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자산유동화 시장이 달라진다. 1998년 자산유동화법 제정 이후 25년여만에 처음으로 대규모 제도 개편에 나선 결과다.
위험보유 규제와 정보 공개 의무, 자산보유자 요건 완화, 유동화 대상 자산 확대 등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유동화증권 시장의 변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자산유동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시행된다. 이번 개정에서는 보다 많은 기업이 자산유동화 제도를 활용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춘 것은 물론, 위험보유 규제 등으로 리스크 관리 강화에도 방점을 뒀다.
가장 관심을 끄는 건 위험보유 규제다. 실질적 자금조달 주체가 ABS 발행 잔액의 5%를 가져가도록 해 기초자산 부실 위험 관리 등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지게 했다.
다만 시장에서 유통되는 대부분의 유동화물이 면제 대상에 포함되면서 관련 업계 내 긴장감이 한층 완화한 모습이다.
금융당국은 은행 정기예금과 단말기 할부 채권, 부실채권(NPL), 카드 결제대금채권은 물론 대부분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화를 위험보유 규제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5% 의무 보유 규제는 유동화법 개정을 두고 시장의 관심을 모았던 사안인데 시장에서 많이 유통되는 상품들이 대부분 예외 항목으로 열거되면서 이들은 개정안 시행 이후에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위험보유 규제가 자산보유자 책임 강화와 이해 상충 우려 완화를 위해 설정됐던 만큼 효용성 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사실상 시장을 구성하는 대부분의 유동화물이 면제 대상으로 이름을 올리면서 위험보유 규제 적용 범위가 지나치게 제한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유동화 시장 리스크를 언급할 때 빠지지 않았던 부동산 PF가 제외되면서 개정 취지와는 다소 거리가 멀어진 모습이다. 현재 부동산 PF 시장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당장 적용하는 건 부담이 됐을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시장이 안정되면 부동산 PF까지 위험보유 규제 적용 대상으로 확대될 지 등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개정안 초기에 면제 대상으로 고려됐던 신용 파생 계약 유동화는 결국 제외 항목에 포함되지 않았다. 해당 유동화물은 거래 구조 등에 따라 적용 여부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정보공개 의무가 도입된 점도 관련 업계를 분주하게 만드는 요소다. 개정안에 따라 이날부터 유동화전문회사 등은 ABS 조달 시 발행 내역과 유동화자산·자산보유자 관련 정보, 업무 위탁에 관한 사항, 유동화증권의 신용등급 및 신용보강에 관한 사항 등을 예탁결제원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해야 한다.
개정안 시행으로 위험보유 규제는 물론 정보공개 등에 대한 실무 절차가 추가된 터라 관련 업계는 이에 대한 대응에도 한창인 상황이다.
개정 취지 중 하나가 보다 많은 기업의 ABS 자금 조달이었던 만큼 이후 자금조달 주체 등이 확대될 수 있을 지 등에도 관심이 쏠린다.
금융당국은 자산보유자 요건 완화의 하나로 이들에 대한 신용도 규제를 폐지했다. 대신 외부 감사를 받는 법인 중 자산 500억원 이상, 자본잠식률 50% 미만, 감사 의견 적정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했다.
유동화 대상 자산도 확대했다. 이에 채권과 부동산, 기타 재산권에서 미래에 발생할 채권과 지식재산권까지 포함된다.
다만 위험보유 규제와 정보공개 의무 등 기존 유동화물에 적용되는 변화가 상당한 만큼 한동안은 이를 받아들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시장은 일단 의무 보유나 정보공개 등의 변화에 대응하는 데 분주한 분위기"라며 "관련 사안 등이 어느 정도 정리된 이후에야 자금 조달 주체 확대 등에 따른 시장 확장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phl@yna.co.kr
피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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