혼인구 비중 증가로 인한 여성의 노동공급 증가보다 남성의 노동공급 감소가 커 고용과 근로시간 측면 모두에서 총노동공급을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 미혼인구와 고용 비중이 2013년 수준으로 유지됐다면 2023년 고용률과 주당 근로시간은 현재 수준보다 각각 0.28%포인트 높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성의 고용률이 0.2%포인트가량 늘어나는 효과가 있었지만 남성이 0.5%포인트 줄어들면서다.
아울러 미혼인구 비중 증가세가 지속될 경우 경제활동참가율 장기추세의 정점 시점이 당겨지고 정점 수준은 낮아지며 정점 이후 감소 속도는 가팔라지게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
미혼화에 따른 노동 공급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혼인율을 높이는 정책과 미혼인구 특성에 맞게 근로환경을 개선하는 정책을 병행해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 과장은 "결혼과 출산에 대한 기회비용을 낮춰 결혼 의사가 있는 경제주체들이 결혼을 선택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미혼 근로자들은 자율적 업무 환경을 중시하는 만큼 원격·유연근로제 등 근무방식 다양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jhkim7@yna.co.kr
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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