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신한카드·현대카드 채비, 달러화 ABS도 눈독
당국 기류 변화에 잰걸음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들의 외화채 조달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국내 발행이 쉽지만은 않아지면서 해외 시장을 활용한 조달 안정성 확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주요 한국물(Korean Paper) 발행사인 현대캐피탈을 시작으로 신한카드와 현대카드 등이 외화 선순위채 조달을 준비하고 있다. 연초 달러화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움직임도 한창이다.
◇여전사 달러채 발행 속도…현대카드 복귀전도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여전사들은 연초부터 외화채 시장에서의 조달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과거 현대캐피탈 정도만이 한국물 발행을 이어간 것과 대조적이다. 국내 시장에서의 조달 변동성이 커지면서 외화채 시장으로 발을 넓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024년 첫 주자로 발행에 나선 건 현대캐피탈아메리카다. 현대캐피탈아메리카는 지난 3일 글로벌본드(144A/RegS) 투자자 모집을 통해 25억달러 발행을 확정했다. 현대캐피탈아메리카는 현대차그룹 금융 자회사로, 현대·기아차 미국법인에 리스·할부 등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현대캐피탈아메리카의 경우 한국물 시장 분위기를 온전히 담아내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 법인으로 분류되는 데다 현지 스타일로 조달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뒤이어 현대캐피탈이 이번 달 북빌딩(수요예측)을 목표로 조달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국내 여전사로는 유일하게 지난 10여년 이상 꾸준히 한국물 시장을 찾았다. 달러화는 물론 엔화와 호주 달러, 스위스프랑, 역외 위안화(CNH) 등 다양한 통화 시장을 활용해 발행을 이어가고 있다.
카드사들도 한국물 조달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신한카드는 내달께 포모사본드(formosa bond) 발행에 나설 전망이다. 포모사본드는 대만 은행들이 주요 투자자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은행 대출과 유사한 성격을 띤다. 비교적 소규모 조달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신한카드는 당초 지난해 4분기 발행을 목표로 포모사본드 시장을 주시했다. 하지만 시장 변동성 등이 커지면서 결국 조달에 나서지 않았다.
현대카드는 한국물 복귀전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달러화 채권 발행 주관사단 선정을 마치고 조달 채비에 나섰다. 올해 달러채를 찍을 경우 사실상 16년여만에 복귀전을 성사할 것으로 보인다.
여전사는 2020년을 기점으로 한국물 시장으로의 영역 확장에 나서는 모양새다. 당시 신한카드가 13년 만에 달러채 시장에 복귀한 후 우리카드, KB국민카드 등이 뒤이어 발행에 나섰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이들 모두 시장을 찾지 않아 다소 주춤한 움직임을 드러냈다.
◇당국 움직임 주시, 달러화 ABS 주시…해외 투심도 촉각
일부 카드사의 경우 달러화 ABS 발행 준비에도 한창인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금융당국이 여전사 외화 조달 등을 두고 비교적 유연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이틈을 겨냥해 재빨리 해외 시장을 주목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재부가 과거 대비 여전사들의 해외 조달량 확대 등에 비교적 유연한 모습을 드러내면서 달러화 ABS와 선순위채 발행 등을 둘러싼 발행 움직임이 활발해진 분위기"라며 "여전사별 기존 외화 조달 물량 등을 고려해 적용력을 달리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국내 채권 시장에서의 여전사 조달이 녹록지 않아진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022년 강원중도개발공사 회생 신청 사태(일명 레고랜드 사태) 이후 여전채 시장은 꾸준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전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 등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투자자들의 외면이 이어진 여파다. 올해도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사태로 분위기가 쉽사리 풀리지 않고 있다.
여전사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한국은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번지고 있는 점은 변수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미국 카드사 연체율이 10여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금리 상승의 여파로 자산 건전성이 악화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여전사들의 업황이 좋지만은 않은 환경이다 보니 해외 투자자들의 분위기 등도 주시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전했다.
phl@yna.co.kr
피혜림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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