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정리해둔 건설사 익스포저…채권시장 조용한 이유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시공능력 16위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에 전 금융업권이 긴장모드에 돌입했지만, 증권사 채권운용부서는 비교적 걱정 없이 상황을 관망하는 분위기다.
일부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는 하우스는 건설·부동산업 불황 여파를 받을 캐피탈사가 발행하는 채권까지도 다시 한번 살펴보며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 워크아웃 위기가 발생한 이후 A 증권사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은 일부 보유한 캐피탈채에 대해서 보고서를 작성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현재 대형 증권사 채권운용북은 건설사가 발행한 채권을 아예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봐도 무방하다. 지난 2022년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 이후 건설·부동산 관련 익스포저를 꾸준히 줄여왔기 때문이다.
태영건설이 작년부터 금융시장을 시끄럽게 달궜지만, 채권시장이 조용한 이유다.
A 증권사 채권운용 담당자는 "건설사가 발행한 채권은 거의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태영건설 관련해서 노출된 리스크는 건설·부동산 업황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는 캐피탈채 정도"라고 말했다.
그마저도 증권사들은 그동안 자산이나 영업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비중이 높은 캐피탈사가 발행한 채권은 피하면서 담아왔다.
B 증권사 채권운용 담당 임원은 "캐피탈채는 애초부터 PF 관련 비중이 높은 건 담지 않고 은행지주 계열사 중심으로만 채웠다"며 "만기도 짧은 쪽으로만 담은 뒤 롤오버(차환)하고 있어 크게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은행지주 계열사인 KB·신한·하나·우리·NH농협·BNK캐피탈 등 AA-급 캐피탈사의 영업자산에서 PF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초반 수준이다. 롯데·메리츠·한국투자·애큐온·오케이캐피탈 등 A급 이하 캐피탈사가 보유한 PF 대출 비중이 20%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절반 수준이다.
C 증권사 채권운용 담당 임원은 "이번 사태는 하루 이틀 만에 갑자기 터진 게 아닌 대다수 금융기관이 많이 덜어내고 필터링한 재료라서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며 "태영건설 리스크가 표면으로 드러난 이후에도 혹시 모를 시장 변화에 대비하고자 캐피탈사 현황을 계속 추적했다"고 말했다.
PF 꼬리표가 달린 상품을 배제하는 분위기가 앞으로 더 짙어질 것으로 보이면서, AA급 이상 우량 회사채는 오히려 더 많은 수요가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채권시장 내에서는 태영건설 사태가 무사히 해결된다고 해도 추가 구조조정 경계감을 풀 수 없는 상황이라 한국은행이 유동성을 조이긴 어려울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렇게 풀린 돈이 PF 관련 크레딧을 피해 AA급 이상 우량 크레딧으로 쏠리면서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것이란 설명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큰 상황에서 태영건설과 같은 대형 건설사의 워크아웃 신청에도 1월 첫째주 회사채 수요예측은 2~3년 만기 위주로 높은 경쟁률과 민평 금리 대비 낮은 발행 스프레드를 보였다"며 "84조5천억원 규모 대규모 시장 안정화 조치가 시행 중임을 감안할 때, 레고랜드 사태와 달리 AA등급 이상 우량 등급 위주로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hrsong@yna.co.kr
송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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