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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왜 은행이 담보대출 담합했다고 봤을까…은행권은 반발

24.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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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이 담보대출과 관련, 담합을 했다고 판단하고 제재 절차에 착수한 가운데 담합의 근거로 제시한 혐의를 두고 은행권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공정위는 은행들이 대출 고객에게 불이익을 주고 부당이익을 취하기 위해 정보교류의 방식을 통해 담합을 했다고 보는 반면에 은행권은 통상적 정보교환 차원의 관행적 일로 실질적, 경제적 이익을 편취한 것은 전혀 없다고 맞서고 있다.

11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KB국민·우리·신한·하나은행의 담합 행위에 대한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 격)를 발송했다.

심사보고서에는 은행이 개인과 기업을 상대로 담보대출 업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거래조건을 담합하고 부당 이득을 취득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은행들이 담보대출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담보인정비율(LTV) 등 대출에 필요한 세부정보를 서로 공유했고, 고객들이 유리한 조건으로 대출받지 못하도록 담합했다는 게 핵심이다.

통상 대출 한도를 높게 잡고 대출금을 많이 내줄수록 은행에 이익이 되는데, 공정위는 이와 무관하게 은행들간 '정보교환' 그 자체를 문제삼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은행권은 담합은 없었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공정위가 당초 문제로 봤던 대출금리 담합에서 구체적인 협의가 나오지 않자 LTV 등 대출조건을 트집 잡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특히 가계대출 관련 LTV는 정부의 규제 성격이 강한 데다 지역별로 금융당국이 통제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보공유를 담합으로 보는 것 자체가 무리한 해석이라는 것이다.

은행들은 정보공유가 참고 차원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최종적인 대출 조건이나 금리 수준은 각 사의 산출방식과 운용방침에 따라 달라진다고 항변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담합 여부는 이익의 유무와 직결이 되는데 이를 통해 이익을 본 것이 없다. LTV 비율을 줄였는데 어떻게 이익이 나겠느냐 이득 자체를 취할 수 조차 없다"며 "은행은 이 과정에서 취급액이 많아야 향유 이익이 많아지는데 그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업계 안팎에선 공정위가 은행권에 대해 지난해부터 대출금리 담합 등 조사를 진행했으나 구체적인 혐의가 나오지 않자 무리한 논리를 펼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또 2012년 5대 은행과 SC제일은행이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를 담합한 혐의로 제재하려고 4년간 입증하려다가 무혐의로 종결된 전례를 들어 공정위의 무리한 행태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당시 공정위는 2011년부터 2012년 7월까지 CD금리 움직임이 다른 유사 금리와 다르다는 점을 포착했고, 6개 시중은행들에 대한 담합 조사에 들어갔다.

실태 파악과 현장조사 등 3년에 걸쳐 공정위 조사가 들어갔고, 2016년 1월 공정위는 6개 은행에 CD금리 담합 혐의가 있다는 보고서를 발송했다.

공정위는 묵시적 담합이라는 논리로 혐의를 주장했으나 증거를 찾는데 실패해 시중은행의 법 위반 여부를 결정하기 어렵다고 결론을 내리고 심의절차를 종료한 바 있다.

일각에선 정부가 세 달여 앞으로 다가온 총선거를 앞두고 은행 등 금융권을 겨냥해 공정위에서 무리하게 조사를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워낙 지금 은행권에 대한 압박이 심한 상황"이라며 "과거 CD금리 담합 관련 공정위 조사 때 결국 무혐의 처리가 됐는데 그때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일단 관건은 은행권의 LTV 정보 공유를 담합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다.

가격을 담합하기 위해 정보교환한 것을 보는 게 아닌, 정보 교환을 하겠다고 합의했는지 그 자체를 본다는 점에서다.

기존에 담합이란 '가격 등을 서로 합의한 경우'와 '가격을 합의하기 위해 정보를 거래한 경우' 등을 포함했다.

하지만 2021년 개정된 '공정거래법'에 부당한 공동행위(담합)를 금지하는 조항 중 시장 경쟁이 부당하게 제한되는 정보 교환을 위법성 요건이 충족한 담합으로 보는 항목이 추가됐다.

공정위 제재가 부과되면 개정된 공정거래법을 적용해 정보교환 자체 만으로 문제를 제기한 첫 사례가 될 것이란 전망도 이 때문이다.

은행권에선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에 대한 법적 검토 역시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또 LTV 정보 공유로 인한 고객 피해가 없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위는 약 1개월의 은행권의 의견을 수렴한 뒤 제재 여부를 논의할 심의 일정을 정할 방침이다.

정확한 과징금 액수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정보교환 담합이 인정될 시 은행들이 담보대출로 벌어들인 이득이 상당한 만큼 수천억원대 과징금이 부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sgyoon@yna.co.kr

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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