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6개월 이내 금리 인하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상반기 등 조기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차단하고 나섰다.
부동산 규제 완화와 국내외 금리 인하 기대, 시장 금리의 하락 등이 겹치며 주택 가격이 다시 치솟고 가계부채가 급증했던 지난해의 상황을 의식한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6개월 내 인하 쉽지 않다"…선 그은 이창용
이 총재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동결 결정 이후 기자회견에서 상반기 중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차단하는 비교적 선명한 발언을 내놨다.
이 총재는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이어 나갈 필요가 있다는 통화정책방향 문구의 의미에 대해 사견이라는 조건을 달기는 했지만 6개월 이상 금리를 유지하겠다는 의미라는 견해를 표했다.
그는 "물론 데이터가 변하면 다시 봐야겠지만, 6개월 정도는 금리 인하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나머지 금통위원도 모두 현재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논의하는 것조차 시기상조인 것으로 판단한다는 점도 밝혔다.
금통위를 앞두고 시장에서는 상반기 중 한은이 조기에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적지 않았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르면 3월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기대되는 점이 가장 컸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불안도 이를 부추겼다.
채권시장에서도 금통위가 이번 통방문에서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판단하겠다'는 문구를 삭제하면서 금리 인하로의 전환 기대가 강화됐다.
하지만 기자회견 이 총재의 이런 발언이 쏟아진 이후에는 되돌림이 나타났다.
◇지난해 실수 의식했나…닮은꼴 많은 정책 여건
이 총재가 비교적 선명하게 상반기 중 금리 인하 가능성을 차단한 배경이 지난해의 가계부채 관리 실패와 연관이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현재 금융시장 및 부동산 시장 상황은 지난해와 상당폭 유사하다.
우선 시장의 채권금리가 연말 급락하면서 금융 여건이 완화적으로 변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해 지금보다도 낮은 2월~5월 사이에 3%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중단과 함께 연준의 피벗 기대가 가세한 영향이었다.
부동산 시장 관련해서는 집값 하락세가 가팔라지면서 정부가 1월 초에 전매제한 완화 등 규제완화책을 담은 이른바 '1·3 대책'을 발표했다.
이후에는 집값이 가파르게 반등하고 정책금융으로 제공된 특례보금자리론과 50년물 주담대 등으로 인해 가계부채가 재차 급증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이 총재는 지난해 11월 금통위 기자회견에서는 집값 하락세가 너무 가팔라 조치했지만, 집값이 그대로 있었으면 하는 바람과 달리 반등했다고 아쉬움을 표한 바 있다.
올해도 여러 가지 여건이 지난해와 겹친다.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국내외 금리가 급락했다. 금리 인하로의 전환 기대가 급격히 강화된 영향이다. 부동산 거래가 얼어붙으면서 정부는 전일 '1·10 대책'을 발표했다. 재개발 규제 완화 등의 조치가 자칫 집값 상승 심리를 다시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한은의 조금 금리 인하 기대까지 가세할 경우 부동산 가격 반동과 이에 동반한 부채 증가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셈이다.
이 총재는 그런 만큼 부동산 가격 기대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발언도 여럿 내놨다.
우선 현재 상황에서 금리 인하는 경기 부양 효과보다 부동산 가격을 자극하는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 총재는 또 "부동산 시장을 연착륙시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고, 또 우리나라는 부동산 가격 자체가 높은 편"이라면서 "이것을 다시 상승시키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11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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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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