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진정호 특파원 = 미국 초대형 자산운용사 뱅가드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거래를 금지하면서 고객들이 경쟁사로 이탈하기 시작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마켓워치에 따르면 뱅가드가 고객들의 비트코인 현물 ETF 투자를 막으면서 일부 이용자들이 계좌를 폐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비트코인 현물 ETF를 허용하는 피델리티 등의 경쟁업체로 옮겨가고 있다.
앞서 뱅가드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ETF를 공식 승인한 이후 "우리는 중개 요구와 시장에 진입한 새로운 상품을 평가해 본 결과 비트코인 현물 ETF는 뱅가드 플랫폼에서 거래하지 못하도록 결정했다"며 "앞으로도 뱅가드는 비트코인 ETF나 가상화폐 관련 자산을 출시할 계획도 없다"고 공지했다.
마켓워치는 뱅가드의 이같은 결정에 가상화폐를 지지하는 일부 고객이 좌절했다며 이들은 가상화폐에 친화적인 운용사로 이탈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비트코인 관련 제품을 리뷰하는 온라인 플랫폼 아폴로(Apollo)의 공동 창립자 줄리안 파러는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서 뱅가드의 결정 후 "나의 은퇴연금(401(k)) 계정을 뱅가드에서 피델리티로 이전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약 15분 정도 걸렸다"고 글을 올렸다.
그는 뱅가드 플랫폼이 문제가 아니라 비트코인 ETF의 거래를 허용하지 않기로 한 결정에 대해 실망했다며 뱅가드에서 자금을 인출해 피델리티로 옮기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서비스 플랫폼 스완비트코인의 닐 자콥스 책임자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뱅가드 퇴직금 계정의 일부 자산을 비트코인 ETF로 돌릴 계획이었는데 제한이 걸린 걸 발견했다"면서 뱅가드에서 다른 금융사로 갈아타겠다고 했다.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유가 쾰러 수석 엔지니어링 책임자도 폭스뉴스에 "구글 직원 시절부터 8년 동안 뱅가드에서 401(k)을 굴리고 있는데, 피델리티로 옮길 것"이라며 "뱅가드의 비트코인 ETF 차단은 내 투자 철학과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운용자산(AUM) 기준 세계 2위인 뱅가드의 이런 입장은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과 일치한다.
겐슬러 위원장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하면서 비트코인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그는 "비트코인은 투기적이고 변동성이 큰 자산으로, 랜섬웨어나 자금세탁, 제재 회피, 테러리스트 자금 조달 등의 불법적 활동에 쓰이기도 한다"며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하는 것이 비트코인을 지지한다는 의미는 아니니 투자자들은 비트코인과 가상화폐 가치와 관련된 무수히 많은 위험을 주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뱅가드는 과거에도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금융상품의 판매를 제한한 바 있다. 2019년에는 레버리지 및 인버스 ETF가 위험하다며 거래를 중단하기도 했다.
이밖에 메릴린치와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에드워드 존스 등도 당장 비트코인 ETF를 판매하지는 않을 계획으로 전해졌다.
jhjin@yna.co.kr
진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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