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채권시장에 어느 방향으로 작용할 것인지를 두고 전문가들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한은이 이전보다 비둘기파적인 신호를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에는 견해차가 크지 않지만, 이미 한껏 높아진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를 충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인 탓이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계속 열어두는 매파적 메시지를 이어갈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오는 등 금통위가 최근 금리 하락의 조정 이벤트가 될 것이란 인식도 적지 않다.
◇선반영한 금리인하…'상단 닫기'로는 부족 인식
9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지금까지의 커뮤니케이션에는 변화를 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강하다.
금리 상단을 3.75%까지 열어두는 위원의 수가 대폭 줄어들거나, 통화정책방향문 상의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갈 것' 문구 삭제 가능성 등이 거론된다.
이전보다 완화적인 변화가 될 수 있지만, 시장은 이에 추가 강세로 반응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예상이다.
시장의 금리 수준이 이미 연내 2회 정도 금리 인하를 변명한 수준까지 내달린 탓이다.
유진투자증권의 김지나 연구원은 "추가 금리 인상이 없다는 금통위의 확인 사살은 잠시나마 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현재 시장을 견인하는 요소는 조기 인하 기대감이기에, 관련 이슈가 확인되지 않는다면 금리는 필수적으로 조정을 거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인하 앞당길 신호 나올까…'갑론을박'
관건은 이창용 총재가 금리 인하가 이른 시점에 시작될 수 있다는 최근 시장의 기대를 만족하는 신호까지 내놓을지다.
선도금리 등에 따르면 현재 시장은 2분기 말이나 3분기 초 정도의 금리 인하 시점을 반영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 총재가 명확하게 금리 인상이 멀지 않았다는 신호를 보내지는 않을 것이란 시각이 우위다.
이 총재가 2%대 성장 상황에서 부양책은 부동산 가격을 자극할 뿐이라는 등 인위적 경기 부양은 하지 않겠다는 언급을 여러 번 한 탓이다.
해외 주요국의 금리 인상 중단으로 국내 상황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신년사 등의 발언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내리더라도 국내에서는 물가에 더 집중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발언이란 해석도 나온다.
한화투자증권의 김성수 연구원은 "우리 내부 여건에 집중하면서 정책을 운용해야 한다는 문구는 완화 기대감을 키우는 부분이 아니다"라면서 "연준이 내린다고 우리가 따라가지는 않을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통위 내용이나 결과가 시장 예상보다 매파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면서 "주중 꾸준히 금리의 상승 압력이 우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B증권의 임재균 연구원도 "한은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연준발 금리인하 기대감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금통위원들의 최종 기준금리 수준도 지난 11월 금통위와 동일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은이 최우선으로 추구하겠다고 밝힌 물가안정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면서 "한은도 라스트 마일(last mile)의 어려움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은의 금리 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기대도 상존한다. 물가 안정 기조 속에 부동산 PF의 위험에 따른 금융시스템 불안 가능성에 한은이 대응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상상인증권의 신얼 연구원은 "물가 상방 요인이 안정적일 것이라는 전제가 유지된다면, 올해 근원물가는 기준금리 3.50%를 하회하기 시작할 것"이라면서 "긴축 통화정책의 강도가 자연스럽게 강화되는 상황으로 전개될 시, 자연스럽게 금리 인하와 관련된 시점 타진 논의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위해 올해 2분기부터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전망을 수정한다"면서 "5월 이후 분기당 1회, 연내 3회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한은은 연내 인하에 대한 시그널은 유지하되 과도한 기대감에 대한 조절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jwoh@yna.co.kr
오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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