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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디트시장 연초 효과 없다…여전사 'FRN' 발행까지

24.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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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사태에 달라진 연초 분위기…단기물은 차별화 강세

금리인하 기대감에도 투심잡기 골몰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연초 효과를 기대했던 부채자본시장(DCM) 내 열기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지난해 말 때 이른 강세로 연초 기대감이 옅어졌던 데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신청까지 더해지면서 시장 전반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회사채는 연초 AA급 우량 기업들이 스타트를 끊으면서 무난히 완판을 이어가곤 있지만 달라진 분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변동금리부채권(FRN) 등의 카드를 꺼내 들고 수요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금리 인하 기대감에 힘입어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STB) 등 단기물 시장은 상이한 분위기를 드러내고 있다. 일부 건설사 및 증권사 신용보강물을 제외하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화물까지도 무난히 소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크레디트물 차별화 뚜렷…비선호 업종·A급 이하 찬바람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회사채 발행시장이 연초 완판 기류를 이어가곤 있지만 만기와 산업별로 상반된 분위기를 드러내고 있다.

전일 신세계(AA)와 한화에너지(A+)는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넉넉한 수요를 확인한 것은 물론, 민평보다 낮은 가산금리(스프레드)를 보였다.

같은 날 수요예측에 나선 HL만도(AA-) 역시 모집액을 훌쩍 웃도는 수요를 모았지만 5년물은 약세를 피하지 못했다. 5년물 스프레드는 모집액 기준 민평보다 5bp 높은 수준이었다. 3년물이 조 단위 주문에 힘입어 민평보다 2bp 낮은 스프레드를 달성한 것과 대조적이다.

5년물 약세는 'AA-' 발행물 전반에서 드러났다.

KCC(AA-)는 지난 8일 수요예측을 통해 5년물을 동일 만기 민평 대비 29bp 높게 찍기로 했다. 당시 2년물과 3년물이 모집액 기준 민평보다 낮은 스프레드를 달성한 것과 대비된다. 다만 이후 증액을 결정하면서 2년물과 3년물도 각각 민평 대비 8bp, 15bp 높게 발행한다.

한화솔루션(AA-)은 지난 5일 수요예측에서 5년물이 일부 미매각됐다. 2년과 3년물에는 각각 3천억원, 1조50억원의 주문이 몰린 것과 달리 5년물에는 300억원만이 유입돼 모집액인 400억원을 채우지 못했다.

태영건설 사태 등으로 크레디트 우려가 커진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AA-'의 경우 신용등급이 1 노치(notch)만 떨어져도 A급으로 전락하기 때문에 신용등급 변화 리스크에 비교적 덜 노출되는 단기물로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부동산 PF와 연관된 비선호 업종에 대한 외면도 두드러졌다.

미래에셋증권(AA)은 지난 9일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2년과 3년, 5년물 모두가 모집액 기준 동일 만기 민평보다 두 자릿수 높은 스프레드를 형성했다. 총 3천억원 모집에 6천억원이 몰려 완판에는 성공했지만, 최근 회사채 발행사 대부분이 조 단위 수요를 확인한 것보단 주춤한 성과였다.

건설사를 바라보는 시선도 밝지 않다. 이번 달 현대건설(AA-)과 SK에코플랜트(A-)가 회사채 수요예측을 준비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기대보다는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여전채 시장은 더욱 싸늘하다. 여전사의 경우 PF 관련 익스포저 등으로 부동산 이슈가 부각될 때마다 항상 우려를 샀던 터라 태영건설 사태 이후 더욱 녹록지 않은 분위기가 드러나고 있다.

여전채는 든든한 모회사를 갖춘 은행계 여전사에 한해 발행이 이어지고 있다. 비은행계 A급 발행사는 조달 자체가 쉽지 않은 셈이다.

이마저도 일부는 변동금리부채권(FRN)까지 활용해 투자 수요를 잡는 실정이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진 만큼 FRN은 발행사보다는 투자자 측면의 메리트가 부각될 수밖에 없다.

지난 9일에만 롯데카드(AA-)와 BNK캐피탈(AA-), 메리츠캐피탈(A+) 등이 개별 민평에 연계한 FRN을 발행했다. BNK캐피탈의 경우 400억원 중 300억원이 FRN이었다. 이어 이날 현대캐피탈(AA+)이 1천800억원 중 1천500억원을 양도성예금증서(CD) 수익률을 기준으로 한 FRN으로 찍었다.

A 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상기의 FRN과 지금의 FRN은 다른 개념일 수밖에 없다"며 "태영건설 사태 등으로 여전채 발행이 녹록지 않아지면서 FRN 등을 활용해 조달 방법을 찾아나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B 업계 관계자는 "CD에 연계한 FRN 등의 경우 발행사 입장에서도 헤지를 통해 민평금리로 캐시 플로우를 맞춰 찍기 때문에 사실상 고정금리 채권과 큰 차이가 없다"며 "투자 수요 등을 고려해 발행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단기물은 강세, 차별화는 불가피

반면 CP와 전단채 등 단기물 시장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단기 시장으로 자금이 몰리는 모양새다.

이에 CD 금리가 대폭 하락한 것은 물론 스프레드 측면의 부담도 완화됐다는 설명이다. 태영건설 사태로 PF 리스크가 커졌으나 관련 유동화물 시장도 비교적 안정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인포맥스 'CP/전단채 유통-건별체결'(화면번호 4740)에 따르면 이달 2일부터 9일까지 발행된 PF 유동화물(ABCP·ABSTB)은 조달 당일에 4.37%~7.30% 금리로 거래됐다.

한 달 전인 지난달 1~8일(4.30%~7.30%)과 비교해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지난달의 경우 발행 당일 12%대 금리를 형성한 유동화물도 있었으나 이는 태영건설 보증물이라는 점에서 비교 대상에서 제외했다.

C 업계 관계자는 "태영건설 사태 이후에도 단기 유동화물이 시장에서 소화가 안 된다거나 하는 현상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며 "PF물의 경우 이전부터 선호도가 높지 않았던 터라 추세적인 변화가 크지 않고 최근에는 단기 금리도 많이 내려간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PF 확약물 역시 기업에 따른 차별화를 피하진 못하고 있다. 건설사 보증물이 외면받는 것과 더불어 증권사 확약물도 기업에 따라 분위기가 엇갈리고 있다.

D 업계 관계자는 "확약물의 경우 물량 자체가 줄어든 터라 시장에서 소화가 잘되고 있지만 'A1'이 아닌 A2급부터는 녹록지 않다"며 "증권사 확약물도 하이투자증권(A1)이나 BNK투자증권(A1)과 같이 리스크가 부각됐던 곳들은 매수자가 잘 나타나지 않아 호가만 쌓여가는 등 양극화가 드러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phl@yna.co.kr

피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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