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공무원 뇌물혐의 1심서 '무죄'
"포트폴리오·호실적·시중은행 전환 성과 부각될 듯"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큰 욕심은 없다. 지방 소멸의 위기 속 DGB금융의 미래 먹거리를 반드시 찾아내고, 개인적으론 명예회복을 하고 싶다"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이 10일 캄보디아에서 상업은행 인가를 받기 위해 현지 공무원에게 거액의 뇌물을 주려 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1심 판결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명예회복의 발판을 마련했다.
2년 가까이 김 회장의 어깨를 짓누르던 사법 리스크가 어느정도 걷혔고, 금융위원회가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작업을 1분기 내 완료할 방침이어서 DGB금융의 새해 경영 목표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DGB금융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년 만에 '명예회복'한 김태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구지법 형사11부(이종길 부장판사)는 국제상거래 과정에서 외국 공무원에 대한 뇌물방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회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2022년 3월 첫 재판이 시작된 지 1년 10개월만이다.
앞서 김 회장은 지난 2020년 대구은행 캄보디아 현지법인 특수은행의 상업은행 인가 취득을 위해 현지 공무원에 대한 로비 자금으로 350만달러를 브로커에게 건넨 혐의를 받았다.
하지만 재판부는 국제뇌물방지법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취지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DGB SB(대구은행 자회사)도 캄보디아 내국법인에 해당하는 만큼, 이번 쟁점은 캄보디아 내국법인과 내국기관 사이의 관계일 뿐 국제 관계라고 보기 어렵다"며 "또 상업은행 전환 절차를 상거래로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상업은행 인가 절차'를 '상거래'로 볼 경우 법규정의 가능한 의미를 벗어나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금지되는 유추·확장 해석에 해당한다는 게 재판부의 입장이다.
아울러 재판부는 김 회장 등 피고인들이 DGB SB와 무관하게 개인적 용도로 착복하기 위해 상업은행 전환비용을 조성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김 회장은 이날 현장 취재진의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지만, 무죄 선고 이후 '변호인 입장문'을 통해 심경을 일부 밝혔다.
그는 "DGB는 고객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정도·윤리경영에 최선을 다하고 있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내부통제 상의 부족한 부분이 없는지를 다시 한 번 살피겠다"고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평생을 금융인으로서 커리어를 쌓았던 금융권 CEO들 입장에선 법적 분쟁 탓에 그간 이미지가 실추되는 것이 가장 견디기 어려운 포인트 중 하나다"며 "특히, 정도·윤리경영을 강조했던 김 회장의 경우 더욱 '명예회복'을 원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리걸 리스크에 가렸던 성과…최대실적·시중은행 전환
이번 '무죄' 선고를 계기로 지난 6년간 DGB금융을 이끌었던 김 회장의 업적도 다시 조명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지난 2018년 5월 10일 취임한 뒤 DGB금융의 수익성 개선과 포트폴리오 확장, 건전한 지배구조 확립 등의 부문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17년 말 67조원 수준이었던 DGB금융 총 자산은 지난해 3분기 말엔 100조원 수준까지 늘었다. 같은기간 당기손익은 2천716억원에서 4천247억원으로 불었다.
특히 이 기간엔 하이투자증권과 하이투자파너스도 DGB금융으로 편입, DGB금융의 포트폴리오 경쟁력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자회사는 총 10곳으로 손해보험 업종을 제외한 대부분을 갖추게 된 셈이다.
이 과정에서 비은행 손익 기여도는 11% 수준에서 세 배 수준인 31%로 뛰었다.
글로벌 진출을 위해 베트남 호치민지점과 미얀마 MFI 현지법인, 싱가포르 자산운용사 설립을 단행한 것도 김 회장의 아이디어였다.
수도권·모바일로 고객군은 확대하려는 전략도 성과를 냈다.
DGB금융은 은행 점포 수는 2017년 말 253개에서 지난해 3분기엔 201개로 줄여 '슬림화'를 도모하는 한편, 모바일 고객수는 116만명에서 176만명으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DGB금융의 이러한 전략은 '시중은행 전환' 결정으로 더 구체화되고 있다.
고객군 확대 등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시중은행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게 김 회장의 일관된 주장이다.
특히, 시중은행 전환을 통해 이자이익에만 기댄 채 '돈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은행권에 건강한 자극을 주겠다는 것도 김 회장의 목표다.
시중은행 전환 작업은 올해 1분기 중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미 DGB금융 내부에선 시중은행전환 전담팀(TFT)을 구성해 차별화 전략과 자본금 이슈 등 세부 조율사항에 대한 논의를 지속해왔다.
금융위 또한 올해 1분기 내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목표로 은행법 법령해석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jwon@yna.co.kr
정원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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